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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MTBing] 양주군 비암리 노고산

월간산
  • 입력 2004.03.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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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의 프리라이딩 코스를 찾아서 (3)

작년에 찾았던 비암리를 다시 찾으니 반가웠다. 산들을 관통하는 도로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번에는 프리라이딩을 즐길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많은 싱글트랙이 얽혀있는 노고산(382m) 일대는 프리라이딩에 적격지였다.

토요일 오전 10시 반에 발랑저수지 앞 공터에서 일산의 이희삼(44) 선배를 만나기로 했다. 이 선배가 노고산 정상에서 발랑저수지까지 6km의 싱글 다운힐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 근교에서 6km의 싱글 다운힐이라면 정말 대단한 코스다. 일전에 40분간 오로지 다운힐만 했던 수원산도 완전한 싱글트랙은 아니었다. 역시 푯대봉과 매곡산의 길이도 6km까지는 나오지 않으니 기대와 흥분이 교차됐다.

서울에서 비암리로 가려면 광탄을 경유해 들어오는 방법과 장흥을 통한 방법이 있다. 우리는 장흥을 통해 기산저수지와 송추컨트리클럽을 경유하는 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광탄을 경유하는 것 보다는 이 코스가 거리상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인가. 송추컨트리클럽 고개를 넘자마자 전날 온 눈비로 인해 내리막길에 빙판이 져 있다. 서울서 오는 길은 골프장에서 관리해 두었지만, 북측 고갯길은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말 그대로 눈과 얼음판이었다.

코스를 인도받아야 할 처지에 약속시간에 늦어 가며 다시 광탄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할 수없이 빙판길을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차가 있어서 난감했다. 줄줄 밀려가면서 간신히 피해 내려갔다. 겨울에 비암리 갈 때는 절대로 이 길을 피하길 바란다. 조금 돌더라도 광탄을 거쳐 오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죄송스럽게도 예정보다 30분 늦게 이희삼 선배를 만났다. 주차할 곳을 찾아 차를 움직였다. 산악오토바이들도 눈에 띄기 시작한다. 비암리는 산악자전거는 물론 산악오토바이 코스로도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소견으로 두 종목을 비교한다면, 절벽과 같은 오르막을 올라가는 것과 큰 점프에는 산악오토바이가 재미와 스릴에서 앞서겠지만, 급한 내리막과 가파른 싱글트랙, 드롭(뛰어내림)에서는 산악자전거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이곳의 6km 싱글 다운힐 구간은 산악자전거가 아니면 그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고산~발랑저수지 연결된 능선길

유난히 바람이 많았다. 윙~ 소리가 하루 종일 귓전을 때린다. 우리는 2개 코스를 탈 생각이다. 먼저 노고산의 군부대 정상 능선에서 3번 코스를 탄 다음 군부대 임도를 통해서 다시 노고산 정상으로 올라온다. 다음 작년에 라이딩했던 비암리 A코스를 가다가 레이더장치 봉우리를 지나서 왼쪽의 주능선을 찾아서 발랑저수지까지 내려가는 6km의 싱글코스를 타기로 했다.

발랑저수지 앞 공터에서 만난 우리는 광적쪽으로 약 5분 차로 달려 비암3교 지나서 좌회전해 비암계곡(검은들)쪽으로 들어갔다. 약 1~2분을 달려 주차하기 편한 곳에 차를 세우고 출발준비를 했다.

출발지점 북쪽에 노고산의 군부대가 멀리 보인다. 일단은 저기까지 업힐을 해야 한다. 특별한 갈림길이 있는 것은 아니고, 군부대를 향해 난 길을 따라 오르면 노고산 정상 바로 밑에 닿게 된다. 전에 이 길을 업힐할 때는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갔으나 이번엔 좀 어려웠다. 중간에 한 번 쉬고 약간 끌다가 경사가 약해지는 곳부터 자전거를 탔다.

산길 진입 후 약 10분의 급한 오르막을 오르니 노고산 정상 광장이다. 여기서 군부대를 보며 우측으로 임도가 쭉 나있다. 비교적 바닥이 잘 정비된 임도인데, 군사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임도를 통해 5분 정도 다운힐을 하니 좌측에 묘 하나가 보이고 그 옆으로 계단이 나 있다.

이 계단길을 통해서 노고산 정상의 싱글트랙에 접근할 수 있으나 들고 오르는 시간이 10분 이상 된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서 가장 낮은 능선이 보이는 지점에서 5~7분 정도 오르면 군부대 바로 옆의 싱글트랙으로 접근할 수 있다. 묘지에서 올라온 길과도 만난다.

임도를 버리고 능선에 붙어서 능선에 오르니 힘이 쭉 빠진다. 조금 쉬면서 건너편 능선을 보니 일명 김신조 루트가 보인다. 지금은 그곳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긴다니 세상 좋아졌구나 하는 농담도 들린다. 이 능선에서 광적면쪽으로 능선이 여러 개 뻗어 있는데 우리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내려간다.

비교적 긴 다운힐인데 기술을 요하는 코스다. 노면 상태가 봉우리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약간만 빗나가거나 빙판을 만나면 여지없이 나무에 부딪치거나 넘어진다. 두 번을 그렇게 넘어지니 정신이 바짝 든다. 산은 높지 않고 민가나 길이 바로 밑으로 보이지만 능선길은 신기할 정도로 길게 이어져 있다.

약 2.5km 정도 내려오니 비암계곡쪽으로 공사중인 도로와 만난다. 여기에 도로를 내지 않았다면 산길은 광적까지 바로 이어졌을 것이다. 만난 도로에서 우회전해 10분 정도 달려 낮은 고개 하나 넘으니 우측으로 임도 입구가 보인다. 아까 노고산 정상에서 내려온 임도다.

칡넝쿨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우리는 이 길을 따라 다시 노고산 정상까지 오른다. 중간쯤 오르니 아까 능선으로 내려선 지점에 이른다. 기온이 오르며 얼었던 땅이 녹으니 자전거 바퀴에 진흙이 묻어 속도가 나지 않고 힘은 배로 든다. 굽이굽이를 돌아서 노고산 정상의 광장 이른다.

두 번째 코스의 시작이다. 작년에 올랐던 절개면을 다시 자전거를 들고 오른다. 산악오토바이들은 여길 바로 솟구쳐 오른다고 한다. 절개면을 올라서 싱글트랙을 7~8분 달리니 레이더가 설치된 봉우리에 이른다. 이 봉을 지나서 내리막을 내려가는 도중에 갈림길이 있다. 비닐로 표시해 놓았지만, 내리막 중에 능선길이 갈라져 나가니 지나치기 쉬워 잘 찾아야한다.

좌회전해 급경사를 내려간다. 싱글트랙 중간이 한 뼘 정도 깊이 패여 있다. 산악오토바이가 지나간 자국이다. 얼마간 내려가니 흰 테이프로 길게 좌회전 표시가 되어 있다. 여기까지 오토바이 바퀴 자국이 보이나 이후로는 흔적이 없다. 능선을 따라 싱글트랙이 이어진다.

이 코스는 다운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업힐이 중간 중간 끼어 있는데 다운힐과 업힐을 동시에 해야 하는 프리라이딩 코스인 것이다. 다운힐용 자전거 보다는 XC형 프리라이딩 자전거가 알맞은 코스다. 업힐이 길지 않고 경사도 적당해 가볍게 언덕을 치고 나가면 다시 긴 다운힐 나타나며 능선이 이어진다.

3~4km 정도 내려오니 발랑저수지에서 올라오는 작년에 왔었던 임도와 만난다. 길은 이렇게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었다. 반가운 생각도 들고 이제 남은 프리라이딩 코스를 생각하니 기대가 된다. 쉬지 않고 임도를 건너서 다시 싱글트랙으로 접어든다. 길목에 산불감시초소가 높게 솟아 있는데, 그 다리 사이로 바람소리가 엄청나다.

약간의 큰 언덕을 넘어서 다운힐은 계속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경사가 급해져서 재미는 더욱 배가된다. 라이더들이 한 가지 주의해야할 것은 바로 칡넝쿨이다. 핸들이 넝쿨에 걸리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이윽고 묘지가 나타나고 차 소리가 들린다. 조금 더 내려가니 도로와 만나는데 발랑저수지와 송추CC와 만나는 길의 전차저지선 바로 앞으로 떨어진다. 말 그대로 노고산 정상에서 발랑저수지까지 끊어지지 않는 싱글트랙을 타고 내려온 셈이다.

도로를 건너서 주차해둔 비암계곡으로 향했다. 이렇게 하루에 싱글트랙과 임도를 섞어서 약 25km를 타니 온몸이 뻐근하다. 강원도 임도를 60~70km 정도 탄 느낌이다. 다리가 뻐근함을 느끼니 기분이 좋아진다.

■ 찾아가는 길

의정부에서 출발하면 동두천쪽으로 가다가 주내 검문소를 지나서 양주군청 앞에서 좌회전해 광적으로 간다. 광적에서 좌회전해 계속 가면 발랑저수지에 이른다.

서울 구파발을 출발, 통일로를 타고 가다가 벽제 IC를 지나서 의정부 방향으로 우회전해 10분 정도 달리다 다시 고양동쪽으로 좌회전한다. 보광사 이정표를 보고 진행하면 보광사를 지나 광탄에 이른다. 광탄에서 서쪽의 발랑저수지를 찾아간다.

장흥으로 들어오면 백석고개를 넘어서 연곡리에서 좌회전하거나 마장저수지에서 송추CC를 넘어가면 발랑저수지에 이른다.

글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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