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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그린뉴딜' 특집] 박종호 산림청장 "디지털산림관리 플랫폼 곧 구축"

글 박정원 선임기자 사진 이신영 기자
  • 입력 2021.04.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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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예측시스템 가동으로 확산 조기 차단…인명·재산피해 크게 줄여 성공적
산림일자리 2만5,000여 개 창출해 국가경제 기여…미세먼지 저감 도시숲 추가 조성
식목의 달 특집 ‘그린뉴딜’ <1> 박종호 산림청장 인터뷰

박종호 산림청장이 2020년 식목일 인터뷰 때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호 산림청장이 2020년 식목일 인터뷰 때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가운데 경기진작을 위해서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사업에 산림청이 2만5,000여 개 산림 일자리를 제공하고, AI를 이용한 스마트 산림시대를 열면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한국판 뉴딜사업에 산림분야에서 할 일이 어느 부처 못지않게 많다”며 “그린뉴딜을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청장은 오는 4월 5일 제76회 식목일을 맞아 “올해 남산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2만여 ha에 4,8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며, 봄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시 외곽 녹지에 미세먼지 저감숲 1,068ha와 미세먼지 차단숲 156ha도 동시에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내나무 갖기 캠페인’을 통해 각 가정에서 한 그루 나무심기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박종호 청장은 산림청의 올해 사업과 그린뉴딜, 스마트산림과 관련된 전반적 업무 계획을 월간<山>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박종호 산림청장이 식목일을 앞두고 나무심기에 대해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제공
박종호 산림청장이 식목일을 앞두고 나무심기에 대해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제공

-‘그린뉴딜’이 무엇입니까? 그리고 K-포레스트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요? 사람들이 헷갈려 하고 있습니다.

“그린뉴딜은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사업의 한 부분입니다. 산림청은 여기서 도시숲 조성으로 미세먼지 차단과 산불방지가 해당됩니다. K-포레스트는 산림청이 AI시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과 산림휴양·힐링시설, 산불방지, 경제림 조성, 임업소득 증대 등 모든 사업을 말합니다. 산림청도 AI시대에 맞게 모든 산림분야를 스마트하게 운영할 계획입니다.”

-2020년 K-포레스트 사업에 성과가 있었습니까? 2021년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예상하고 계십니까?

“작년에는 공공부문 산림 일자리뿐만 아니라 디지털·숲치유 등 신규 수요를 반영한 산림일자리 1만6,000여 개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지역중심의 산림경영과 산불, 산사태, 병해충의 3대 산림재해 예방 등에 필요한 현장인력뿐만 아니라 산림휴양 및 교육 등 증가하는 산림복지서비스 수요와 연계해 국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일자리 등 1만5,000여 개를 취약계층에 제공해 생활안정을 꾀했습니다. 올해는 이를 더욱 확대해서 2만8,000개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도시권의 국민생활에 필요한 미래 유망 직종인 나무의사, 산림레포츠지도사, 목재교육전문가와 같은 산림전문직업을 계속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박종호 산림청장이 지난 2월 23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제2차 산림뉴딜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제공
박종호 산림청장이 지난 2월 23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제2차 산림뉴딜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지난해 산림재해일자리 1만2,218개와 산림서비스도우미 718개, 공공산림가꾸기 1,918개, 임도시설관리단 운영 848개, 100대 명산 브랜드화 200개 등을 창출했다. 올해는 이에 더해 코로나19 숲교육 및 치유에 1,371명, 도시숲·정원 관리인 운영에 115명, 산림병해충 드론 예찰에 187명, 산림자원 이력공간정보 구축에 65명 등 총 2만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간일자리 이동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 기반의 지속가능한 산림형 사회경제적 일자리 창출 모델을 개발 보급하기로 했다. 

-지역 기반 산림형 일자리 창출 모델을 개발 보급한다고 했는데, 이는 무엇을 말합니까?

“몇 가지 시범모델이 있습니다. ‘양평형’은 산림경영을 통한 일자리 창출 모델입니다. ‘양평숲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과 풍부한 산림인프라를 갖고 있습니다. 구체적 사업방법으로는 선도산림경영단지, 친환경 목재도시, 목재산업 클러스터, 임산물 가공·유통단지, 쉬자파크-용문산휴양림 중심 산림복지 클러스터, 지방정원인 세미원을 거점으로 정원 네트워크 구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또 백년숲 프로젝트라 부르는 ‘울주형’이 있습니다. 노사상생형 산림분야 사회경제적 일자리 창출 모델입니다. 조선업 퇴직자의 일자리 전환, 산촌공동체 형성, 한-독 산림협력사업의 중심지 등이 주요 대상입니다. 구체적 사업 추진계획은 우드테크숍이나 스마트 팜과 같은 산림생태 복합클러스터 조성, 한-독산림협력기념 소호 참나무숲 공원 조성, 산림바이오매스센터 및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주민주도 산림생태관광 등 백년숲 공동체 육성, 숲도서관이나 숲갤러리 같은 지혜의 숲 랜드마크 조성 등입니다. 뿐만 아니라 산림청에서는 이미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설립해 산림일자리를 기획하는 활동가를 지역에 배치해서 주민공동체 중심의 산림비즈니스 육성을 밀착지원하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기준, 주민 1,820명이 참여한 214개의 주민경영체를 발굴·육성했으며, 그중 98개 경영체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창업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미래 산림은 스마트 산림시대


-산림청에서 AI시대 스마트산림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합니까?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스마트 산불대책이 좋은 사례가 됩니다. 산림청은 GIS 기반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산불 진원지를 한눈에 파악하고 어느 방향으로 확산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합니다. 이는 주민대피와 재산상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첨단장비가 탑재된 지휘차를 도입해 현장에서 지휘합니다. 사실 산불 현장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때 첨단장비로 산불 현장에 접근해 확산 방향을 파악해서 정보를 제공하면 산불확산방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예방대책으로 산림드론 감시단을 운영해서 조그만 산불이라도 즉시 파악해서 산불방지중앙센터에 바로 알립니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어느 해보다 입산자 과실로 인한 산불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러한 첨단 시스템 가동으로 대형산불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주민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미국재난관리 지휘관조차 한국의 산불진화체계를 극찬했으며, 세계적 성공모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산불뿐만 아니라 융복합 기술로 스마트임업 구축, 산림데이터 활용을 위한 디지털 산림경영 기반 구축, 첨단기술 접목한 비대면 산림복지서비스 접근성 향상, 지능형 산림재해 관리로 촘촘한 안전망 구축, 비대면 산림행정 및 산림서비스 확대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에서 개방한 등산로·탐방로·국가지도 데이터를 GPS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융합해서 등산로 앱 서비스를 개발 성공한 경우는 좋은 사례에 해당합니다. 나아가 산림청에서는 인공위성이나 드론을 통해 산림데이터를 수집해서 빅데이터화하고, 이를 주제별 산림공간정보와 개체별 정보를 산림데이터로 융합한 뒤 디지털 산림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2022년에 프로토타입을 개발해서 이르면 2023년에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산림 공익가치 221조 원, 국내총생산 11.7%


-이제 봄인데 봄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가 벌써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산림청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어떤 대책을 갖고 계십니까?

“도시 외곽 산림에 미세먼지 저감숲 1,068ha와 산업단지 등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 주변에 미세먼지 차단숲 156ha도 함께 조성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도심권 내 쾌적한 녹색공간 조성을 위해 바람길숲 17곳, 생활밀착형숲 34곳, 국유지도시숲 7곳, 무궁화동산 17곳, 자녀안심그린숲 50곳,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복지시설 나눔숲 34곳 등을 추진합니다.”

-마침 식목일을 맞아 대대적 나무심기를 발표하셨던데, 나무심기는 미세먼지 저감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긍정 영향을 미치죠?

“그렇습니다. 나무심기는 여러 공익적·경제적 가치를 낳습니다. 지난 2018년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평가한 금액이 온실가스 흡수·저장 효과 76조5,000억 원, 산림경관 28조 원, 토사유출방지 23조5,000억 원, 산림휴양 18조4,000억 원 등 연간 총 221조 원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는 국내총생산 1,893조 원의 11.7%에 해당하며, 국민 1인당 혜택은 428만 원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나무는 산소를 내뿜어 공기를 정화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 세계적 핫이슈인 탄소를 저감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를 2050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년으로 삼아 온 국민이 30억 그루 나무심기에 동참해 과거 성공적인 산림녹화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 나무를 심어 훼손된 숲의 기능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도시숲 나무심기는 쾌적한 녹색공간을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킵니다. 숲을 고부가가치의 경제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경제림조성은 당연히 뒤따르는 성과물이지요.”

박종호 산림청장이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호 산림청장이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4월 5일 식목일 행사로 비대면 ‘내나무 갖기 캠페인’을 통해 각 가정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 내나무 갖기 캠페인은 ▲온라인 나무 나누어 주기 ▲나무시장 운영의 두 가지로 진행된다. 온라인상에서 ‘그루콘’ 쿠폰 5,000매를 선착순 발급받아 나무시장에서 나무를 교환하면 된다. 나무시장은 전국 167곳에서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2개월간 운영한다. 자세한 사항은 산림청 누리집(www.fores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식물의 개화시기가 빨라지는 등 식목일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봄철 나무심기 추진 기간은 남쪽의 2월 하순부터 북쪽의 4월 하순까지입니다. 지역별로 건조 및 토양수분 상태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나무심기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만 상승하는 기온에 따라 식목일까지 날짜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식목일의 역사성·상징성과 국민여론, 수목의 생태, 기후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겠습니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으로 코로나 블루 현상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산림휴양이나 국가숲길과 같은 숲 속에서 즐길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시숲 등 생활권 녹색공간을 활용한 산림복지서비스를 대폭 확대해서 숲을 이용한 생활 속 면역력 증진과 감염병 예방을 꾀할 계획입니다. 숲이 우울증 극복과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전 세계 학계에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시재생, 공동체 회복, 정신적·육체적 치유를 위한 사회적 처방요법으로 녹지조성과 관리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 실정이죠.

산림치유시설을 올해 1곳 더 조성해서 2023년에는 전국에 21개소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 기존 도시숲을 치유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개선으로 생활권 산림치유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도시민들의 신체·정신적 건강증진을 위해 ‘포레스트 플레이존Forest Play Zone’을 시범적으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국가숲길은 최종적으로 전국에 25곳 정도 지정할 것입니다. 우선 작년에 신청한 후보숲길에 대해 산림복지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해 4월쯤 지정하고, 추가로 2분기에 지정 신청을 받아 현지조사 및 지정심의 등을 거쳐 12월쯤에 추가로 국가숲길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산림청은 이외에도 국가숲길과 테마숲길을 산촌마을과 연계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산림관광에 나설 계획을 이미 세워놓았다. 숲관광 콘텐츠 개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체험과 대면은 모두 올스톱된 상황이지만 재개될 날만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산림청은 국내총생산의 11.7%를 담당해 국가경제에 매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살림꾼 부처다. 마지막으로 한국산림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정의해 달라고 하자, 박 청장은 “과거는 세계적인 녹화 성공국이고, 현재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림 확대로 임산촌 소득증대, 스마트 산림운영, 미세먼지 저감숲 조성 등이고, 미래는 휴식·힐링의 공간, 소득 창출의 공간이 바로 한국의 산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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