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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go MTBing] 정선 고양산 & 덕산기 계곡

월간산
  • 입력 2005.12.19 13:51
  • 수정 2005.12.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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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계곡미가 압권…인적 드문 산길은 불량해

▲ 곰목이재의 낙엽 송숲.
▲ 곰목이재의 낙엽 송숲.

덕산기는 전형적인 석회암 지형으로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긴 계곡을 이룬다.

하지만 가을 이후 갈수기로 들어서면 물은 지하로 빠져버린 건천으로 변한다.

그래서 라이딩은 오히려 수량이 많은 여름보다 가을철이 좋다.

정선의 여량에는 골지천과 송천이 만나는 곳에 아우라지가 있다. 이 여량에서 골지천을 따라 들어가면 인근의 산중에서 우두머리 구실을 하는 산이 있는데, 바로 고양산이다. 이 산에는 고개가 몇 개 있다. 그 중에 곰목이재와 다래재를 이번 라이딩에서 넘으려 한다.

▲ 덕산기 폭포 앞. 물이 많을 때면 큰 폭포가 된다.
▲ 덕산기 폭포 앞. 물이 많을 때면 큰 폭포가 된다.
여량에서 고양리로 자전거를 타고 들어와 큰골이라는 동네에서 곰목이재를 넘으면 여탄의 중복동이다. 중복동에서 다시 7~8km 정도 타고 내려가면 덕산기라는 계곡이 나오는데, 이번 라이딩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덕산기를 지나서 북동리쪽으로 진행하다가 북동초교를 지나면 월애곡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 월애곡을 지나 다래재~소라골~골지천~여량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라이딩을 구성했다. 덕산기에서 원점회귀 라이딩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 무리해서라도 두 개의 재를 넘는 코스를 선택했다.

덕산기는 전형적인 석회암 지형으로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긴 계곡을 이룬다. 하지만 가을 이후 갈수기로 들어서면 물은 지하로 빠져버린 건천으로 변한다. 그래서 라이딩은 오히려 수량이 많은 여름보단 가을철이 좋다. 물론 물의 천국에서 라이딩하는 즐거움은 누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페달을 저어 나아가기가 훨씬 유리하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이번 기회에 알리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고양산 오름길부터 길흔적 희미

▲ 고양리 큰골의 마지막 민가에서 곰목이재쪽으로 오르는 길.
▲ 고양리 큰골의 마지막 민가에서 곰목이재쪽으로 오르는 길.
정선 가는 길은 역시 영동고속도로 새말에서 빠져나와 안흥, 방림, 평창을 거치는 것이 제일 빠르다. 서울에서 출발해 3시간이면 족하다. 여량은 정선에서 차로 15분쯤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여량의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 뒤, 마을 사거리에서 고양리 가는 길을 따라 라이딩을 시작한다.

지도상에 곰목이재를 찾아서 넘어야하는데, 이 고개는 상정바위산과 고양산이 연결되는 지점에 있다. 여량에서 동면을 넘어가는 고개로 예전에 통행이 잦았던 곳이다. 이 고개를 통해 덕산기로 넘는 것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여량에서 출발한 자전거는 고양리 갈림길을 지나서 7~8km쯤 들어가니 큰골에 이르렀다. 이곳에 고양산 오르는 등산로라는 팻말이 보인다. 그쪽으로 우회전해 마지막 민가에 이르니 개들이 짖는 소리에 안주인께서 내다보신다.

▲ 곰목이재를 향해 자전거를 끌로 있는 라이더.
▲ 곰목이재를 향해 자전거를 끌로 있는 라이더.
“곰목이재는 어느 쪽으로 갑니까?” 라고 여쭤보니, 집 앞의 나무다리를 건너서 올라가라고 알려주면서도 걱정되는지 한참을 보고 있다. 나무다리를 건너 본격적으로 산에 붙으니 옛길이 어렴풋이 보인다. 인적이 끊어진 지 오래된 듯한 폐도인데, 길 가운데로 작은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이 길을 따라서 진행하니 길이 약간의 내리막을 보이는 듯하다가 산길 입구에서 끊어졌다. 여기서부터는 능선까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 했다. 산길은 이어져 있어서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됐고, 간벌한 나무들이 길에 쓰러져 있어 나무를 타넘는 일이 힘들다.

▲ 곰목이재를 내려와 여탄의 중복동을 달리는 라이더.
▲ 곰목이재를 내려와 여탄의 중복동을 달리는 라이더.
중간에 예전의 집터인 듯한 돌무더기들이 보였다. 이윽고 능선에 이른다. 능선까지 붙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진 않았으나, 여기서 넘어가는 고개 또한 찾기 어렵다. 인적도 없고 표식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밑으로 함바위골이 보이나 경사가 워낙 가팔라 곰목이재로 여겨지지 않았다. 일단 상정바위산쪽으로 능선을 따라서 진행하면서 곰목이재를 찾기로 했다. 인적이 없는 능선에 간벌해놓아 자전거를 타다가 이것을 넘어가려면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봉우리를 5개 정도 지났을까, 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봉우리에 이르렀다. 삼각점은 있으나 정확한 확인은 어려웠다. 조금 더 진행하니 정상부가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가 나온다. 여기서 주능선을 버리고 왼쪽 길로 봉우리 두 개를 넘어서 능선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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