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산행결산] ‘친환경·2030’ 뜨고 ‘단체·해외트레킹’ 지고

입력 2020.12.18 09:42

2030 젊은 세대 서울 근교 산행 폭증…단체산행 줄어 10년 만에 국립공원 탐방객 3,000만 명 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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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몰고 온 산행 패션 트렌드는 레깅스다. 사진 이신영 기자.
2020년은 산악 문화와 패턴이 두드러지게 변한 한 해였다. 산악회를 중심으로 한 4050세대의 등산 활동이 위축되고 2030세대의 혼산, 근교산행이 활발해졌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 때문이다. 2020년 산행 문화의 변화를 키워드 분석으로 돌아봤다.
뜬 키워드
#MZ세대 #레깅스 #친환경
2020년 등산의 주역은 단연 #MZ세대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년 동기간 대비 탐방객 증가가 뚜렷한 북한산(20.1%), 계룡산(17.7%), 치악산 국립공원(18.5%)의 탐방객의 주류가 20~30대의 MZ세대였다고 한다. 이 세 곳의 공통점은 개인 차량으로 접근이 용이한 도심인근 국립공원이라는 것이다.
등산 커뮤니티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BAC’에서도 MZ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BAC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년 대비 신규 가입자가 2배 이상 늘었으며, 이 중 절반이 MZ세대였다고 한다.
MZ세대의 주 산행지는 근교산이다. 한 SNS의 ‘인왕산’ 해시태그는 2019년 한 해 1만2,284건이 발생했으나 2020년 1~11월 중순까지 3만2,770건으로 약 2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왕산을 비롯해 백련산, 아차산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근교산은 대체로 산행 부담이 적고, 인스타그래머블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MZ세대는 등산 패션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바로 #레깅스다. 한 온라인쇼핑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포츠레깅스 판매량은 전년도 동기간보다 180%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애슬레저 유행으로 인해 달리기, 요가 및 필라테스를 할 때 주로 입던 레깅스를 거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헬스장 및 실내 운동시설들을 기피하게 되자 운동 욕구가 등산으로 옮아가며 자연스럽게 등산복으로 변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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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업계는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각종 친환경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블랙야크가 청계산 지점에 설치한 ‘투명 페트병 수거기’. 사진 블랙야크.
MZ세대가 아웃도어 소비 주체로 떠오르자 관련 업체들도 이들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노력의 하나가 #친환경이다. MZ세대는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소비(미닝아웃) 패턴을 보인다. 최근 글로벌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에 따르면 MZ세대의 약 52%는 친환경을 비롯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브랜드나 상품을 전보다 더 소비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파타고니아는 매출의 1%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지원하는 등 환경과 지구를 지킨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MZ세대에 인기가 높다. 블랙야크는 페트병 재생섬유로 친환경 티셔츠를 만들고, 노스페이스는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한 재킷을 신제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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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이용한 단체산행이 코로나19로 급격히 줄었다.
저문 키워드
#단체산행 #해외트레킹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산행 문화 중 하나가 바로 #단체산행이다. 버스나 기차 한 량을 통째 대절해서 지방의 명산을 찾는 단체 산행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되면서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안내산악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등산중앙연합회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움츠러들어 결국 지난 11월 반더룽, 국제, K-산악회, 산들머리, 산죽, 송백, 신선 등 유명 산악회들이 대거 이탈했다. 한국등산중앙연합회 이성근 회장은 “코로나19 시국이 끝나면 새롭게 신규 산악회도 받고, 기존 이탈 산악회도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산행이 급감하자 지방에 위치한 국립공원들의 탐방객 수도 급감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도심인근 국립공원인 치악산, 북한산, 계룡산을 제외한 19개 국립공원의 1~10월 누계 탐방객이 전년 동기 대비 최저 11.4%(지리산), 최고 40.9%(한려해상)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 추세로 인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국립공원의 연간 탐방객이 3,000만 명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체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2010년 4,265만 명을 기록한 후 매년 4,000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올해 1~10월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2,973만 명으로 전년 동기(3,598만 명) 대비 17.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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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트레킹은 거의 정지 수준이다. 뚜르 드 몽블랑을 걷는 트레커들.
국내 단체 산행은 감소 수준이지만 #해외트레킹은 거의 정지 수준이다. 엄격해진 출입국 규제로 인해 갈 수 있는 국가들이 많지 않으며, 갔다 오더라도 2주간의 자가격리기간을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여행업계는 막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해외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혜초여행사는 1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대부분 정부의 특별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며 유급휴직 중이며, 유급휴직이 끝나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10여 명의 인원만이 돌아가며 출근해 최소한의 업무를 보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금이 사실상 끊기는 12월부터 대규모 인력감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축 규모는 3,000명 선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여행업 종사자 9만9000여 명(2018년도 기준) 중 0.3%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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