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손감각 없는데도…암벽루트 5,000개 개척

  • 글 오영훈 기획위원
    입력 2021.10.01 10:19

    영국의 개리 깁슨, 최근 5,000번째 신 루트(5.11)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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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0번째 암벽루트를 개척 중인 개리 깁슨. 사진 닉 테일러.
    영국에서 암벽루트 5,000개를 개척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개리 깁슨은 지난 8월 자신의 5,000번째 신 루트를 개척 등반했다. 깁슨은 무척 꼼꼼하게 등반 기록을 남기는 산악인으로 이제껏 오른 루트는 총 1만7,600개에 달한다고 한다.
    깁슨은 5,000번째로 개척한 루트에 ‘5,000의 뇌졸중’이란 이름을 붙였다. 현재 그가 한쪽 팔 신경에 문제가 있고, 최근 뇌졸중을 앓아 양손에 감각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도 이룬 등반이었기 때문이다. 난이도는 5.11a급이었는데, 함께 오른 등반가는 “이 루트가 아마도 깁슨이 등반한 5.11a급 중 가장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했다.
    1977년부터 암벽루트를 개척하기 시작한 깁슨은 자신이 개척한 루트에 최대한 볼트 설치를 자제해 왔다. 맨 처음 볼트를 설치한 것은 1980년, 처음으로 스포츠 루트를 개척한 것은 1983년이었다. 깁슨은 당대 볼트 설치 반대를 주장했던 등반가들과 함께 “한 번에 왜 끝까지 가지 못하나?”라면서 무볼트 주의를 고집했다. 당시 등반가들은 “깁슨의 사상은 후대 등반자 모두에게 자율성을 부여했다. 깁슨이 모종의 ‘등반 민주화’를 이룬 것”이라고 평했다.
    깁슨은 “5,000개라는 숫자를 돌파했으니 이제는 휴식을 취해야 할 듯하다”며 이젠 등반 대신 “낚시, 축구 관람, 음악 콘서트 등 못 했던 취미생활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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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벽루트 5,000개 개척을 기념해 부인 헤이즐 깁슨(오른쪽)과 샴페인을 마시는 개리 깁슨(왼쪽). 사진 닉 테일러.
    본 기사는 월간산 10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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