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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기성세대 산악회 ‘의리’ Vs. 2030 크루 ‘힐링’

월간산
  • 입력 2021.07.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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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산악회 특집] 산악회 Vs. 크루
‘산악회’는 친목을 중요하게 여겨…‘크루’는 개인 만족·소통

우리가 흔히 아는 ‘산에 가는 모임’을 산악회라고 한다. 1945년 9월 15일 조선산악회 창립을 시작으로, 1977년 고故고상돈 대장이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면서 전국에서 산악회와 대학 산악부가 활발하게 생겨났다. 

세월이 지나도 ‘산악회’는 건재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와 문화를 지닌 산악회가 생겨나고 있다. ‘크루Crew’라는 모임이다. ‘크루’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선원’, 혹은 ‘승무원’을 의미한다. 공통의 목적을 위하여 모인 그룹을 칭할 때 쓰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크루’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힙합씬과 비보이팀에서부터다. 이후 2030 세대가 산악회를 만들면서 이 ‘크루’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 만큼 ‘산악회’와 ‘크루’의 문화 차이도 크다. 어떤 것들이 어떻게 다른지 일반산악회와 크루에 속한 회원의 의견을 듣고 가상 인터뷰로 꾸며봤다. 참, 재미로 웃자고 쓴 기사니 부디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진 마시길. 

모임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되었나?

산악회

주로 거주하는 동네를 위주로 권유에 의해 산악회에 가입한다. 학교와 직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동문산악회, 회사 동아리 산악회, 상가번영회산악회 같은 것들. 요즘엔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크루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산스타그램 #등린이 같은 해시태그 게시물을 보게 된다. 그리곤 운영자에게 바로 DMDirect Message을 보내 가입 신청을 한다. 친목을 다지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의 힐링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모임에서는 서로 어떻게 부르나?

산악회

회원끼리 잘 아는 모임인 경우에는 이름이나 ‘김 사장’, ‘최 선생’처럼 직함을 부르고, 형님·동생 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산악회에서는 닉네임으로 부른다. ‘불타는 장작님’이나 ‘인천 돌고래님’ 식으로.

크루

회장을 ‘파운더’나 ‘리더’라 부르고, 회원들을 ‘크루’로 부르기도 하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 ‘~님’ 식으로 닉네임이나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요즘 ‘한사랑산악회’가 인기를 끌면서 ‘산악회’란 명칭도 쓰고 ‘회장’ ‘부회장’ 명칭도 그냥 쓰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레트로 스타일이랄까.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산악회

주말 당일산행을 기본으로 계절산행, 걷기길 트레킹 등을 한다. 산악회 골수 산꾼들만 모여 종주산행 등을 따로 진행하기도 한다. 관광지 위주의 단합대회 여행도 빠질 수 없는 연중  행사다. 

크루

휴일 당일산행이 기본이다. 야간번개산행도 가끔 한다. 산행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 쓰레기 줍기도 함께한다. 이를 ‘클린세션Clean Session’이라 부르기도 한다.  회원끼리 재능기부도 한다. 가령 고프로 편집 강의라든지 초보 백패킹 강의 같은 것들이다.

참여 빈도는?

산악회

아주 바쁜 일이 없다면 되도록 산행에 참가한다. 꾸준히 참가해야 ‘가족’처럼 관계가 돈독해진다. 회원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의리’다. 

크루

시간 되는 대로 참석한다. 다른 취미를 즐기는 주말엔 굳이 참석하지 않는다.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평소 인스타나 페북 등으로 충분히 소통하고, 크루 내에서 백패킹, 러닝 등도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 산행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멀어지는 느낌은 없다. 

등산 시 복장은?

산악회

국산 브랜드 제품을 많이 입는다. 산에서는 화려한 색상 위주로 많이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입어 보고 사는 편이지만 너무 화려한 색상은 자제한다. 등산화는 바위에 짝짝 잘 붙는 제품을 선호한다. 등산장비는 고어텍스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크루 

긴 산행이 아니라면 티셔츠나 청바지, 운동화도 상관없다. 요즘은 레깅스를 즐겨 입는 편이다. 등산용으로 나와 내구성과 통기성이 좋은 제품이 많다. 인증샷에도 더 예쁘게 나온다. 등산복은 직구사이트를 통해 해외 브랜드를 구매하는 편이다. 

뒤풀이는 어떻게 하나?

산악회

하산 지점에 있는 식당에 단체예약을 해서 뒤풀이 한다. 음식 종류는 주로 막걸리 안주가 되는 닭백숙, 도토리묵, 파전 등이다. 2차는 맥주, 3차는 해장국으로 이어지곤 했다. 요즘은 간단하게 ‘치맥’만 하고 헤어지는 문화가 자리 잡는 듯하다.  

크루

식사나 맥주 한 잔 정도 가볍게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주 유무에 따라 3~4명이 테이블을 잡고 먹는다. 

집에 갈 때도 그냥 인사만 하고 빠지면 된다. 계산은 n분의 1로 한다. 요즘 각종 ‘페이앱’에 더치페이 기능이 잘 되어 있어 편리하다.

가장 큰 장점은?

산악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도구로서 산악회만큼 좋은 것이 없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산행을 한 후 마시는 막걸리 한 잔에 회원 간의 화목이 다져진다. 산악회 회원으로 뿐만 아니라 인생사 살면서 함께 가는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크루

개인의 취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매번 새로운 산을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재능기부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고, 다른 레포츠 활동을 할 때도 크루 내에서 뜻 맞는 사람을 금방 찾을 수 있어 좋다. 

본 기사는 월간산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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