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천국 해남] 비로자나불의 형상 두륜산 리틀 용아장성 흑석산

입력 2022.04.22 10:14

산 가이드
낮지만 옹골찬 바위산 즐비한 해남

흔히 해남을 ‘땅끝마을’로만 알지만 내륙지역을 잘 살펴보면 산꾼들이 좋아할 만한 명산이 즐비하다. 특히 해남의 산은 낮지만 빼어난 바위능선이 매력적이다. 여기에 봄이면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는 군락이 곳곳에 숨어 있어 암릉산행과 꽃산행을 함께 해도 좋다. 해남을 대표하는 산들을 소개한다. 
두륜산 頭輪山(703m)
두륜산頭輪山(703m)은 멀리서 보면 두루뭉술하지만 산 곳곳에 기암절벽이 있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산이다. 주봉인 가련봉(703m)을 비롯해, 노승봉(685m),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613m) 총 8개의 봉우리가 U자형으로 서 있다. 이 능선 가운데 명찰인 대흥사가 자리 잡고 있다. 
대흥사 앞마당에서 두륜산을 올려다보면 누워 있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진리를 상징하는 법신불)의 형상과 비슷하다. 가장 오른쪽의 두륜봉이 부처의 머리이고, 가련봉은 오른손, 노승봉은 검지를 든 왼손이다. 그리고 더 왼쪽의 고계봉은 발이다. 
두륜산 산행은 대흥사에서 출발해 북미륵암~오심재로 간 후 노승봉과 가련봉, 두륜봉을 오른 후 진불암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인기가 좋다. 약 6km에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대흥사 매표소 주차장부터 시작하면 왕복 거리 3km, 1시간 정도 더 추가된다. 
5월이면 두륜산은 야생화 천국으로 변한다. 참꽃마리, 벌깨덩굴 등의 야생화가 산등성이와 계곡에 핀다. 두륜산의 야생화는 대흥사 계곡부터 7부 능선 사이에 가장 많다. 대흥사 일대 계곡은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왕벚나무숲이 있어 5월에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 
흑석산 黑石山(650m)
전남 해남군과 영암군의 경계에 솟아 있는 흑석산黑石山(650m)은 ‘검은 바위 산’이라는 이름의 뜻과 달리 신록과 철쭉으로 이름난 명산이다. 4월 말이면 산중턱에서부터 산등성이에 이르기까지 선홍빛 철쭉으로 물든다. 
흑석산은 이웃한 산들과 연계한 산행이 인기 있다. 서쪽으로는 두억봉斗億峰(529m), 북동쪽으로는 가학산加鶴山(577m)~별매산鱉梅山(465m)과 이어진다. 이 산봉들은 각각 독특한 절경을 뽐낸다. 두억봉은 암팡지면서도 수림이 무성해 산수미가 뛰어나고, 가학산에서 별매산으로 뻗은 능선은 월출산 못지않은 당찬 산세를 과시한다. 또한 흑석산 남동릉은 설악산 용아장성을 연상케 하는 등 해발 400~500m대의 산이지만 제법 웅장한 산세를 보여 준다.
흑석산은 흑석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할 수 있다. 휴양림관리소에서 임도를 따르다 남서릉을 타고 정상(깃대봉)에 올라선 후 서쪽 두억봉 방향 능선을 걷다가 은굴 코스로 하산하거나 가리재까지 뽑은 다음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약 4시간 소요. 가리재를 지나 두억봉까지 간 다음 휴양림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단, 가리재~두억봉 구간은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기간에 따라 통제한다.
금강산 金剛山(488.3m)
해남 금강산金剛山(488.3m)은 북한의 ‘원조’ 금강산처럼 산세가 빼어나고, 그 줄기가 해남까지 이어졌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북쪽과 동쪽에 각각 만대산萬代山(493.1m)이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해남읍과 옥천면에 걸쳐 있는 산을 남南만대산, 마산면에 있는 산을 북北만대산이라 부른다. 산행은 주로 남 만대산과 금강산을 잇는다. 
금강산 산행 코스는 크게 세 가지가 인기 있다. 첫 번째는 해남종합병원을 들머리로 삼봉을 지난 후 만대산~금강재~금강산~우정봉을 거쳐 금강저수지로 내려오는 코스(약 4시간 소요)다. 두 번째는 금강저수지에서 시작해 만대산에 오른 후 금강재를 지나 금강산 정상(헬기장)에 오른 후 금강산성~금강폭포 삼거리~우정봉 삼거리~팔각정공원으로 내려서는 코스다. 약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세 번째 코스는 금강저수지에서 시작해 만대산~금강재~금강산성~금강산 정상에 오른 후 아침재를 거쳐 학동마을로 내려오는 코스로 6시간 정도 걸린다. 
우정봉에서 금강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금강산성은 임진왜란 당시에 쌓았다고 전해지며 해남읍성이 무너지면 주민들이 이곳 산속으로 대피하는 용도다. 하늘에서 보면 사각형의 산성이지만 지금은 무너져 너덜지대처럼 돌들이 남아 있다. 
주작산 朱雀山(429.5m)
해남과 강진의 경계를 이루는 주작산朱雀山(429.5m)은 암릉으로 유명해 바위능선을 좋아하는 산꾼들이 남도 최고의 산으로 꼽는다. 특히 봄이면 온 산릉이 진달래로 물들며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한다. 보통 4월 초에 꽃이 만발하는데, 하얀 암봉 아래 펼쳐진 산비탈이 연분홍으로 변한 모습이 환상적이다.
주작산 산행은 오소재~작천소령으로 연결되는 7km 남짓의 암릉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능선은 계속 북으로 덕룡산德龍山(432.9m)과 석문산石門山(272m)~만덕산萬德山(408.6m)으로 이어지는데, 주작산 구간의 톱날 같은 바위 능선이 암릉산행의 백미다. 
주작산자연휴양림에서 작천소령으로 올라서 오소재까지 능선을 타기도 한다. 작천소령~오소재 간에는 422m봉, 412m봉, 402m봉 등 이름 없고 그 위치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연이어 서서 전체적으로 기나긴 바위능선을 형성하고 있다. 봉우리 사이로 우회로와 직등로가 엇갈리며 이어져 있다. 위험스런 내리막 구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작천소령~오소재는 7km로 하루 산행 길로 짧은 것 같지만 기복이 심한 바윗길이어서 5~6시간은 족히 걸린다.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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