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 “제 꿈은 클린하이커스가 해체되는 것입니다”

  • 글 김강은 벽화가
  • 사진 이신영 기자
    입력 2021.05.04 10:36

    창간 53주년 환경 캠페인, Interve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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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하이커스 전성태 영남팀장.

    그와는 한 아웃도어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제대로 알게 된 건 부산 장산 클린하이킹 때였다. 부산에서 클린하이킹 캠페인을 열 때, 부산 토박이인 그에게 길 안내를 부탁했다. 산 속에서 만난 그는 부산 특유의 억양만큼이나 유쾌하면서 동시에 진솔했다. 올바른 아웃도어 문화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호함을 보였다. 요즘 보기 드문 젊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클린하이커스 영남팀을 꾸려가고 있는 영남팀장 전성태씨를 소개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항만 컨테이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전성태입니다.

    Q. 제가 처음 만났을 때는 등산보다는 트레일러닝을 즐겨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클린하이킹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A. 시작은 마라톤이었어요. 마라톤을 시작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마라톤 1년차에 우연히 트레일러닝을 접하게 됐죠. 길을 뛰는 것보다 산을 뛰는 게 부상도 적고,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서 즐겨하기 시작했어요.

    산에 있는 쓰레기를 인지하게 된 건, 트레일러닝의 ‘스위퍼’라는 것 때문이었어요. 스위퍼는 대회가 끝나고 주로를 청소하고, 코스 표시 스티커나 리본 등을 제거하면서 산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미션을 수행하는 역할입니다. 그 직책이 있다는 걸 알고 나서 대회를 참가하다 보니까 참가자들이 먹고 난 에너지음료, 버려진 마그네슘이나 영양제 포장재가 보이고, 분실물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점점 더 많은 대회를 나가 산을 달리다 보니, 참가자들이 버리는 쓰레기 말고도 등산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들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쓰레기가 눈에 밟히니 문득 책임감이 들었어요. 지구에 있는 모든 산을 깨끗이 후세대에 물려주진 못하더라도, 나 하나라도 깨끗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 훈련을 위해 산에 오를 때, 봉투 하나 챙겨서 채워 오는 것이 저의 산행 루틴이 되었어요. 그렇게 개인적으로 쓰레기를 주운 지는 3~4년 되었네요.

    Q. 그렇게 혼자서 해왔던 일을 클린하이커스와 함께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솔직히 쓰레기를 줍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하진 않아요. 봉투 하나 채우는 데 큰 비용이나 시간이 드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레기 줍는 것을 엄청 번거롭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클린하이커스를 만난 뒤 예상보다 제 생각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무척 든든했어요.

    가장 좋은 건, 같이 하면 너무 ‘재밌다’는 거죠. 혼자 했을 땐 쓰레기를 주우며 웃은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함께하니 오래된 쓰레기 하나에도 웃게 되더라고요. 또 확실히 더 많은 쓰레기를 치운다는 게 눈에 뚜렷이 보이니까 더 뿌듯해요.

    Q. 이번에 새롭게 소규모 팀으로 나눠 쓰레기를 줍는 ‘클린어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해 본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이번 클린어택을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부정하고 싶었던 코로나가 일상이 된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 상황에 적응하려는 우리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거든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팀을 나누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이런 형식 안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꼈어요. 팀별로 협동이 가능하고, 소규모 인원이라 더 똘똘 뭉쳐 단합력도 생기는 것 같아요.

    저의 목표는 ‘클린하이커스가 해체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쓰레기를 주울 일이 없어서, 우리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죠. 이런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의 건강한 산행 문화와 인식이 정착되길 바랍니다.

    Q. 그 목표가 정말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월간산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너도 할래? 들어와! 우리 같이 하자.” 

    본 기사는 월간산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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