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특집] 산불 원인, 입산자 失火가 압도적 1위

입력 2021.04.02 10:43

매년 똑같은 원인 되풀이…예산 쏟아붓지만 실효 없어, 등산객 인식 바꿔야
식목의 달 특집 ‘그린뉴딜’ <2> 산불 방지
2. 산불 원인

산불은 매년 발생하고 매년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경고와 처벌을 해도 반복된다. 그리고 발생원인도 수십 년간 별로 차이가 없다. 입산자 실화는 압도적 1위다. 도대체 산불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그 원인이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020년 한 해 동안 산불은 총 620건이 발생했고, 2,920ha의 산림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서 발생건수로는 31%, 면적으로는 161% 증가했다.
 
지난 10년 평균은 총 474건에 1,120ha, 2019년엔 653건에 3,255ha였다. 단순 비교로 보자면, 2020년은 19년에 비해 소각산불, 건축물 화재, 성묘객 실화 등이 감소해서 전체적으로 산불 발생이 5%가량 줄었다. 하지만 입산자 실화가 21%, 담뱃불 실화가 241% 증가해 무단 입산으로 인한 산불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불 발생을 주요 원인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압도적 1위는 예나 지금이나 입산자 실화이다. 입산자 실화는 지난 10년간 전체 평균 473.7건에 1,119.48ha 중에 159.4건과 450.50ha를 차지했다. 논·밭두렁 소각(71.7건에 76㏊)이나 쓰레기 소각(64.9건에 126.15ha)으로 인한 실화보다 앞서는 항상 부동의 1위다. 뒤이어 논·밭두렁·쓰레기 소각, 건축물 화재, 담뱃불 실화, 성묘객 실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원인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최근 들어 건축물 화재로 인한 산불발생건수와 피해면적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년 평균은 25건에 43ha 정도 되지만, 2020년에는 54건에 144.33ha로 배 이상 증가했다. 노후화된 건물을 수리·교체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표1) 산불 발생 원인 참고)
그런데 산불 원인을 가만히 살펴보면 전부 인간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산불뿐이다. 실화나 소각, 부주의가 100%다. 어떻게 이렇게 매년 똑 같은 행위가 반복될 수 있을까? 산림청은 매년 똑같은 내용으로 반복해서 강조하는데 왜 사람들은 고쳐지지 않을까?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러한 행동의 원인을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 혹은 스키마 굴복schema surrender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쉽게 얘기해서, 성장 과정에서 받았던 트라우마 혹은 행위를 성장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를 산불 원인 분석에 적용하자면, 등산객들은 으레 산에 갈 때 라이터나 화기를 소지하는 것이고, 농부들은 전통적으로 논·밭두렁 소각을 아무 죄의식 없이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익숙함과 편안·안전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 있다. 이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안전감을 획기적으로 바꿀 매개체를 개발해야 한다. 수십 년간 엄청난 예산을 들여 홍보하고 있지만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을 없애기 위해서는 ‘산불 조심’ 혹은 ‘산불예방’이라는 단순한 홍보보다는 논·밭두렁을 소각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화기를 소지하면 엄청난 과태료를 물리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동일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별로 인식을 하지 못한다. 이를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는 게 급선무다. 인식이 개선돼야 행동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예산을 책정해서 기획하는 게 더 빠르고 효과적일 수 있다.
산림청은 원인·대상별 맞춤형 산불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의 입산통제 및 위험시기 감시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산불에 대한 경각심과 불특정 다수에 대한 엄청난 재산과 인명피해, 반복적 무의식 행위 등이 잘못됐고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홍보방식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