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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Autocamping] 소금강 자동차야영장

월간산
  • 입력 2004.05.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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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명승 제1호 탐승 베이스캠프
시설지구 인근에 조성된 넓고 깔끔한 캠프장

오대산 국립공원 내 최고의 절경이 운집한 소금강(小金剛)은 금강산을 방불케 하는 장엄한 풍광으로 이름난 곳이다. 멋진 기암과 소나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광이 동양화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우리나라의 어떤 계곡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뛰어난 계곡미를 갖춘 곳이 바로 청학동 소금강이라 하겠다.

소금강 계곡에는 식당암, 금강사, 십자소, 세심폭, 만물상 등 멋진 절경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이렇게 환상적인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도시인들에게는 분명 커다란 행운이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있듯, 이 멋진 곳에서 조금 더 느긋하게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가능하면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신선이 된 듯한 여유를 부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국립공원 구역 내에 위치한 소금강은 지정탐방로 외에는 출입이 통제되고 취사야영이 금지되어 있다. 계곡에서 야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법을 어기면서까지 개인적인 만족을 얻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청학대피소나 노인봉대피소에서 숙박이 가능하나 제한된 인원의 등산객들을 위한 공간이라 휴식처로는 적합치 않다. 대안이 있다면 소금강 시설지구 인근에 조성된 오토캠프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소금강 자동차야영장은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몇 가지 핸디캡을 지니고 있다. 우선 시설지구와 너무 가까워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있긴 하나, 상가가 지척이라 사람과 차량의 소음이 심하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면 캠핑장과 민박집에 한꺼번에 몰려든 많은 사람들로 매우 번잡스럽다. 조용한 캠핑을 원한다면 휴가철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캠프장과 주변의 수림상이 빈약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17,000여 평의 넓은 대지에 어울리지 않게 빈약해 보이는 어린 나무들이 야영지 주변에 듬성듬성 심어져 있다. 이 정도의 나무들로는 한여름 땡볕을 피할 만한 그늘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소금강 오토캠핑장은 99년에 개설되어 역사가 일천한 데다, 수해를 입어 시설이 망가지는 등 지금껏 수목이 자리를 잡을 만한 여건이 형성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 나무들이 자라겠지만, 관리측이 조경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장의 편의시설은 제대로 가동된다면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급수시설이 수해를 입어 현재까지 정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 외 화장실, 샤워실, 급수대, 주차장 등은 현대식으로 지어져 깔끔하다. 캠프장 내 포장도로는 차량 교행이 쉽도록 충분한 폭을 확보했고  순환식으로 조성해 놓았다.

대한민국 명승 제1호 청학동 소금강 탐방을 위한 좋은 베이스캠프 역할을 맡을 이곳은, 시설지구에 많은 민박집들이 있긴 하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을 만끽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오토캠핌장에서 야영생활을 고집할 것이다.

야영장에 텐트 설치를 마친 뒤 탐방로를 따라 1시간 반쯤 천천히 걸어 오르면 구룡폭포에 닿는다. 너럭바위와 소로 이루어진 수려한 계곡을 감상하며 가족들과 걷다보면 진정한 자연 속의 휴식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송림 속에 자리한 청학대피소의 아기자기한 산장 분위기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심산유곡에서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은 삭막한 도시의 삶에 찌든 마음을 윤택하게 해 준다.

강릉시 연곡면 삼산2리 4반에 조성된 소금강 자동차야영장은 차량 200대, 텐트 300동, 야영객 1,2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전체 면적 17,396평 가운데 야영지 면적이 3,954평을 차지하고 있다. 야영지는 11개소로 구분되며, 야영지 바로 옆에 9개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부대시설로는 취사장 5동, 샤워장 1동, 다목적광장 1동, 캠프파이어장 1동 등이 있다. 야영장 이용료는 소형 텐트(3인 이하) 3,000원, 중형 텐트(4~10인) 4,500원, 대형텐트(10용 이상) 6,000원이다. 1일 체류 기준 주차료는 승용차 8,000원이다. 문의 033-661-4161 오대산 소금강분소.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진부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좌회전해 4.5km쯤 가면 횡계와 오대산 방면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의 6번 국도를 따라 다시 4.2km를 가면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앞 삼거리에 이른다.

이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진고개를 넘은 뒤 계속해 외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오른쪽에 청학동 소금강 입구가 나온다. 6번 국도 상의 소금강 갈림길에서 오토캠프장까지는 5.5km 거리.

■소금강 트레킹 코스

소금강 오토캠프장에서 관리사무소를 거쳐 골짜기를 따라 오르는 코스로 대한민국 명승 제1호 청학동 소금강의 절경을 탐승하는 길이다. 캠프장에서 다리를 건너 왼쪽의 오르막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상가단지를 빠져나와 조금 가면 소금강 관리사무소가 나오고, 이어 블록이 깔린 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마지막 주차장이자 산행 시작점이 나온다.

‘小金剛’ 표지석을 보고 숲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잠시 후 철다리를 내려가면 이내 멋진 계곡 풍경이 나타난다. 작은 언덕을 하나 올라서면 소나무숲에 자리잡은 청학산장이 보인다. 등산로는 산장 오른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십자소와 연화담 등의 절경을 감상하며 골짜기를 따라 오다보면 소금강 유일의 사찰인 금강사에 이른다. 절을 지나면 곧 골짜기가 넓어지고, 철다리를 건너면 넓은 너럭바위인 식당암 암반 위로 내려선다. 이어 모퉁이를 돌면 아치형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 왼쪽의 기암이 신선암이다.

이후 구룡폭 삼거리까지는 특별한 경관이 없다. 삼거리 직전 계곡 건너편에 보이는 가느다란 폭포가 세심폭, 그 오른쪽의 너럭바위가 청심대다. 구룡폭 삼거리에 이르면 철다리 두 개를 건너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계곡을 건너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데, 입산통제기간에는 이곳까지 산행이 가능하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하는 캠핑객들은 구룡폭까지 다녀오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산행시간은 넉넉히 잡아 왕복 3시간 가량 걸린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잠시 평범한 계곡이 이어지다 다시 절경이 펼쳐진다. 학유대, 구곡담, 만물상에 이를 때까지 여러 차례 계곡의 철다리를 건넌다. 만물상에서 암반이 길게 펼쳐진 백운대까지가 소금강의 절경을 맛볼 수 있는 백미 구간이다.

백운대를 끝으로 계곡이 평범하게 바뀌지만, 심산유곡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계속해 삼폭포, 광폭포를 지나면서 산길은 더욱 거칠어진다. 그러나 낙영폭포 위로 올라설 때까지 많은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한 곳은 없다.

낙영폭포를 지나면 산길은 완전히 급경사 사면길로 바뀐다. 여기서 노인봉 북동릉 상의 갈림길까지 줄곧 오르막으로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 안부에 오르면 왼쪽 길을 따른다.

노인봉대피소까지는 10여 분 거리.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위험요소가 많은 구간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대피소에서 노인봉 정상까지는 1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소금강~노인봉대피소 구간은 6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그래서 이 계곡 구간은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올라 하산로로 주로 이용된다. 하산시간도 4시간 이상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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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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