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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쓰리픽스 챌린지, 나도 한다!

글 서현우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 입력 2021.07.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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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가 불붙인 1~3위봉 24시간 내 오르기, 마니아 확산

영국의 모험가 제임스 후퍼가 지난 5월 한국에서 ‘쓰리픽스 챌린지3 Peaks Challenge’를 성공하자 이에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쓰리픽스 챌린지를 즐기는 준족들이 늘고 있다. 쓰리픽스 챌린지는 영국에서 유행하는 모험 방식 중 하나로, 영국 최고봉 1~3위봉인 벤네비스(1,344m), 스카펠 파이크(978m), 스노우든(1,085m)을 최대한 빨리(24시간 혹은 2~3일 내, 시간 측정은 첫 봉우리 정상에서부터 시작해 마지막 봉우리 정상 도착까지) 등정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도전은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므로 아무래도 시간적,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다. 그래서 준족들은 가까운 지역 내 산 1~3위봉을 오르는 쓰리픽스 챌린지를 대안으로 시도한다. 쓰리픽스 챌린지를 즐길 수 있는 각 지역별 1~3위봉은 다음과 같다. 단 각 지역 경계에 걸쳐 있는 산은 편의상 정상 주소지를 기준으로 구분했고, 위성봉이나 능선에 인접한 봉우리는 제외했다. 높이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최신 산높이 자료 기준.

물론 가장 이상적인 쓰리픽스 챌린지는 자기 체력 수준에 맞게, 가보고 싶은 산 3개를 골라 진행하는 것이다.

서울·경기

화악산, 명지산, 국망봉


등산거리 총 29.2km. 화악산 중봉(적목리 기점 왕복 11.4km)+명지산(익근리 기점 왕복 12km)+국망봉(용소폭포 기점 5.8km 왕복)

차량이동거리 약 14km

서울·경기권 1~3위봉은 화악산(1,468m), 명지산(1,252m), 국망봉(1,168m)이다. 여기서 화악산은 정상부가 통제돼 있어 남서쪽으로 약 0.7km 거리에 있는 중봉이 정상을 대신하고 있다. 또한 각 산이 75번국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솟아 있어 차량 이동거리가 매우 짧지만, 들머리의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 끊임없이 고도를 극복해야 하므로 산행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등정 순서는 국망봉부터 남진하며 명지, 화악 순으로 하거나 그 역순으로 해도 상관은 없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화악산을 오르는 좀더 편한 코스인 산 동쪽 화악터널 북쪽의 군부대 임도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차량 이동거리는 길어지지만 산행거리는 4km가량 짧아진다.

강원권

설악산, 계방산, 함백산

등산거리 총 23.6km. 설악산(오색 기점 왕복 10km)+계방산(운두령 기점 왕복 8.2km)+함백산(만항재 기점 왕복 5.4km)

차량이동거리 약 185km

강원권 1~3위봉은 백두대간을 따라서 연달아 솟은 설악산(1,708m), 계방산(1,577m), 함백산(1,573m)이다. 새벽에 설악산 정상에서부터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가며 계방산, 함백산 순으로 등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악산을 제외하고 계방산과 함백산은 출발 기점의 해발고도가 높아 산행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다만 3개산이 모두 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야간산행이 불가능하다는 점만 주의하면 된다. 마지막 산인 함백산의 만항재 기점 입산통제시간은 동절기 16시, 하절기 17시다. 이 시간 전까지 만항재에 이르기만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충청

소백산, 민주지산, 황악산

등산거리 총 23.6km 소백산(어의곡 기점 왕복 11km)+민주지산(민주지산 자연휴양림 기점 왕복 6.6km)+황악산(직지사 기점 왕복 6km)

차량이동거리 약 236km

충청권의 1~3위봉은 소백산(1,440m), 민주지산(1,242m), 황악산(1,111m)으로 전부 충북지역에 몰려 있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월악산국립공원의 문수봉(1,162m)이 황악산보다 더 높지만 이곳은 비법정탐방구역이라 산행이 불가능하다. 간혹 문수봉 일대가 과거 지정됐던 백두대간 마루금 보호 기간이 만료됐다며, 등산이 가능한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규 등산로가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법정탐방구간이라는 것이 월악산국립공원 측의 입장이다.

민주지산과 황악산은 100대 명산 도전자들이 1일 2산의 형태로 등정한 경우가 많아 이들의 기록을 참고하면 유용하다. 또 차량 이동 시간이 길다는 사실을 계산에 넣어둬야 한다.

전라

덕유산, 대덕산, 장안산


등산거리 총 29.6km 덕유산(구천동 기점 왕복 17km)+대덕산(덕산재 기점 왕복 6.3km)+장안산(무룡고개 기점 왕복 6.3km)

차량이동거리 약 85km

전라권 1~3위봉은 덕유산(1,614m), 대덕산(1,291m), 장안산(1,237m)이다. 대덕산은 경북 김천시에도 맞닿아 있으며 정상까지 오르는 최단코스인 덕산재 기점도 김천 방향이다.

전라권 쓰리픽스 챌린지의 성공 관건은 덕유산을 얼마나 빨리 오르내리느냐다. 가장 빠른 루트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상부승강장에서 단 0.6km만 걸어가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다. 하지만 구천동 기점에서 걸어 올라갈 경우에는 백련사까지 평이하나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견뎌내야 한다. 물론 쓰리픽스 챌린지의 시간 측정이 첫 산의 정상에서부터 시작되므로 덕유산에서 시작할 경우에는 하산만 빠르게 진행하면 큰 문제가 없다.

경상

지리산, 가야산, 금원산


등산거리 총 24.8km. 지리산(중산리 기점 왕복 10.8km)+가야산(해인사 기점 왕복 8km)+금원산(금원산자연휴양림기점 왕복 6km)

차량이동거리 약 164km

경상권 1~3위봉은 지리산(1,915m), 가야산(1,430m), 금원산(1,352m)이다. 경상도와 전라도에 넓게 걸쳐 있는 지리산을 경상권으로 구분한다는 것이 사뭇 어색하지만,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 일대의 주소지가 경상도이기에 경상권으로 분류했다.

3개산 모두 국립, 군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에 야간산행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리산~금원산~가야산 순으로 진행할 경우에는 악독하기로 유명한 중산리기점의 지리산 천왕봉 코스를 새벽에 마치고, 가야산 해인사 기점에 오후 4시 이전에 도착해야 원하는 기록을 얻을 수 있다.

단 다소 기록은 늦춰지더라도 체력적으로 무리인 것 같다고 판단된다면 가야산과 금원산을 첫 날에 등정하고, 중산리에서 새벽에 출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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