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산행상담실] '3,000kg' 강도 로프, 3,000kg 매달아도 정말 안 끊어질까? 외

글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 사진 C영상미디어
  • 입력 2021.01.18 09: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Q 고등학교 산악부 지도교사입니다. 다음 몇 가지 궁금한 사항을 알고 싶습니다.

① 3,000kg의 강도를 지닌 로프는 체중이 60kg인 사람 50명이 매달려도 끊어지지 않는지요. 또한 이때 로프의 인장력까지 보태어지면 더 많은 인원이 매달릴 수 있는 것인지요. 인장력引張力의 정확한 뜻은 무엇인지요.

② ‘KN’은 무게단위로서 1KN은 100kg이 맞는지요.

③ 금속제 장비에 표시된 ↑와 ↓는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천안시 오룡동 이상기

강도 3,000kg의 로프는 정적하중靜的荷重 상태에서만 3,000kg의 하중을 견디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무게일지라도 동적하중動的荷重이 작용하면 쉽게 끊어집니다. 동적하중이란 어떤 물체가 추락할 때 생기는 힘, 즉 움직이는 중량을 뜻합니다.

강도 3,000kg의 로프에 3,000kg 이상의 과중한 무게가 부하될 경우는 로프가 늘어나면서 (신장)굵기가 점차 가늘어진 후 끊어집니다. 로프의 장력시험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로프는 50% 정도 신장된 후 끊어집니다. 로프에 과다한 하중이나 당기는 힘이 걸렸을 경우는 늘어나는 한계를 벗어난 후에 끊어집니다. 로프는 탄성이 있으나 필요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는 원상태로 복원되지 않습니다.

인장력이란 로프가 어떤 힘에 의해 당겨졌을 때 끊어지기 직전까지 견디어 내는 힘을 의미합니다. 즉 동적하중의 충격을 흡수해 물체를 정지시킬 수 있는 힘을 뜻하며, 인장력은 절단신장과 절단하중에서 비롯되며 로프가 절단점까지 늘어났다면 그 절단될 순간까지의 힘을 인장력이라고 합니다.

‘KN’은 킬로 뉴톤kilo Newton의 약자이며, 1N의 무게를 초당 1m/sec²가속시키는 데 필요한 힘을 뜻하며 충격하중단위로 사용합니다. 1KN은 101.972kg(약 102kg)입니다.

금속제 장비에 표시된 화살표 기호(예: ↑12KN, ↓12KN)는 힘(충격)이 작용하는 방향에 따른 장비의 강도를 표시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12KN’이라고 표시된 경우는 아래쪽으로 힘이 작용했을 때 최대강도가 12KN이라는 뜻입니다.

Q 예로부터 전해오는 삼신산三神山, 오악五岳, 12명산名山은 어느 산을 가리키는 것이며, 어떤 기준을 가지고 명산이라고 부르는지요.

경남 진주시 망경동 이은주

예로부터 명산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산은 사람에 따라서 선별기준이 달랐습니다. 조선조 때 <택리지擇里志>를 써서 유명해진 실학자 이중환은 그의 산수론에서 12명산을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 칠보산, 묘향산, 가야산, 청량산을 들고 있으며, 육당 최남선은 북한산, 백두산, 함북 단천의 원산(2,309m), 낭림산, 함남 문천의 두류산(1,324m), 강원도 평창의 분수령(1,128m), 금강산,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전북 장수의 장안산(1,237m), 지리산을 꼽고 있습니다.

12명산은 8도의 조종祖宗이 되는 산을 의미했으며, 12명산 혹은 12종산宗山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이중환의 12명산은 살 곳을 가린다는 택리지적인 것과 경관이 뛰어난 명승을 위주로 하며, 육당의 12명산은 산의 명승 이외에도 신앙적이거나 각 고을의 진산鎭山격인 종산을 포함시킨 것이 특색입니다.

진산이란 도읍의 뒤쪽에 자리한 큰 산을 가리키며, 이런 산을 주산主山이라 하여 그 지방의 주인으로 삼아 제를 올렸습니다. 서울(한양)의 진산은 북한산이듯이 주산은 그 고을의 상징이 되는 지킴이 산으로 여겨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신산三神山은 금강(봉래), 지리(방장), 한라산은 중국의 삼신산설을 해동삼신산海東三神山으로 만들어 숭산崇山사상의 대상으로 삼았으며, 오악五岳이라 부르는 산은 북악北岳의 백두산, 남악南岳의 지리산, 동악東岳의 금강산, 서악西岳의 묘향산, 중악中岳의 북한산三角山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나라의 진산은 전국 240여 개의 고을마다에 진산이 있어 숭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산수론의 백미로 삼는 고 김장호 교수의 <한국명산기>는 현대적 의미의 명산관을 펴고 있으니 그의 명산론을 참고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한국의 명산이란 산세가 수려해 선인의 발자취며 역사유적이 흥건하거나, 아니더라도 이름난 절간이 들앉아 골짜기 천석泉石이 아울러 빼어나거나 함으로써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 그래서 또 오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산들이 거기 대응된다고 했으며, 명산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첫째가 그 산의 놓임새와 앉음새 그리고 품새로서 바라보는 것이니, 놓임새란 그 산의 위치를 말하니, 둘레의 강줄기와 들판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고, 앉음새란 산의 모양으로 이를테면 산용山容이니 기복을 이루며 출렁이는 봉우리의 생김새가 출중해 눈을 끄는 것이어야 하며, 품새는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산에도 산격山格이 있어 포용력과 중량감이 있어야 인간속세 그 평지에까지 풍요를 안겨다 줄 만한 생산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위치, 모양, 품격의 세 가지 조건이 어우러져야 명산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