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 키운 가수 손빈아를 아시나요?

입력 2021.11.12 09:41

[People] 백두대간 종주하는 트로트 가수 손빈아

“산행을 하면 할수록 폐활량이 좋아져요. 고음에서 폐의 호흡을 충분히 뱉고 나서도, 더 짜 낼 수 있어요. 노래 부를 때 힘이 더 좋아졌어요. 고음을 소화할 수 있는 폐활량에 여유가 생기고, 건강해지는 걸 느껴요. 몸이 좋아지니 정신력도 강해지고요. 무대에 섰을 때 하체 밸런스가 잡혀서 아랫배에서 끌어올리는 파워가 굳건해졌어요.”
가수 손빈아(30)는 지난해 TV 트로트 순위 경쟁 프로그램 ‘트로트신이 떴다’에 출연해, 심사위원인 남진·주현미·설운도·장윤정으로부터 실력파 트로트 가수로 극찬을 받았다. 준결승을 1위로 통과한 후, 결승에서 4위를 차지했다. 기획사 대표 노규선(55)씨는 “빈아가 데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고정 팬층이 적은 편이라 결승에서 4위에 그쳤다”며 안타까워한다.
손빈아씨와 함께 매주 2회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노규선 대표는 기획사 상호를 ‘마운틴엔터테인먼트’라고 지었을 정도로 등산 마니아이다. 2년 전 경남 하동의 어느 축제장을 찾았다가 손빈아씨가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에 반해, 그의 부친을 설득해 계약을 맺어 서울로 데려왔다.
노 대표는 “손빈아를 만나서 기획사를 세웠다”며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노 대표의 강요로 억지로 산행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손씨가 손사래를 친다. 
“지리산이 고향 집 뒷산이라 어릴 적부터 여러 번 천왕봉을 올랐어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산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새로운 산을 하나씩 탈 때마다 매력을 느껴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매일 40분 거리를 걸어 다녀서인지, 걷는 게 좋아요. 쉬는 날에도 7~8km는 걸어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가 고향인 그는 발군의 노래 실력으로 유년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가졌으나, 주변에서 “가수되려면 돈이 엄청 들고, 사기 당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 꿈을 포기하고 진주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다 27세에 우연히 나간 지방 가요제에서 대상을 타면서, 자비를 들여 1집 싱글앨범을 냈다. 이후 하동 지역 가수로 활동하다 노 대표를 만나 서울로 상경해 2~3집 앨범을 냈다.
손빈아 가수는 마운틴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연예인으로 노 대표는 1인 다역을 맡아 손 가수의 성공을 위해 올인하고 있다. 산행 중 마주치는 등산객들에게 ‘백두대간 종주 가수 손빈아 하동 세계茶엑스포 성공기원’ 표지기를 나눠 준다. 2022년 하동에서 세계 차茶 엑스포가 열리는데, 홍보대사로 트로트 가수 정동원과 손빈아가 선정된 것. 이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노 대표와 손 가수는 진부령에서 남진을 시작해 10월 기준 40%가량 종주, 소백산까지 진행했다. 엑스포가 열리는 내년 4월에 맞춰 지리산 천왕봉까지 대간 종주를 마칠 계획이다.
손빈아 가수는 “산행하면서 삶이 짧다는 걸 느꼈고, 젊고 건강할 때 좋은 산을 많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엔 대표님이 ‘산 앞에 가면 두근거린다’고 하는 말을 이해 못 했는데, 지금은 나도 그렇다. 신기하게 산에만 가면 스케줄이 들어온다”고 한다. 
산행 인터뷰 중 능선에서 즉흥적으로 노래를 청하자 결례임에도 그는 흔쾌히 열창으로 화답한다. 처음 듣는 곡조의 트로트곡인데 마음이 동하는 울림이 있다. 지리산 가수의 우렁찬 곡조에 산도 흥겨워 들썩거리는 것만 같다.
본 기사는 월간산 11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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