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 대장 실종 [3보]

입력 2021.07.20 12:59 | 수정 2021.07.20 14:46

등정 후 하산 과정서 비박… 구조 도중 추락한 듯

이미지 크게보기
김홍빈 대장.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홍빈(57) 대장이 하산 도중 실종되었다. 김홍빈 대장은 파키스탄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 시각 오후 8시 58분) 브로드피크를 등정했다. 김홍빈 대장의 정상 등정은 여러 외국 원정대를 통해 확인되었다.
하지만 김홍빈 대장은 정상 등정 뒤 캠프3(7100m)으로 하산 과정에서 조난을 당했다고 한다. 브로드피크를 등정한 적 있는 산악인의 말에 따르면 “오후 4시 58분은 너무 늦은 등정 시간”이라는 것.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날 올라도 위험한 8,000m 고봉을 어둠이 내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간에 하산하는 것은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인 셈이다.
또한 예정했던 해발 7400m의 캠프4를 설치하려 했던 지점에 많은 적설량과 크레바스로 인해 캠프4 설치가 좌절되면서, 캠프3(7100m)가 최종 캠프였다. 하산해야 하는 거리가 훨씬 늘어난 상황이라 하이포터(파키스탄에서는 셰르파를 하이포터라 부른다)를 비롯한 외국 원정대원들은 상당히 긴박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하산길에 위성봉을 넘어서 가야하는 루트라,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홍빈 대장은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인이라 고산 등반시 하이포터의 도움이 필요한데, 하산 중 고정로프가 끊어지는 등의 크고 작은 사건으로 하산이 더 지체되면서 앞서가던 하이포터와의 소통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이 날 김홍빈 대장 원정대에 고용된 하이포터 후세인을 비롯 정상 공격에 나선 외국 대원과 하이포터는 15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간격을 두고 하산하던 중 외국 대원 한명이 추락하였다가 다시 능선으로 올라왔으나, 시간이 지체되면서 뒤쪽에서 하산하던 김홍빈 대장에게 더 큰 악재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인 파키스탄 익스플로러에 따르면 김홍빈 대장은 얼어붙은 눈 구덩이 틈속에서 비박을 한 후 다음날 오전 9시 58분 무전으로 구조요청을 했다고 한다. 비박 후 하산하던 도중 추락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날 아침 러시아 원정대 안톤 푸고프킨과 비탈리 라조 대원은 정상 공격에 나섰다가 악천후로 실패하여 캠프3으로 내려가던 중이었으나 구조 요청을 무선으로 듣고, 돌아서서 다시 올라가 구조에 나섰다고 그들의 SNS를 통해 밝혔다. 러시아 대원들은 김 대장을 끌어올렸으나 15m를 남겨두고 로프가 끊어지며 다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피크 등정 경험이 있는 한 산악인은 “7900m 일대는 커니스(눈처마)가 있는 천길낭떠러지”라며 “여기서 중국쪽으로 2차 추락을 했다면 1,000m 이상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본지와 SNS로 대화한 러시아 원정대는 “Kim died”라고 말했다. 김홍빈 대장의 실종은 확실시 되고 있으나 극한의 고도인 7900m에서 당시 벌어진 일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외교부는 파키스탄과 중국 접경 지대에서 추락한 김 대장 수색작업 지원을 위해 양국 정부에 구조대 파견 등을 요청했다. 파키스탄은 군 헬기를 급파해서 현장을 수색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상이 악화되면 헬기 투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