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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국가 지도에 장난 낙서한 스위스 공무원, 40년 만에 들통

글 오영훈 기획위원
  • 입력 2021.06.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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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물고기, 등반가, 마모트…범인은 연방정부 직원

스위스 아이거 북벽 사면 지도상에 1980년에 그려진 하얀 거미.
스위스 아이거 북벽 사면 지도상에 1980년에 그려진 하얀 거미.

엄격하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스위스 공식 지도에 지도제작자들이 오래전 장난스럽게 그려 넣은 미세한 그림이 최근 잇따라 발견되면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놀랍게도 장난의 주범은 스위스 연방정부 지도국 직원들이다. 200년의 지도제작 역사를 가진 스위스 지도제작기법은 정확성으로 유명해 1988년에는 에베레스트 일대 지도제작 업무를 도맡았다.

최근 처음 발견된 장난 그림은 스위스의 아이거 북벽에 그려진 하얀 거미로, 1980년에 지도제작자가 그려 넣었다. 그외 1990년대에 이탈리아 방면 산에 등반가를 그려 넣기도 했고, 호숫가에는 물고기 그림, 산맥 위에는 마모트 그림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가장 오래된 장난 그림은 1958년에 나체 여성이 어느 산촌 인근에 누워 있는 그림으로, 2012년에서야 발견됐다. 이 같은 그림이 발견되자 지도국은 해당 지도 발행을 대부분 중단했다. 이런 그림은 마지막 수정 작업에서 첨가된 것들로 보이고, 거의 모든 경우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도시에서 벗어나 산 주변에 몰려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방면 사면에 그려진 등반가 모습.
이탈리아 방면 사면에 그려진 등반가 모습.

왜 이런 장난 그림이 그려졌을까? 지도 잡지 <아이온디자인>은 지도 불법 복제를 방지하는 목적, 지도 그리는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려는 목적,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재미를 갖기 위한 목적 등으로 그 이유를 추정했다.

본 기사는 월간산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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