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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AutoCamping] 주왕산 상의야영장

월간산
  • 입력 2005.03.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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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들의 겨울 테마여행 베이스캠프

요즘에는 관광지도 계절에 맞는 테마를 갖춰야 주목을 받는다. 봄이면 진달래와 유채꽃이 만발하는 남녘지방이 붐비고,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 산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그렇다면 겨울철은 어디가 인기 있을까. 아마도 최고의 겨울 특수를 누리는 곳은 스키장일 것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제 스키와 스노보드는 겨울을 대표하는 문화코드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스키장에 못지않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겨울 축제도 여전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태백산과 대관령의 눈꽃을 테마로 한 축제. 적설량이 많고 추운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매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겨울에는 빙어, 명태, 영덕대게 등 제철 먹을거리와 관련된 축제도 줄을 이어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긴다.

 

눈이 쌓인 야영장에서 기암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
눈이 쌓인 야영장에서 기암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
주왕산의 대표적 풍경. 대원사와 기암.
주왕산의 대표적 풍경. 대원사와 기암.

오토캠퍼들도 이런 겨울 잔치들을 놓칠 수 없다. 이번 달에 찾아간 주왕산 상의야영장은 캠핑을 하면서, 겨울 축제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입지를 갖춘 장소다. 주왕산은 겨울철 별미인 영덕대게와 과메기의 산지인 영덕과 포항 등지와 지척에 위치하고 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신선하면서도 맛있는 제철 음식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주왕산과 가까운 청송 얼음골에서 빙벽등반대회도 열린다(올해는 1월 마지막 주에 열렸다). 청송군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극한 겨울스포츠인 빙벽등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축제. 직접 참가는 못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경기를 참관하며 아찔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리빙쉘 속의 온기는 밤의 추위도 범접할 수 없다.
리빙쉘 속의 온기는 밤의 추위도 범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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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캠퍼들의 저녁식사. 깔끔하게 정돈된 식탁이 인상적이다. (右) 리빙쉘 앞에 독특한 문패를 단 민후네 부자.
(左) 캠퍼들의 저녁식사. 깔끔하게 정돈된 식탁이 인상적이다. (右) 리빙쉘 앞에 독특한 문패를 단 민후네 부자.
 

일출 감상지로 인기 있는 호미곶 해맞이광장도 1시간 내외면 갈 수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남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다양한 겨울여행이 가능한 장소다.

상의야영장 위치는 겨울 테마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손색이 없지만, 캠프장 자체의 환경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시설지구 한 가운데 자리해 민박집이나 가게들과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마을 옆에서 야영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그나마 야영지 바로 앞에 개울이 흐르고 도로에서는 좀 떨어져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그런데 호젓한 숲속도 아닌 이 야영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겨울에도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주왕산 관리사무소 인근이고, 주요 등산로의 시작지점이라 혹한에도 화장실과 급수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1~2월에도 이처럼 사용이 가능한 국립공원의 야영장은 드물 것이다.
상의야영장에서 열린 이 달의 호상사 정기캠핑에 참석한 팀은 가을철에 비해 그 수가 크게 줄었다. 대형 텐트 20동 정도가 상의야영장 한쪽을 장식했다. 추운 날씨로 캠핑을 잠시 쉬는 팀이 많아진 탓이다. 그래도 1년 전 겨울에 비하면 참가자들이 많이 늘어난 편이다.

 

주왕산계곡 트레킹 도중 내원산방 들려 정담을 나누고 있다.
주왕산계곡 트레킹 도중 내원산방 들려 정담을 나누고 있다.
 

사실 한겨울에 오토캠핑을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추위를 많이 타는 가족을 둔 가장들이라면 더욱 힘들 것이다. 그러나 두꺼운 옷과 난로로 무장하고 꿋꿋하게 겨울 캠핑에 도전한 캠퍼들이 의외로 많다. 한술 더 떠 어떤 이들은 눈과 추위 속에 즐기는 야영의 맛이 더 짜릿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뭔가에 미치면 다들 그렇게 되는 모양이다.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에 위치한 상의야영장은 총 면적 17,820㎡, 최대 300동의 텐트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야영장 내에 수세식 화장실 1동과 급수시설을 갖춘 3곳의 취사장을 갖추고 있다. 물론 겨울철에는 취사장과 야영장 내의 화장실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대신 식수 조달과 화장실 이용은 개울 건너 도로변에 지어진 대형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야영장은 약간 비탈진 곳에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때문에 눈이 쌓이면 차량 운행이 어려워 상단의 캠프사이트는 이용이 곤란하다. 사실 겨울철에는 이용객이 거의 없으니 최하단의 야영지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용료는 1일 기준 소형 텐트(3인 이하) 3,000원, 중형 텐트(4~10인) 4,500원, 대형 텐트(10인 이상) 6,000원. 야영장 사용료와 별도로 1일 4,000원(승용차 기준)의 주차료도 내야 한다. 야영장 이용문의 054-873-0014(상의매표소).

/글 김기환 기자
사진 김승완 기자
취재협조 호상사 www.e-sierra.co.kr

산행길잡이 l 산책하듯 다녀오는 편안한 계곡길
-주왕산 절경 한 곳에 모아 둔 듯한 풍정

주왕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 가닥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대원사~내원동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주방천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산길이 넓고 편안한 데다, 계류와 폭포, 기암괴석으로 아로새긴 주왕산의 기경 대부분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약자자 어린 자녀를 둔 가족도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산책코스급 등산로다.

상의야영장 건너편의 도로를 따라 상가시설지구를 지나 상류 방향으로 500m쯤 올라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료(어른 개인 3,200원)를 지불하고 매표소를 통과하면 정면에 대전사가 보인다. 기암과 어우러진 단아한 풍모와 아늑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절을 지나면서 길은 깊은 계곡으로 접어든다.

대전사를 지나 20분가량 걸으면 자하교가 나타난다. 이 다리를 건너 300m쯤 올라가면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주왕암이 나온다. 주왕암을 돌아본 뒤 다시 돌아와 북동쪽의 주계곡 길로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급수대와 망월대의 수려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원동 마을의 내원분교.
내원동 마을의 내원분교.
 

학소대를 지나 둥그런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주왕산계곡의 협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터널 같은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면 곧이어 제1폭포가 보인다. 여기서 500m 올라가서 오른쪽 협곡 안으로 100m쯤 가면 제2폭포가 있으며, 구경하고 나서는 되돌아 나와야 한다. 그 후 제3폭포를 지나면 갑자기 골짜기가 넓어지며 협곡지대가 끝난다. 이곳에서 10분쯤 걸어 올라가면 내원동 마을이다.

8만 평의 넓은 분지에 형성된 이 마을은 ‘전기가 없는’ 이 시대의 오지마을로 잘 알려진 곳. 내원분교 옆의 내원산방을 비롯해 9채의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일반적인 주왕산계곡 트레킹은 이곳까지 왕복하며 마무리한다(4시간 소요). 물론 계속해 가메봉을 거쳐 제2폭포로 돌아 내려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구간의 등산로가 좁고 가팔라 본격적인 산행준비가 필요하다. 이 코스를 탈 경우 산행시간만 6시간 이상 소요된다.

▶찾아가는 길

수도권에서는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 다음 만종 분기점(원주)에서 중앙고속도를 탄다. 부산, 광주 등 남부지역은 88올림픽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금호 분기점(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안동시내를 통과한 뒤, 34번 국도를 이용해 임하댐 방향으로 간다. 임동을 지나 가랫재를 넘은 뒤 나오는 진보면 소재지에서 우회전해 31번 국도를 타고 청송읍으로 향한다.
국도를 이용해 청송시가지를 우회해 청운리 입구에서 주왕산 방면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지방도로를 따라 들어간다. 하의리 주왕교 직후의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끝까지 가면 주왕산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를 지나 100m쯤 가면 나타나는 왼쪽의 다리를 건너면 목적지인 상의야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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