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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MTBing] 우면산 FR/DH 페스티벌

월간산
  • 입력 2004.04.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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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모두가 즐거웠던 MTB 마니아들의 축제

서울시 서초구와 과천시에 걸쳐 동서로 길게 산릉을 이루며 우면산(牛眠山·293m)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예술의 전당이 자리잡고 있어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 산은 처음 XC(크로스 컨트리)코스로 소개된 이래 꾸준히 라이딩이 이루어져왔다. 현재는 XC를 비롯해 프리라이딩(FR) 코스와 다운힐(DH) 코스 등도 개발되어 많은 라이더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처음 이 산이 우리들에게 알려진 것은 가수 김세환씨의 덕이 컸다. 이후 와일드바이크의 번개행사로 송동하씨가 이 산을 자주 찾아서 일반 라이더들에게도 친숙한 산이 됐다.

산의 형세는 완만하지만 헬기장을 중심으로 초반의 경사가 아주 세서 라이더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 코스는 5~6개 정도고, 보통 과천쪽의 업힐 도로를 이용해 정상의 헬기장이나 소망탑에 접근한다.

이 산은 2~3년 전만해도 XC코스와 FR코스를 겸비한 산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런데 강남의 악트로(Actro)라는 자전거샵을 중심으로 다운힐 코스가 개발되어 최근에는 다운힐을 즐기는 라이더들도 많이 찾고 있다.

이 다운힐 코스를 잘 정비해 올해 첫 다운힐대회로 ‘우면산 FR/DH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번 대회는 악트로와 알퐁소가 주최하고 외국인 자전거클럽인 필시(Filthy)가 주관했다.

국내에 프리라이딩 스타일의 열풍이 분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많은 능력 있는 라이더들이 부단히 노력해 외국의 비디오에서 봄직한 어려운 기술을 구사하며 다운힐을 즐기게 됐다. 이번 대회는 기술적 난이도와 속도를 측정하는 수준 높은 경기와 축제의 한마당이 됐다.

3월14일 오전 9시부터 대회를 여니 많이 참가해달라고 홍보하고 홈페이지 등에 소식을 알렸다. 선수들이 많이 참가할까 걱정도 했지만, 대회 당일 우면산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참가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연습과 대회 준비로 열기가 높다.

연습 중인 참가선수를 보니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다운힐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정형래 선수와 역시 국가대표인 장재윤 선수, 그리고 오원석 선수 등 유능한 라이더들이 모여 있다. 흥행 걱정이 사라지고 고마움이 문득 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대회 코스를 정리하고 연습 라이딩에 들어갔다.

경기는 모두 2회의 라이딩을 하는데, 첫번째 다운힐은 시드 레이스고, 두번째 다운힐이 결승 라이딩이다. 참가자 중 도움을 주신 분의 트럭을 이용해 헬기장 임도를 통해 자전거와 라이더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코스는 크게 두 부분의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급경사를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단순 다운힐에 가깝고, 후반부는 점프대를 7~8개 설치해 점프와 꺾기 등 기술적인 면이 강조된 코스다. 헬기장 정상에서 남쪽 능선을 타다가 좌측의 아주 급격한 경사를 이용해 내리막을 내려온 다음, 중간에 걸쳐놓은 통나무를 넘는 것까지가 전반부다. 이후 후반부는 바로 점프대가 시작된다.

첫 점프대 이후 약간의 평지성 업힐이 있으나 바로 치고 나가서 연이어지는 싱글을 지나 연속적인 7~8번의 점프대가 나타난다. 이것을 넘는 장면을 산 밑에서 보면 정말 멋지다. 마치 청새치가 바다를 뚫고 도약하는 모습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점프대 통과 모습에 탄성과 웃음 교차

선수들을 비롯해 많은 친구와 선후배들이 갤러리로 참여해 대회 열기를 더했다. 연습 라이딩과 점심 식사 후 본격적인 대회가 열렸다. 처음은 시드레이스였지만, 긴장감으로 선수들의 분위기는 무겁다. 초급자와 상급자로 나누어 참가신청을 한 순서대로 출발순서를 정했다. 코스의 난이도가 있고, 점프와 기타 화려한 기술을 요하는 곳이 많아서 관람자들의 환성소리가 들린다.

시드레이스의 결과를 바탕으로 결승레이스를 준비하는데, 참가키로 했던 외국인 친구들이 뒤늦게 도착했다. 어제 연습들을 과하게해서 다친 사람들도 약속을 서로 못 맞춰 늦었다고 했다. 오늘은 출전치 않고 다음 대회부터 전원 참가하겠다고 한다.

이 필시클럽을 주도하는 친구가 브랫 보이(Brett Boy·애칭 Bee)로 남한산성의 허니 비와 빅맥 등 핵심코스를 개척한 뉴질랜드 사람이다. 한국이 너무 좋아서 못 떠나고 있다고 말하는데, 부인과 함께 혜화동에 살고 있다. 그는 연맹이 주최하는 공식 대회 말고 동호인 주최로 다운힐 대회를 열자고 주창해온 인물이다. 사실 이번 대회도 그의 말이 동기가 됐다.

결승레이스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장재윤 선수가 먼저 출발한 것을 보니 그가 시드레이스 1위인 모양이다. 마지막에 연속 3단 점프대에서 그의 테이블탑(점프의 정점에서 몸과 자전거를 꺾는 기술) 기술이 화려하다. 이어 1분 간격으로 계속 출발하여 연이어 선수들이 점프대를 내려온다.

결승선 부근에는 관람객과 방송사, 자전거 잡지사에서도 취재를 나와서 열기가 뜨겁다. 정형래 선수와 오원선 선수의 점프도 인상적이다. 한 선수는 점프 후 착지에서 넘어졌으나 관객이 많아서 그런지 금방 일어나서 본부석으로 내려간다.

점차 레이스의 순서가 뒷부분으로 가면서 필자가 잘 아는 분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순위 상으로 거의 꼴찌 부분인 것 같다. 이후 점프대에서는 웃음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 전문적인 훈련을 한 선수들과 달리 미숙한 점프와 레이싱이 계속된다. 모두들 유쾌한 소리로 웃고 있었다. 이러한 웃음소리가 참가자와 관객들에게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인의 정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레이스를 마치고 삼겹살집에서 빌린 소주박스로 단을 쌓아 만든 시상대에서 수상식이 열렸다. 1위는 장재윤 선수가 차지했다. 참가선수들에게 상품을 수여하고 단체사진 촬영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동호인이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각 지역의 라이더들끼리 접촉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았다. 관람객이나 선수들이나 서로를 좀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아무런 사고 없이 대회가 마무리 되어 무척 다행스럽다.

그리고 우면산에서 대회를 치르도록 허락해주신 산정(山井)의 김용식님과 소란스러움을 참아주신 인근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다음번 대회에는 참가선수들의 보험 문제 등에 보다 신경을 써서 완벽한 대회가 되도록 준비하겠다.

○우면산 코스 접근방법

우면산의 코스는 보통 과천쪽에서 들어간다. 반포대교를 건너서 계속 직진하면 법원단지를 지나서 새로 뚫은 우면산 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고속화도로가 나오는데, 이 도로를 타지 말고 우회전해 과천쪽으로 나온다. 나오자마자 우측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이 두 개가 있는데 두번째 길로 우회전하면 정상의 헬기장에 오르는 업힐길이 나온다. 이 업힐을 이용하여 헬기장에 오른다.

글 김종수 www.alpongso.co.kr

사진 손성훈 www.bh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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