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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MTBing] 홍천 소뿔산 인근 코스

월간산
  • 입력 2004.11.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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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길 산재한 산악자전거의 천국

영월 태화산에서 춘천 춘성대교까지 이어지는 영춘지맥 중 인제군 상남면에서 홍천의 서석으로 넘어가는 행치령이 있다. 이 고개에서 백암산~가마봉(可馬峰)~광암 / 김부리간 산길도로~1118m봉~소뿔산~작은가마봉~거니고개에 이르는 영춘지맥 상의 뚜렷한 능선길이 있다.

이 영춘지맥의 능선길 중 가장 인상적인 산이 소뿔산(1,122.7m)인데, 소의 뿔과 같이 2개 봉우리가 봉긋 솟았다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이름부터 매력적인 이 산의 광암리에서 김부리로 넘어오는 고개와 그 주변의 오메자골에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산길이 나 있다.

보통 광암리에서 김부리로 넘어올 때 광암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2차선 도로포장이 되며 접근이 쉬워졌다. 홍천에서 인제 가는 고개인 거니고개를 넘기 전, 줄장루이 동상을 가기 전에 우측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있다. 그곳에서 우회전하여 들어오면 광암리에 이를 수 있다.

또는 홍천서 인제를 가다가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하여 내촌이란 마을을 지나서 좌회전한다. 1차선의 좁은 아스팔트길 고개를 넘으면 가족리를 지나서 새로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따라서 10여 분 달리다 커다란 다리를 건너기 전 우회전하면 광암리~김부리 간 소뿔산을 넘는 산길을 만나게 된다. 사실 이 지역은 군인들의 훈련지여서 자주 찾지는 못하는 산이다. 그러나 주말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넘는다면 괜찮을 것이다.

광암리의 마지막 펜션을 지나면 차량통행을 못하게 해 놓은 차단기가 보인다. 그리고 군부대장의 경고문들도 보인다. 차단기를 지나면 소뿔산의 광암리와 김부리를 넘는 산길도로에 들어선다. 여기서 몇 번 개울을 건너서 약 30~40분을 올라가면 광암리~김부리간 고갯마루에 이른다.

하지만 길이 수해를 입었고 사륜구동 자동차들의 왕래로 심하게 망가져 일반차들은 도저히 갈 수 없다. 그러나 산악자전거를 위해서 이러한 길이 생긴 것처럼 기쁘게 달린다. 곳곳이 크레바스다. 여길 사륜구동차들이 지나갔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험로 구간을 통과하니 넓은 초지가 나타난다. 예전에 여기에 말을 사육하는 목장이 있었다 한다. 그런데 이 지역이 군의 훈련지로 편입되면서 목장은 없어졌고 기르던 말들은 그대로 놓아줘 야생마가 가끔 사람들의 눈에 띈다고 한다. 영춘지맥의 능선길은 이 고개를 가로질러 가마봉에서 소뿔산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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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고갯마루를 넘어서 내리막의 다운힐을 한다. 오르막길과는 반대로 장애물이 별로 없는 산길이다. 20여 분의 다운힐이 끝나면 오메자골이라는 또다른 산속 길과 만난다. 오메자골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 산골에 이렇게 좋은 길이 났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곳에서 다시 소뿔산의 능선인 1118m봉의 철탑이 있는 봉우리까지도 자전거로 올라갈 수 있다.

철탑 공사를 위해서 좁은 콘크리트길을 내놨는데 이 오르막이 심장을 터지게 한다. 군사시설인 것 같아 사진을 찍지는 않았으나 북한산의 승가사 오름길 보다 좁은 업힐로 경사 또한 심하다. 40분 정도 올라가야 하니 업힐로는 아마 국내 최고일 것이다.

1118m봉을 8부 능선 이상 오르니 조망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있는 소뿔산은 확실히 보이지 않으나 멀리 가리봉과 귀떼기청봉 등 설악산 서북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구룡덕봉과 방태산이 보인다. 그 뒤의 산은 오대산 같다. 좁은 길을 오르면서 먼 산을 보니 마치 밧줄을 가로지르는 묘기를 부리는 듯 위태위태한 느낌이다. 바람도 세지고 차가워지고 있다.

이어 1118m봉 정상에 오른다. 공사가 막 끝난 듯한 철탑구조물만 덩그라니 남아 있다. 오히려 정상이 나뭇가지들에 가려서 조망이 어렵다. 정상 바로 밑의 약간 넓은 공터가 조망은 더 좋다.

1118m봉 내리막은 오르막보다 더욱 조심스럽다. 여기서 속도를 내다가 브레이크 조작을 실수한다면 저 아래 골짜기로 바로 처박힐 것이다. 조심스레 다운힐을 한다. 이어 다시 1118m봉의 출발점으로 돌아 내려온다.

오메자골은 평일에는 군인들의 훈련장으로 사용되는지 훈련용어의 팻말이 가끔씩 눈에 띈다. 여기서 김부리쪽으로 가려면 어느 길로 가도 되나, 우회전하여 산길을 넘는다. 이곳의 산길은 휑하니 뚫려 삭막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산길 고개를 넘으면 김부리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김부리도 옛 지명뿐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아니다. 이곳 김부리는 신남~상남 간 446번 지방도의 한가운데다. 신남으로 빠지는 길과 상남으로 빠지는 길 한가운데 지점인 것이다.

처음 김부리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대단히 생소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곳에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음을 알고 나니 새삼 애정이 간다. 비록 사람들이 살고 있진 않지만, 이곳이 마의태자가 고려 왕건에 저항운동을 했다는 곳이다.

마의태자 전설 서린 김부리

김부리의 김부는 신라의 마지막왕인 경순왕의 이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신라가 패망하자 마의태자가 이곳에 와서 신라의 국권수복운동을 하면서 김부리가 되었다고 한다. 흔히 마의태자가 금강산에 가서 묻혔다고 알고 있으나, 이는 왕건이 마의태자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지어낸 소문이고, 실제 마의태자는 이곳 김부리로 들어와 군대를 양성했으며, 설악산의 한계산성에서도 주둔했다 한다.

지금은 폐교가 된 김부초등학교의 옆의 넓은 공터에는 마의태자 유적지라는 비석과 함께 대왕각이 서있다. 대왕각 안에는 마의태자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그리고 가보진 않았지만 김부초등학교의 뒷산에는 5층 석탑인 김부대왕탑이 있다고 한다.

김부리에서 하단지골과 상단지골을 지나서 정자리로 넘어갈 수 있다. 정자리에서는 다시 인제의 원대리로 넘어가는 산악자전거길이 있다. 원대리 산길은 인제군에서 매년 산악자전거대회를 주최하는 산악자전거 시합코스이기도 하다. 이렇게 산악자전거길이 연결되어 있다.

이곳 김부리를 중심으로 다시 신남의 갑둔리쪽으로 나가다가 좌측에 오메자골로 들어가는 산길이 보인다. 이 산길로 들어서서 10여 분간 느슨한 업힐을 하다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넘어가면 좀전에 소뿔산을 넘어오는 광암리~김부리간 산길도로와 만나고, 오른쪽으로 경사가 심한 업힐을 올라가면 거니고개쪽으로 나가는 임도다.

우리는 우회전하여 거니고개쪽으로 다운힐해 내려간다. 내려가는 도중 왼쪽의 산능선을 보면 소뿔산과 작은가마봉이 연이어 거니고개쪽으로 향하고 있다. 영춘지맥은 거니고개를 건너면 매봉과 가리산을 넘어서 춘천쪽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소뿔산 인근의 산길과 김부리, 그리고 김부리에서 정자리로 연결된 산길을 달리면 다시 인제의 원대리로 이어지는 산길이 나타난다.

홍천 철정검문소부터 인제의 내린천 입구까지는 산악자전거로 약 100km의 산길을 넘나들 수 있으니 산악자전거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다음에는 갑둔에서 소치고개를 넘거나 김부리에서 단지골을 넘을 것을 기약해 보면서 이번 라이딩을 마친다.

◈ 찾아가는 길
서울서 홍천을 지나서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두촌을 지나서 10여 분간 자동차로 달리면 44번 국도 상 삼거리가 나온다. 좌측 길은 가리산 뒷쪽으로 들어가는 길. 직진하는 44번 국도는 인제를 향해 뻗어 있다. 이 삼거리를 지나서 백두산휴게소 가기 바로 전에 오른쪽으로 새로 난 다리가 보인다. 우회전하여 이 다리를 건너면 광암리로 들어설 수 있다. 약 20분 들어가면 커다란 다리를 만나는데 이 다리를 건너서 좌회전하여 소뿔산으로 들어간다.

또는, 서울서 홍천을 지나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홍천군과 인제군을 가르는 거니고개를 넘어서 5분여 내려가 송도령쉼터 직전에서 신남~상남 간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하여 들어간다. 사람이 살지 않는 갑둔을 지나서 김부리에 이르러 좌회전해 소뿔산과 오메자골 그리고 1118m봉으로 접근할 수 있다.

/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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