[차박이 대세다!ㅣ준비&에티켓] 차 바닥 평탄화 작업이 기본… 불멍은 캠핑장에서만!

입력 2020.10.05 09:48

도킹텐트 연결하면 거실 공간 확장 캠핑장 아닌 곳에서 취사는 ‘불법’

우리나라에서 ‘차박’은 낚시꾼이나 등산객이 잠깐 쪽잠을 자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요즘은 이것을 ‘스텔스 차박’이라 부른다.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외부에선 차박하는지도 모르게 차 안에서만 지낸다는 뜻이다. 현재 유행하는 차박은 백패킹과 캠핑카가 적절하게 혼합된 ‘하이브리드 차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정해진 방법도, 장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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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의 기본은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매트를 깔아 아늑한 침실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편한 잠자리 만들기가 기본
차박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잠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차에서 잠자리란 트렁크 공간을 말한다. 이 공간에 2열(또는 3열까지) 공간을 더해 넓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누워 자는 곳이라 바닥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어떤 차량은 의자를 접었을 때 완전히 평평한 바닥 형태가 된다. 차박러는 이를 풀플랫Full Flat이라 부른다.
풀플랫이 되지 않고 바닥에 경사가 지거나 틈 사이에 단차가 생기거나 빈 공간이 생기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평탄화’ 작업을 해야 한다. 빈 공간에 침낭처럼 부피가 큰 물건을 끼워 넣거나 작은 나무판을 올려 메우고 그 위에 에어매트리스와 침낭을 깔면 간단하게 평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완벽한 평탄화를 위해선 나무로 바닥을 짜서 깔아야 한다. 올해 2월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어떠한 자동차든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되었다. 손재주가 있으면 직접 만들 수 있지만 평탄화 작업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바닥을 완성했다면, 이제 각자 취향대로 꾸미면 된다. 요즘 많이 하는 것이 트렁크와 연결해 사용하는 도킹텐트이다. 차 트렁크가 침실이라면 텐트는 거실 공간이 되어 한결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텐트까지 치기 위한 넓은 사이트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좁은 장소에선 눈치가 보일 수 있다. 또한 차박의 장점은 자리 좋은 곳을 찾아 바로바로 옮기는 기동성인데, 도킹텐트를 치면 그 장점이 사라진다. 아침에 일어나 트렁크를 열고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한두 명 정도만 하는 차박이라면 도킹텐트 대신 타프나 자립형 쉘터 정도만 치고 지내는 게 낫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외부에서 차 안을 볼 수 없도록 앞 창문은 차량용 선바이저나 은박매트로 덮고 옆 창문은 햇빛가리개 등으로 가린다.
이외의 장비들은 오토캠핑이나 백패킹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추천할 만한 장비는 폴딩박스가 있으면 좋다. 잡다한 물건을 한꺼번에 수납하기에 좋고 테이블로 쓸 수도 있다. 평탄화 작업 시 빈 공간을 메우는 용도로도 쓸 수 있으며, 캠핑 의자에 앉아 다리를 올려놓을 수 있는 스툴 용도로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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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 옥정호 주변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는 모습.
‘불멍’은 캠핑장에서,  흔적 남기지 말자
최근 노지 차박에 대해 ‘불법이냐, 아니냐’에 대한 말들이 많다. 우선 차에선 잠을 자거나 쉬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차량진입금지 구역이나 주정차금지 구역에 차를 세우고 차박하는 것은 불법이다.
사유지를 마음대로 들어가는 것도 땅주인이 문제를 제기하면 불법이다. 국립공원과 도립·시립·군립공원, 국유림 임도, 해안 방파제도 법적으로는 차박 금지 구역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텔스 차박’만 하는 경우 이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아 강력하게 제지하지 않는 실정이다.
불을 피워 취사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여기에서 ‘불’이란 가스스토브나 화로대를 말한다. 산림보호법, 하천법, 자연공원법에 의해 정식 캠핑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임야에서의 야영과 취사는 불법이다.
해수욕장도 캠핑장이나 일정 기간 야영이 허용되는 기간 외에는 금지사항이다. 법대로라면 ‘차박 성지’라고 불리는 강천섬, 신륵사 관광지, 육백마지기, 비내섬 등에서 라면을 끓이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최악은 화로대 사용과 쓰레기 투기이다. 정식 캠핑장이 아닌 노지에서 화재 위험엔 아랑곳없이 장작불을 피우고 나중엔 쓰레기까지 버리고 간다. 물론 ‘일부’의 경우다. 대부분의 차박러들은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않는 ‘클린 차박’을 실천한다. 하지만 ‘일부’ 개념 없는 차박러 때문에 ‘차박 성지’로 불리는 곳들이 폐쇄되고 차박에 대한 편견이 생기면 안 될 것이다.
차박러 사이에서도 “노지에서는 ‘스텔스 차박’만 하고 취사나 불을 피울 요량이라면 정식 캠핑장을 이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지역 주민에게 ‘차박하는 사람들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에 대해 “주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차에서는 잠만 자자”는 말도 나온다.
차박 문화가 급격히 수면 위로 떠오른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논쟁거리가 많다. 한국관광공사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차박캠핑문화 구축에 대해 새로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차박은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쉼의 행위’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나뭇가지 하나라도 훼손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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