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맛집 탐방] 인천의 오래된 가게들, 이민 간 손님이 울면서 먹는 그 시절 그 맛

  • 글 김현정 KTX매거진 부편집장
  • 사진 신규철(LIGHT FACTORY STUDIO)
    입력 2020.11.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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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우정 내부.
    찬우정
    맛깔 나는 제철 밥상의 향연
    재능이 넘쳐 그 재능이 인생의 걸음걸음을 이끄는 경우가 있다. ‘찬우정’ 정경숙 대표가 그랬다. 밥조차 결혼하고 처음 지어보았으나 막상 음식 재료를 잡자 손에 착착 붙었다. 뭘 해도 맛있다고 사람이 모여들었다. 
    전남 고흥, 산과 들판과 바다 먹거리가 풍부한 고장에서 손맛 좋은 어머니에게 자랐으니 유전일지도 모르겠다. 남편 박용섭 대표와 결혼해 강화도에 자리 잡고는 음식점을 열었다. 장사에 서툰 시절에도 맛은 유별나 소문을 듣고 손님이 알음알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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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젓갈정식.
    뚝배기 10개로 출발한 식당이 30년이 지나 강화도 대표 맛집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웃 주민이,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이 싱싱한 재료를 사철 제공해 준다. 
    갓을 보내오면 손님상에 갓김치가 올라가고, 단호박 열리는 시기에는 노랗게 전을 부쳐 낸다. 
    쇠고기 각종 부위를 다양한 채소와 함께 푹 끓인 수육은 보약이 따로 없고, 연 가루를 넣은 젓갈은 짠맛은 덜하면서 감칠맛이 훌륭하다. 인삼해장국은 향토·특색음식경연대회 대상 수상작. 30년 역사는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았다.
    가격 수육(중) 3만 원 
    젓갈정식 1만5,000원 인삼해장국 1만2,000원
    주소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중앙로 322
    문의 032-93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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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니탕.
    삼강옥
    100년을 바라보는 설렁탕의 힘
    1946년, 개성 출신 박재황 전 대표가 삶의 터전을 인천으로 옮기고 식당을 시작했다. 광복 이후 혼란기부터 21세기까지 인천의 모든 날을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대 대표인 시아버지의 몸이 쇠약해지자 며느리 김주숙 전 대표는 1973년 서른다섯 나이에 교사라는 직업을 뒤로하고 운영에 뛰어들어 45년간 이곳을 지켰다. 5대, 7대가 이어지는 다른 나라 가게들에 감명 받아 ‘삼강옥’을 그런 집으로 만들자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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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옥 내부.
    번화가가 이전하고, 수많은 가게가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해도 긴 세월을 하루같이 18시간씩 육수를 끓이고 고기와 도가니를 삶았다. 김치 깍두기 무절이, 단출한 찬도 똑같다. 세월이 가르친 불 조절의 노하우로 담백함이 일품인 설렁탕은 옛맛 그대로라, 이민 갔다가 20년, 30년 만에 귀국한 손님이 눈물을 흘리며 반가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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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대 김주숙 대표와 3대 박영수 대표.
    지금은 아들 박영수 대표가 3대째 역사를 잇는다. 변함없는 한 그릇이 거기에 늘 존재한다는 사실이 든든하다. 우리도 이런 가게를 가졌다.
    가격 설렁탕 8,000원 도가니탕 1만9,000원 해장국 8,000원
    주소 인천시 중구 참외전로158번길 1
    문의 032-772-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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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심모듬찌개.
    신흥부대고기
    3대가 함께 맛보는 건강한 부대찌개
    햄이 주재료인 부대찌개는 자극적이라 대부분은 별미로 가끔 즐긴다. 입에는 맛있어도 식사하고 나서 속이 불편해진다는 이도 있다. 1980년에 오픈해 40년 넘게 찌개를 끓인 ‘신흥부대고기’는 이런 면에서 남다른 식당이다. 
    사골을 푹 고아 기름을 제거해 육수를 내고, 채소는 새벽에 장을 봐 온다. 고춧가루는 전남 신안에서 계약재배하며, 여섯 종류의 햄과 소시지는 미국 고급 식품회사 제품 가운데 최상의 조합을 찾아내 오랜 세월 동일한 것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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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부대고기 내부.
    건강하고 깊고 부드러운 맛에 어느 손님은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하고, 은희숙 대표의 손주 또한 이미 두 살 무렵부터 부대찌개를 주었다니 말 다 했다. 오픈 당시 중학생으로 부대찌개 양껏 먹고 자란 아들이 이제는 2대 대표인 아내와 함께 레시피를 익혀 손님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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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을 손질하는 모습.
    조부모가 된 단골손님이 자녀, 손주 손잡고 나란히 방문해 맛보는 집. 부대찌개 집으로선 드문 풍경이 여기선 흔하니, 날마다 책임감이 새롭게 든다.  
    가격 부대모듬찌개(소) 1만9,000원 등심모듬찌개(소) 2만9,000원 스테이크 모듬 5만 원
    주소 인천시 중구 서해대로449번길 10
    문의 032-884-8858
    * 이 기사는 KTX매거진과의 기사협약에 의해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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