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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블랙다이아몬드 마니아들이 뭉쳤다

윤성중
  • 입력 2024.03.22 11:40
  • 수정 2024.03.22 12:00
  • 사진(제공) : 이경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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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다이아몬드 '퍼펙트 데이 인 북한산' 2nd, 볼더링 이벤트

북한산에 모인 '블랙다이아몬드 퍼펙트 데이 인 북한산' 참가자들.
북한산에 모인 '블랙다이아몬드 퍼펙트 데이 인 북한산' 참가자들.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와 월간<산>이 지난 3월부터 매월 1회 북한산 일대에서 아웃도어 커뮤니티 프로그램 '퍼펙트 데이 인 북한산(The Perfect Day in Bukhansan)'을 진행한다. 활동적인 아웃도어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기막힌 하루'를 선사하고자 기획했다. 지난 3월 북한산 일대에서 두 번째 볼더링 이벤트가 열렸다. 4월 중 블랙다이아몬드 북한산성점 인근에서 세번째 행사가 열린다.

취미로 클라이밍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주로 인공암벽이 설치된 실내 클라이밍 센터에서 운동한다. 서울과 수도권에만 실내 클라이밍 센터가 무려 300여 곳 영업 중이다. 젊은 사람들은 '클세권(역세권과 클라이밍의 합성어, 클라이밍장 중심으로 500m 내외 권역)을 찾아 거주지를 옮길 정도다.

이번 이벤트에 클라이밍 마니아들이 대거 신청했다. 우리는 이들 중 20여 명을 선정해 북한산성 일대에서 볼더링 문제를 풀었다. 국내에서 한때 가장 난이도가 높은 볼더링 문제 '럭키(V12)'가 있는 바위 근처로 참가자들을 초대했다. 이들은 왜 클라이밍을 즐길까? 참가자 모두와 대화를 나눴다.

 

블랙다이아몬드 앰배서더 김자비 클라이머.
블랙다이아몬드 앰배서더 김자비 클라이머.

김자비(37세,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 앰배서더)
"클라이밍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전에 비해 확실히 많이 늘었어요. 실력도 늘었고요. 그런데 오늘처럼 바깥으로 나와서 등반하는 경우가 많이 없어요. 예전에는 각 실내암장에 있는 '센터장(클라이밍센터 대표)'들이 주도해서 회원들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갔는데 지금은 센터장 개념이 없어요. 블랙다이아몬드가 오늘 센터장 역할을 제대로 했네요."

 

박용준(42세)
"인스타그램 보고 신청했어요. 서울 수유리에 있는 클라이밍장에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 뒤로 8~9년 동안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다쳤어요. 어깨, 손가락, 발목 등등. 그래도 클라이밍을 계속 하고 있어요. 어려운 문제를 완등했을 때의 쾌감이 큽니다. 친구들이 응원해주고 호응할 때 기분이 좋아요."

 

 

박나윤(27세, 더클라임 소속)
"볼더링 3년차예요. 체육을 전공했고 대학을 졸업한 다음 재활 쪽으로 진로를 생각했어요. 클라이밍을 직업으로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접했어요. 그러다가 2021년즈음, 주변 사람들이 클라이밍을 시작하길래 따라가봤어요. 성취감이 대단하다는 걸 알게됐고, 클라이밍에 빠졌습니다."

 

정민기(29세, Koyu 비주얼 디렉터)
"볼더링을 한 지 2년째입니다. 10여 년 전에 어머니 추천으로 리드 클라이밍을 했다가 좀 쉬었어요. 함께 할 파트너를 찾기가 힘들었어요. 볼더링은 리드 클라이밍과 아예 다른 종목이어서 신선한 기분으로 즐기고 있어요. 지금 패션 브랜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진을 찍고 영상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시한 걸 좋아하는데 볼더링이 이 성격에 잘 맞네요."

 

이정민(32세)
"원래 트레일러닝을 했어요. 남자친구는 클라이밍을 했고요. 둘이서 산에서 즐기는 종목이 완전 달랐어요. 저는 트레일러닝 90%, 볼더링 10%였다가 남자친구 덕분에 딱 반반이 됐어요. 볼더링은 단시간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만족도가 큰 편이죠. 그래서인지 지금은 볼더링이 트레일러닝보다 더 재미있어요."

 

박혜연(30세)
"남자친구 따라서 볼더링을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됐어요. 클라이밍장에서 여러 문제를 푸는 게 좋아요. 제가 끈기가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야외에서 볼더링도 꽤 했어요. 그럴 때마다 손과 팔이 까져서 상처 투성이가 되요. 회사 사람들이 까진 손과 팔을 보고 싸웠냐고 묻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요. '영광의 상처'를 얻은 느낌이에요."

 

 

윤병현(26세, 한양대학교 산악부)
"인스타그램을 보고 신청했습니다. 오늘 김자비 선수가 온다길래,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왔어요. 클라이밍이 일상이 됐어요. 주말마다 자연 바위를 찾으러 다녀요. 볼더링이 좋은 점은 성취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어서죠."

 

 

권지민(30세)
"우이동에서 클라이밍을 한 지 7년 됐어요. 등산학교도 나왔고요. 클라이밍 종목 중 어떤 게 좋은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요즘엔 볼더링을 자주 해요.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기분이 굉장히 좋고요, 다른 클라이밍 종목에 비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김미정(37세)
"볼더링을 한 지 10년 정도 됐습니다. 그 전에 테니스, 탁구, 복싱 등등을 했다가 클라이밍에 빠졌어요. 볼더링은 혼자서 성취감을 얻기 쉬운 종목 중 하나예요. 그리고 그 성취감도 다른 종목에 비해 꽤 크고요.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운동 같아요."

 

 

이가영(31세)
"지인 따라서 2018년즈음 볼더링을 시작했어요. 또 부모님이 클라이밍장을 운영하셨었죠. 그 덕에 빠졌어요. 볼더링이 왜 좋은지 딱히 설명할 수가 없네요. 그냥 좋아요! 특히 요즘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클라이밍 얘기하는 게 재미있어요."

 

 

양지혜(39세, 이동은과 부부)
"클라이밍을 한 지 9~10년 정도 됐어요. 그 전에 웨이크보드, 스노우보드 등을 탔는데, 우연히 클라이밍을 했다가 어르신들께 잘한다고 칭찬을 받았어요. 그 덕에 대전시 대표 선수로도 활동했고요. 남편과 함께 클라이밍을 하고 있어요. 남편은 제일 믿음직한 스팟터라고 할 수 있죠."

 

이동은(37세, 양지혜와 부부)

"클라이밍 선수 생활하다가 그만뒀어요. 지금 루트세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부천에 인공암벽장에 생겼다고 해서 갔다가 인생이 바뀐 케이스죠. 클라이밍에 너무 빠지면 정신 건강이 나빠져요! 아, 그런 거 다 뛰어넘을 정도로 매력적인 종목이긴 합니다. 아내와 클라이밍을 같이 하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강피터(35세, 캐나다 교포)
"클라이밍은 12년 전 한국에서 시작했습니다. 멀티 피치 등반을 많이 했어요. 한국에서 야외 볼더링을 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캐나다 스쿼미시와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볼더링은 완등했을 때 성취감이 대단해요! 오늘 여러 사람과 같이 등반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김지우(29세)
"지금 우드 볼륨(클라이밍 홀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여기(북한산) 볼더링하러 자주 옵니다. 이번에는 사람이 많아서 볼더링 패드가 많을 것 같았어요. 바로 신청했습니다! 오늘처럼 여러 사람과 뭉쳐서 등반할 때 큰 활력을 얻어요! 물론 밖에서 바위 잡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왜 좋은지는 몰라요. 그냥 볼더링이 좋습니다!"

 

볼더링 이벤트 진행에 도움 준 스태프들. 왼쪽부터 방인하, 김태인, 신동균, 김자비, 김청산.
볼더링 이벤트 진행에 도움 준 스태프들. 왼쪽부터 방인하, 김태인, 신동균, 김자비, 김청산.

 

더 기어샵 성수점에서 열린 블랙다이아몬드 팝업 행사. 4월 7일까지 진행된다.
더 기어샵 성수점에서 열린 블랙다이아몬드 팝업 행사. 4월 7일까지 진행된다.
더 기어샵 성수에서 열린 블랙다이아몬드 팝업 행사장에 방문한 한 참가자.
더 기어샵 성수에서 열린 블랙다이아몬드 팝업 행사장에 방문한 한 참가자.
3월 15일 팝업 행사 오픈 당시 김자비 클라이머와 풀업 대결을 펼쳤다.
3월 15일 팝업 행사 오픈 당시 김자비 클라이머와 풀업 대결을 펼쳤다.

한편, 더기어샵 성수에서 볼더링을 주제로 블랙다이아몬드 팝업 스토어가 오픈했다. 미니 볼더링 이벤트가 상시 진행되며 행사장을 방문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에게 다양한 선물이 제공된다. 팝업 스토어는 4월 7일(일요일)까지 열린다.

 

더 기어샵 성수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3길 12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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