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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숲치유걷기길] 고즈넉한 원시의 숲 ‘언택트 숲길’

글 서현우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 입력 2020.11.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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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머체왓숲길

머체왓숲길 곳곳에는 간단한 숲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머체왓숲길 곳곳에는 간단한 숲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머체왓숲길’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원시의 자연을 언택트로 즐길 수 있는 걷기 코스다. 나무와 덩굴이 울창한 숲으로 신비로운 풍광을 감춘 서중천을 바로 옆에서 감상하며 완벽한 힐링이 가능하다. 사려니숲길이나 비자림, 삼다수숲길 등 제주의 대표적인 숲길에 비해 찾는 사람들이 적은 편이다.

이 숲길은 머체오름 동남쪽 조용한 중산간에 조성돼 있다. ‘머체’는 돌이 무더기로 쌓인 곳을, ‘왓’은 밭을 가리키는 제주방언으로 척박한 ‘돌밭’을 의미한다. 2012년 개방된 곳으로 돌무더기 땅에서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기괴한 바위 풍광의 서중천.
기괴한 바위 풍광의 서중천.

머체왓숲길은 한남리 방문객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머체오름과 서중천을 끼고 돌아오는 총 6.7㎞ 길이의 코스다. 전 코스를 다 돌아보는 데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목장길을 거쳐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며 느긋하게 제주도 특유의 짙은 숲을 즐길 수 있다.

방문객지원센터(064-805-3113) 뒤편의 숲길 입구를 지나면 방목 중인 소들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입구가 꺾어진 출입구가 나온다. 웅장하게 솟은 한라산을 보며 초지를 가로지르면 잠시 뒤 어두컴컴한 숲길이 시작된다. 불규칙하게 쌓인 돌 위로 짙은 이끼와 숲이 자라는 특이한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중간에 만나는 서중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보는 계곡 풍광이 인상적이다. 서중천은 해발 1,280m에 위치한 샘물이 솟는 한라산 흙붉은오름에서 발원해 성판악 골짜기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긴 하천이다.

이곳에는 머체왓숲길 외에도 머체왓소롱콧길(6.3km), 서중천탐방로(7.0km) 총 3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방문일의 날씨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코스를 엮어서 걸어도 좋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나무 숲과 시원한 초원, 신비로운 풍광의 서중천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고즈넉한 숲길이 일품인 머체왓숲길.
고즈넉한 숲길이 일품인 머체왓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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