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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Autocamping] 제4회 전국오토캠핑대회

월간산
  • 입력 2004.12.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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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빛 짙어지는 백양사 야영장에 70팀 300여 명 몰려

이쯤 되면 정착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으로 4회째를 맡는 전국오토캠핑대회가 10월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지구 야영장에서 열렸다. 국내 오토캠핑 문화와 장비 공급의 선두주자인 호상사(대표 김인호)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70팀 3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오토캠핑대회는 전국의 캠퍼들이 한곳에 모여 친교를 나누고 캠핑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남들보다 텐트를 잘 치고 식사를 맛있게 만들기 위한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참가자 자신이 즐겁고 유쾌하게 느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그런 행사다.

이번 대회는 지난 세 차례의 캠핑대회에 비해 상당히 분위기가 성숙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오토캠핑이 하나의 문화적 조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감지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호상사의 김인호 사장도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최근의 캠핑문화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김 사장은 “작년 5월 강원도 평창에서 첫 대회를 가진 이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 캠핑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 캠핑은 더 이상 한여름 행락철 유원지에서 행해지던 저급한 문화가 아니다. 단지 주말의 여가를, 놀이를 위한 캠핑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적극적인 수단으로 우리 스스로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캠퍼들에게“여러분들의 자녀는 컴퓨터 게임보다 캠핑을, 아니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줄도 알게 될 것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라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호상사는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아웃도어 교실, 어린이 미술 교실 & 만들기 교실, 요들송 페스티벌, 내장산 역사·문화 해설, 자연생태탐방, 캠핑장비 사용법, 아웃도어 요리교실 등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이 모든 이벤트의 참석 여부는 전적으로 자유의사다. 참가자들은 이런 행사를 통해 각 지역 캠퍼들과 교류하며 캠핑의 즐거움을 나누게 된다.

금요일 저녁 개막식을 전에 이미 많은 팀들이 본부석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체 참가자의 70% 가량이 이 날 대회장을 찾았고, 일요일 오후까지 자리를 지키며 캠핑을 즐겼다.

이 날 오후 4시경 호상사 김경진 대리의 진행으로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방패연 만들기 교실이 열렸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캠퍼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프로그램이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연을 만들고 날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야영장에 활력이 넘쳤다.

해가 저물고 완벽하게 어둠이 내린 저녁 8시경 야영장 중앙의 본부석 텐트 앞에서 캠핑대회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이 열렸다. 쌀쌀해진 날씨를 감안해 개회식 행사는 주최측의 인사말과 개회 선언 정도로 간단히 치렀다. 그리고는 각자 자신의 텐트로 돌아가 가을밤을 만끽했다.

다음날 9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호상사 이석중 대리가 진행한 캠핑장비 설명회. 텐트와 타프 쉽게 치는 방법, 캠핑장비 사용과 관리방법 등을 접한 참가자들은 정말 유용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에는 ‘캠프생활을 통한 생활의 재구성’이란 주제로 캠프나비(Camp Nabe) 박상설 대표의 아웃도어교실이 열렸다. 그는 “등산, 캠핑, 여행은 나를 발견하는 새로운 방법”이라며 “캠핑은 인간이 펼치는 행위 예술이요, 관객은 바로 자연”이라 말했다. 그의 주장은 많은 캠퍼들의 공감을 샀다.

이 강의에 이어 원주 태봉초등학교 이종화 선생이 진행하는 어린이 미술교실과 스노피크 팬클럽 운영자 김경기씨의 아웃도어 요리교실이 연이어 열렸다. 어린이 미술교실에 참가한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요리교실을 참석자들은 더치오븐(무쇠솥)을 이용해 만든 각종 음식의 시식에 즐거워했다.

이날 저녁에는 요들송 가수 서용율씨가 진행하는 요들송 콘서트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종 연주를 감상하고, 요들송의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따라 부르며 알프스의 선율에 젖어 들었다. 별이 쏟아지는 백양산 자락에서 듣는 요들송은 확실히 특별한 경험이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0월10일 오전에는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얻어 자연생태탐방을 실시했다. 백양사 일대의 숲에서 진행된 생태탐방 행사에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어른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 몰랐던 나무와 곤충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경 베스트캠퍼 선발 시상과 폐회식이 열렸다. 우수 캠퍼는 이번 대회에 도움을 주신 분들 위주로 선정했고, 꼬박 삼일 동안 자리를 지킨 많은 캠퍼들에게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호상사에서 준비한 선물을 나눠줬다. 모두가 즐거웠단 3일간의 캠핑대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내장산 백양사지구 야영장

백양사지구 야영장은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가을철에 특히 번잡한 곳으로, 온 산을 붉게 물들인 국내 최고의 단풍을 구경하려고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야영장 이용객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백양사 야영장은 오토캠퍼들에게 적합한 장소다. 넓은 평지에 듬성듬성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어 큰 타프나 텐트 설치가 자유롭다. 여러 팀이 동시에 캠핑을 즐겨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큰 규모다. 캠프장 주변은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어 자연과 더불어 캠핑을 즐기기 좋다.

이 야영장에는 현대식 시설의 화장실 2동과 급수대 1곳이 있다. 급수대는 지붕이 없어 비가 올 경우 좀 불편하다. 화장실이 먼 것도 흠이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토캠핑에는 별 지장이 없다.

캠프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고불총림(古佛叢林) 백양사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백양사는 주변에 5,0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삼림욕을 즐기기도 좋다. 이곳은 비자나무 서식지의 북방한계선이기도 하다.

아침시간에 짬을 내 백학봉 정상에 올라보는 것도 좋다. 백양사 주변의 단풍나무숲이 주단처럼 펼쳐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백암산 주봉인 상왕봉에 오를 계획이라면 제대로 산행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백학봉과 상왕봉을 거쳐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오려면 4~5시간은 족히 걸린다.

이 백양사지구 야영장에서 오토캠핑을 하려면 국립공원 입장료와 주차료, 야영지 사용료를 모두 지불해야 한다. 야영지 사용료는 2인 이하 3,000원, 3인 이상 4,500원, 대형 6,000원(1박 추가시 1,500원 추가). 주차장 사용료는 경차 4,000원. 승용차 4,000원(1박 체류시의 금액). 입장료는 문화재관람료 포함 성인 1인당 3,400원. 문의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지구 관리사무소 061-392-7288.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1번 국도로 진입한다. 담양 방면으로 10km쯤 가면 나오는 북하면 소재지에서 좌회전, 16번 군도를 따라 조금 가면 왼편에 백양주유소가 보인다. 이곳에서 주유소 맞은편 길을 따라 3km 정도 가면 백양사가 나온다. 안내표지판이 잘 설치돼 있어 찾기가기 쉽다.

/ 장비협찬 호상사 www.e-sierra.co.kr

/ 글 김기환 기자 ghkim@chosun.com

/ 사진 허재성 기자 heophot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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