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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Mtbing] 홍천 문암동~방내천~미산계곡

월간산
  • 입력 2004.10.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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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계곡과 시골길을 엮은 멋진 자전거 투어링

아침가리골(조경동)을 넘어가는 입구인 광원리 월둔에서 살둔으로 가다보면 마지막에 크게 회전하는 내리막 도로가 있다. 그 도로의 회전점 끝에 문암동으로 들어가는 콘크리트 길이 보인다. 입구에 인근의 숙박업소 팻말들이 있는데, 이 길이 문암동과 신흥동으로 연결된다. 이 길은 왼쪽의 계곡과 나란히 길이 나 있다. 이번 라이딩은 맹현봉(1,213.9m)을 중심에 두고 문암동~신흥동~방내리~방내천~미산계곡~살둔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상남면, 기린면을 흘러가는 내린천은 계방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자운천과 을수골, 오대산 자락에서 흐르는 계방천이 광원리에서 만나 살둔을 휘돌아나가며 미산계곡에 이른다. 이후 점봉산에서 내려오는 방태천과 만나 약 50km를 굽이굽이 흘러 인제에서 합강해 소양강 상류가 된다. 하천의 이름은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따서 ‘내린’이 되었다 한다.

우리는 토요일 저녁에 서울을 출발, 내린천이 흘러가는 살둔으로 향했다. 살둔 인근에서 야영하고 다음날 문암동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포장도로도 없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광원리나 율전에서 들어오자면 몇 시간이 걸렸던 길이다. 하지만 2년여 전 광원리와 상남을 잇는 내린천 길인 미산계곡에 446번 지방도가 뚫리면서 접근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조용한 분위기의 산골 마을 문암동

이번 라이딩은 예전의 라이딩과 조금 다른 방법으로 즐기기로 했다. 다름이 아니고 무동력의 원초기구인 자전거와 랠리형 오토바이, 그리고 흔히 사발이라 부르는 ATV가 혼합해 라이딩하며 서로 함께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기로 했다. 처음 함께 하는 라이딩이라 험악한 산길보다는 시골길과 산길, 그리고 내린천 옆 도로인 미산계곡 길을 연결한 비교적 수월하며 주변 경치가 수려한 길을 택했다.

아침식사를 서두른 우리는 살둔의 계곡을 떠나서 문암동으로 향했다. 살둔교를 건너서 문암동 입구를 찾아 아스팔트길을 올라가는데, 오른쪽 아래로 생둔 혹은 살둔의 명물이 되어버린 살둔산장이 보인다. 그 옆을 휘돌아 내린천 상류의 물이 미산계곡으로 흘러들어간다. 살둔산장 뒤로 이어진 전봇대들이 문암동으로 들어가는 길을 말해주는 것 같다. 이윽고 문암동행 길 입구에 도착해 잠시 쉰다.

서두에 이야기한대로 차를 타고 월둔에서 살둔 들어오는 길로 살둔의 마지막 급경사를 내려갈 때 큰 회전지점이 보인다. 그 회전점 끝에 안현동과 문암동 입구가 있다. 차 한 대 지나갈 정도의 폭이다. 주변에는 고랭지 배추 출하 준비로 동네 어르신들이 무척 바쁘게 움직인다.

곧 출발하니 길은 바로 비포장길로 변한다. 우리가 원하는 길이다. 사발이(ATV)와 랠리오토바이는 자전거 옆을 쏜살같이 지나간다. 비교적 많은 민가의 안현동을 지나서 약 5.5km를 들어가야 문암동 갈림길이 나온다. 안현동에서 문암동 들어가는 길은 왼쪽에 계곡을 낀 시골길로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정겹다.

동료 자전거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문암동을 향해 가는데 저 앞에 동력머신들이 자전거를 기다리고 있다. 도착하려하니 약 올리며 떠나려한다. 자전거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니 이윽고 문암동 입구에 이른다. 왼쪽의 다리를 건너서 약 1.5km 정도 들어가면 문암동인데, 펑퍼짐한 분지 형태의 마을에 약 5~6호 정도의 민가가 보인다. 고랭지 작물 재배를 주업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일에 여념이 없으신 아주머니에게 인사하고 지나가니 저 언덕에 교회가 서있다. 문암동교회다. 교회 건립이 100년이 더 됐다는 말도 있다. 이런 산중 골짝에 마을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데, 마을 중간에 교회까지 있다. 그것도 100여 년의 역사의 교회가 이 산중에 있는 것이다.

빨간 양철지붕을 한 궁핍해 보이지 않는 민가와 고랭지 배추밭, 그리고 오히려 정겹고 마음을 놓이게 하는 비교적 큰 농기계들, 마을을 감싸고있는 산들과 산을 닯은 교회, 이것이 문암동 풍경이다. 이후로 조금 더 들어가니 길은 막창에 다다른 것 같다. 다시 애마를 돌려서 들어온 길을 돌아나간다.

문암동 입구의 다리에서 좌회전해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산골의 길을 따라 약 15km를 달리니 신흥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앞 동네에 이른다. 지명 상으로는 ‘밤밭이’인 것 같다. 오는 길에 폐교가 된 율전초등학교도 지나왔다.

마침 길에 나오신 동네 어르신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이 산골의 한 자리에서 70인생을 살아 오셨다 한다.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경외감마저 들었다. 우리가 앉아서 쉬던 곳이 당집 앞인데 아주 작은 규모다. 이곳을 두룬 소나무 군락은 수령이 130살이 됐고, 130년 전 뒷 집터의 세 자매가 심은 것이 지금 이렇게 컸다고 한다.

오토바이와 함께 라이딩해도 큰 무리 없어

어르신과 작별하고 고개를 넘어서 신흥동에 이르렀다. 이곳도 역시 배추 출하 준비에 바쁘다. 이윽고 31번 국도에 이른다. 31번 국도를 우회전해 약 8km 정도 도로를 달리면 방내리에 이른다.

방내리는 인근의 여러 곳에서 모인 물이 방내천을 이루는 시발지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마을 어르신들이 자전거와 동력 오토바이들을 신기하게 바라보시면서 묻기도 하신다. 조용한 동네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방내리에서 방내교를 건너서 방내천을 따라서 아계동으로 들어간다. 아계교 건너서 그림 같은 계곡길을 따라서 달리는데 한 폐교를 만났다. 방내초교 광문분교다. 길에서 약간 오른쪽의 언덕을 올라가야 있는데 학교로 들어서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환상의 공간이다. 앞에는 크지 않는 강이 흐르고, 그보다 먼 풍경으로는 산들이 첩첩이 겹친다.

산의 작은 계곡들은 방내천으로 계속해 맑은 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계곡이 10km 정도 이어진다. 이어 살둔에서 내려온 미산계곡의 물과 합수머리에서 만나 본격적인 내린천을 이룬다. 작년 9월에 덥쳤던 태풍 매미의 생채기는 아직도 강원도의 깊은 계곡 곳곳에 남아있다. 그 덕에 천(川) 인근의 제방이 새로워지고 콘크리트화 되고 높아져 낯선 풍경으로 변해간다.

계곡의 바윗돌 사이에는 아직도 음료수캔, 물에 쓸린 나무토막, 비닐봉지들이 널려있다. 이것을 하나하나 치울 수도 없는 일이니 무대책이지만 눈에 거슬리는 것이 너무 많아 참 문제인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이 계곡의 아름다움을 반감시켰다. 그래도 늦가을이 되면 배경을 이룬 화려한 낙엽송숲과 산을 휘도는 계곡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낼 것이다.

학교를 나와 두어 번 고개를 넘으니 곧이어 미산계곡과 만나는 지점에 이른다. 사발이와 오토바이가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많이 기다렸냐고 했더니 한 5분 기다렸다고 하면서 놀라는 눈치다. 자전거의 빠름에 적잖게 놀란 것 같았다. 자전거가 그렇게 빨리 달려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기분 좋은 말을 들으니 기운이 난다. 여기부터 미산계곡을 거슬러 달려 야영지까지는 약 15km의 포장도로다. 힘차게 페달을 밟아나간다.

미산계곡 길이 뚫리고 자전거로는 처음 타본다. 개인동 입구의 가게는 펜션으로 변해있다. 개인약수를 들어가는 다리도 높아지고 커졌다. 우람해 보인다. 다리 건너에도 아주 큰 규모의 펜션이 들어서 있다. 달라진 개인동 입구의 마을을 지나면서부터 새로 뚫린 도로다. 관광객들을 위해 세운 마을의 입구 표시가 너무 잘 되어있다.

맹현봉으로 올라설 수 있는 칠전동을 지나 칠전교를 건너니 몇 호의 펜션이 거대한 규모로 있다. 이곳을 지나면 소개인동이고, 곧 살둔 인근의 야영지에 다다른다. 앞서온 사발이(ATV)와 오토바이가 쉬고 있다. 30분 정도 기다렸다 한다. 이 정도면 앞으로 강원도의 험산준령도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 장거리 라이딩을 못했던 후배가 ATV를 이용해 함께 라이딩하게 될 수 있어서 기뻤다. 사발이(ATV), 랠리오토바이, 자전거가 함께 50km를 조금 넘는 라이딩을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 살둔(생둔)과 문암동 찾아가는 길

살둔과 문암동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속사 나들목에서 빠져 운두령을 넘는다. 창촌에서 56번 국도를 타고 북쪽의 구룡령쪽으로 올라가다 광원리에서 좌회전해 446번 지방도(미산계곡길)를 따라 간다.

인제에서 가려면 31번 국도를 타고 내린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 상남면에서 좌회전해 446번 지방도(미산계곡길)를 타고 간다. 문암동은 살둔에서 들어갈 수도 있고 율전리에서도 밤밭이를 통해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 살둔에서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 상태이고, 율전의 신흥동과 밤밭이를 통해 들어오면 콘크리트 포장도로다. 거리는 엇비슷하다.

◈ 방내천 찾아가는 길

상남에서 좌회전해 446번 지방도를 타고 3~4분 들어오면 미산2교와 우측의 상남교가 만나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 상남교로 우회전해 들어온다. 율전 삼거리의 율전초교 앞에서는 방내리까지 31번 국도를 타고 13km 정도 달리면 방내리에 이른다. 마을 끝의 현재 빈터로 남아있는 군부대 앞의 방내교를 건너면 방내천으로 들어오는 길이다.

/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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