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렌즈에 담은 팔공산의 진면목을 만난다

입력 2022.05.03 09:55

‘팔공산’ 사진전 강위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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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위원씨가 촬영한 팔공산 갓바위 부처.
대구의 진산 팔공산八空山(1,192.9m)은 시의 북동쪽을 장벽처럼 감싼 채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동쪽으로 관봉(갓바위·850m)에서 능성재~동봉~서봉~한티재~가산(901.6m)을 거쳐 6·25  격전지인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에 이르기까지 30여 km의 긴 산줄기를 이루며, 남북으로도 품을 넓게 펼쳐 1개 광역시, 1개시, 2개군을 아우른다.
긴 주능선에 갓바위, 동봉 동릉, 톱니능선 등 몇몇 봉우리와 일부 능선이 바위로 이루어져 스릴 넘치면서도 조망이 뛰어난데다 장쾌함은 지리나 덕유에 못지않아 대구·경북 산악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팔공산은 우리 민족 첫 통일국가인 통일신라를 상징하는 산이다. 김유신이 삼한통일의 검을 받는 신화가 이곳에서 탄생했고, 통일 후에는 신라오악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중악으로 불렸다. 고려시대엔 몽골 침입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난극복을 위해 민심을 모아 조성한 초조대장경이 팔공산 기슭에 있는 부인사에 봉안됐다. 소실 후 다시 조성한 팔만대장경의 낙성회도 이곳 은해사에서 열렸다. 임란 당시 전국 승병의 총지휘본부가 여기에 있었고, 조선병력에 의한 국토수복 전투로 첫 승리를 거둔 영천성대첩도 팔공산을 거점으로 한 의병활동의 성과였다. 고려 지눌스님은 이곳에서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불교를 중흥시켰고, 현 조계종단의 원류를 만들었다.
이런 찬란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팔공산은 과소평가 받아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라오악(토함산, 계룡산, 지리산, 태백산, 팔공산) 중에서도 팔공산만 국립공원에서 빠져 있는 사실이 단적인 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의미 있는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중견 사진작가 강위원<사진>씨의 ‘팔공산’전. 강씨는 30년 이상을 팔공산과 주변의 다양한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온 ‘팔공산 사진작가’다. 1988년 대구문화방송 프로그램 ‘팔공산’에서 사진을 담당한 것을 시작으로 2016에서 2017년까지 40회에 걸쳐 대구일보에 팔공산의 인문학적 가치와 현재의 모습을 담은 생생한 글과 사진을 공동연재해 한 권의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는 빛의 명암에 적합한 촬영시간을 조절하기 위해 새벽산행을 하는 등 해발 1,000m가 훌쩍 넘는 팔공산을 수없이 올랐다. 석탑이나 불상 등 문화재들은 야외에서 촬영하는 경우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내로 들어가게 되면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섭외를 통해야만 촬영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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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위원씨.
그의 팔공산 사랑은 각별하다. 그렇기에 뛰어난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었다.
“팔공산은 우리 민족의 성산이며 문화와 역사의 터전이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희귀한 생태자원의 보고이며, 한민족 첫 통일국가인 통일신라를 상징하는 산이다. 한국불교사의 가장 큰 봉우리를 이룬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수행득도 했고, 아직도 원효의 수행길이 팔공산 골짜기와 바위굴에 전설로 남아 있다. 이밖에 한국 최초의 석굴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참배객이 많다는 갓바위 부처는 너무나 유명하다.”
그의 말을 듣다보면 ‘팔공산 인문학 강의실’에 앉아 있는 것 같다.
강씨는 “이처럼 풍부한 역사와 문화, 경승을 지닌 팔공산이지만 우리시대에 들어와서 신라의 오악 중에 유독 이 산만이 국립공원 지정에서 빠져 있는 등 그 진면목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월이 갈수록 자연경관과 문화유적 등의 경관이 훼손되고 그윽한 분위기가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팔공산의 역사와 문화를 사진으로나마 널리 알리고 후세에도 보물 같은 유산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하기 위해 힘이 남아 있는 한 팔공산 촬영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아양갤러리 2022. 4. 26(화)~5. 8(일). 문의 (053)230-3312.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5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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