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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MTBing] 홍천강 넘나드는 장락산~좌방산 산길

월간산
  • 입력 2006.07.24 16:40
  • 수정 2006.07.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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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산길·포장도로 혼합한 여름피서용 코스

홍천강의 원류들은 강원도 인제의 상남으로 넘어가는 행치고개나 거니고개, 율전 서쪽 산 등에서 시작한다. 수타사 계곡의 물도 홍천에서 만난다. 홍천군 곳곳에서 시작한 강물이 홍천강을 거쳐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홍천강은 유속이 빠르지 않고 곡류하는 곳이 많아 수많은 유원지와 물놀이장이 형성돼 있다. 이 강은 홍천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강의 면모를 갖춘다.

산악자전거의 관점에서 이 강을 답사하는 코스는 여러 가닥이다. 가장 잘 알려진 길은 양덕원에서 홍천읍으로 넘는 며느리고개에서 시작한다. 고개 정상에서 북쪽 이동전화중계탑이 있는 산길로 올라 도사곡리를 지나 내려가면 굴지리 유원지가 나온다. 굴리지를 지나 중앙고속도로 다리 밑을 지나 다시 홍천으로 돌아나와 홍천 나들목 입구에서 다시 우측 산길로 며느리고개로 돌아간다. 보통 며느리고개 산길이라 부르는 코스다.

▲ 좌방산 산길에서 본 개야 강변과 행락객들.
▲ 좌방산 산길에서 본 개야 강변과 행락객들.


조금 더 하류로 내려가면 양덕원에서 들어오는 노일리 강변과 팔봉산, 반곡리가 나온다. 반곡을 지나면 다시 곡류해 개야 유원지와 모곡에 이르는데, 지금 모곡에서 개야를 지나 반곡까지는 새 도로를 놓고 있다. 모곡 근처의 홍천강변으로 유원지들이 많이 몰려있다. 그중 예쁜 아치 모양의 다리가 모곡서 개야로 가는 길 초입에 놓여 있다. 이 다리 덕분에 장락산(627.2m)과 좌방산(502.4m)을 연결하는 라이딩이 가능해졌다.

이번 라이딩은 홍천강을 끼고 솟은 장락산과 왕터산(410.0m) 능선과 좌방산(502.4m) 산길을 연결해 홍천강 하류를 달리는 코스로 잡았다. 산길과 도로가 혼재되어 있고, 홍천강의 소남이섬도 일견하는 여름철용 라이딩 코스라 하겠다.


새로운 도로 개설로 접근 더 빨라져

서울서 새로 뚫린 경춘가도를 달려 청평대교 앞에 도착하니 1시간도 채 안 걸린다.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지는 않았는데, 사릉 뒷길로 평내와 마석 아파트단지를 지나니 수도권 동부에 새롭게 새워진 도시들이 엄청나다. 마석을 지나면 모란터널이 나오는데 제법 길다. 모란터널은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게이트 같다. 이 터널을 빠져나오면 서울을 벗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윽고 새로운 도로로 5분여 달리면 금남리에서 오는 길과 만나 구암동산 앞에서 끝난다.

강변을 타고 청평대교 건너 설악면을 지나 장락산이 있는 널미고개로 향한다. 홍천에 대명스키장이 생겼을 때 이 널미고개로 넘어가는 길이 가장 상태가 나빴다. 그땐 장락산에 대한 인연이 없었으므로 이 고개는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후까지 스키를 즐기다 돌아오는 길에 눈이라도 만나면 널미고개를 넘는 것이 큰일이었다.
그런데 이 널미고개 정상 밑으로 마곡으로 가는 약 8km 산길이 있었다. 널미고개를 넘자마자 왼쪽에 보이는 공터에 차를 세우고 라이딩을 준비한다. 이번 라이딩의 총 거리는 60km 정도다.

널미재 산길의 바리게이트를 넘어 초입 콘크리트길을 올라간다. 이 산길은 동막~모곡 간 8.72km 임도로 1994년도에 개설됐다. 오래지 않아 콘크리트길은 끝나고 산길이 이어진다. 고개 정상에서 시작된 길이라 산허리를 굽이돌아 내려가는 형태로 급격한 오르막은 없다. 한참을 달리면 갈림길 나오는데 우리는 우측 길로 빠졌다.

인적이 드물어서 잡초들과 노면상태가 좋지 않은 산길을 따라 다운힐하면 장락동이라는 마을에 닿는다. 장락동 마을길로 내려오면 도로공사 중인 도로가 보인다. 여기서 좌측으로 마곡을 향해 오른다. 예전에는 차 1대가 지나갈 수 있는 산길인데 지금은 직선으로 길을 뚫어 포장공사 중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좋은 산길이었는데 아쉽다.

공사 중인 길을 업힐하여 고개에 오르면 직진해서 마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과 우측으로 산길을 넘어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는 우측 산길을 따라 다시 오른다. 길은 흙길과 콘크리트포장 길이 반복되며 커다란 왕터산 우측 고개를 넘는다.

주변경관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 정상의 콘크리트포장 길을 넘어서 마곡쪽으로 계속 다운힐한다. 항상 산길을 라이딩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개발과 보존의 경계를 어디로 정할 것인지는 참 어려운 문제다. 그래도 과도한 개발이 많다는 점은 아쉽다. 나 또한 틀림없이 새로 뚫린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를 달린다면 시원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들어온 산속에서 만나게 되는 터널공사장과 커다란 고속도로 구조물들이 개발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곳은 지금 고속도로 건설이 한창이다.

우리는 마곡의 왕터산쪽 길을 돌아서 가정리 황골나루터 방면으로 가려한다. 우측으로 돌아서 황골나루터 앞에 이른다. 위로는 새로 놓은 다리가 보이고 그 위로 더 커다란 고속도로 다리가 공사 중이다. 임시로 놓은 다리를 건너 황골쪽으로 나아간다.

▲ 소남이섬. 모래가 얇아서 바퀴가 헛돌기도 한다. 자동차가 들어갈 땐 주의를 요한다.
▲ 소남이섬. 모래가 얇아서 바퀴가 헛돌기도 한다. 자동차가 들어갈 땐 주의를 요한다.


이 강변에서 길로 올라서려면 황골 앞 다리로 올라가야 하는데, 다리로 올라서서 건너지 않고 우측 산길로 들어서면 소남이섬에 이를 수 있다. 소남이섬에서 점심을 먹는다. 강변 모래로 구성된 섬인데 무엇인지는 몰라도 농사일이 한창이다. 자전거는 얇은 모래알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 빠진다. 소남이섬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나와서 우리가 가야할 좌방산으로 향한다.

조금 전에 소남이섬으로 들어왔던 길을 거슬러 나가 황골 다리를 건넌다. 우회전하여 도로를 3~4km 정도 달리면 춘천시 남면 발산리에 이른다. 이곳은 실제로는 사거리이나 지도상에는 삼거리로 표기되어 있다. 무술 수련하는 곳으로 바뀐 발산초교 앞에서 쉬면서 좌방산으로 오를 업힐을 준비한다.


산을 넘으며 강을 보는 여유 즐겨

좌방산은 폐교된 무술수련원 앞길로 들어간다. 이 길 초입은 아스팔트포장이 되어 있고 한참 공사 중이다. 무슨 공사인가 보니 아까 소남이섬 입구에서 터널을 뚫어 이곳으로 나오는데, 산으로 뚫고나온 도로의 다릿발 공사였다.

공사장을 옆으로 돌아 한참 올라가면 오래된 콘크리트 옛길이 나온다. 15~20분 정도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면 좌방산 오른쪽 어깨에 이른다. 정상까지는 콘크리트포장이 되어 있으나 이후의 긴 다운힐 구간은 비포장 산길이다. 고개 정상의 좌방산 표시판에서 기념촬영하고 다운힐에 들어간다.
약 5km 다운힐 했을까? 지도상에 셉일이라 표시된 옛 동네를 지나서 홍천강의 개야 강변이 바라보이는 곳까지 내려갔다. 이곳에서 저 산 밑의 강가를 보는 맛도 좋다. 마침 강가에는 몇 명이 모여서 고기를 잡고 있다. 텐트도 몇 동 서 있는 것이 멀리 보인다. 개야 강변이 보이는 산마루부터는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면서 전형적인 XC형 라이딩을 하게 된다. 한참을 구불구불 달리다보면 쭉쭉 뻗어 오른 나무숲과 산속의 밭을 지나게 된다. 이 길이 끝나면 모곡의 아치 모양 다리에 닿는다.

펜션 공사가 한창인 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면 모곡에 이른다. 긴 산길을 빠져나와 강변을 달리는 맛이 또한 새롭다. 아직 본격적인 물놀이철이 아니라 모곡강가에는 차와 텐트가 그리 많지 않다. 몇몇 낚시하는 분들만 보인다.

모곡에서 도로를 달리다가 수산유원지 입구를 지나면 한서중고교 팻말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서 마을길로 들어가서 2km 정도 가면 마곡길과 모곡 밤벌유원지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 마곡길로 접어들어 3km쯤 가면 아까 지나온 장락동 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다시 장락산 산길을 이용해 주차해놓은 널미재로 향한다.

이번 코스는 장락산~마곡~소남이섬~발산리~좌방산~모곡~장락산에 이르는 도로와 산길로 구성됐다. 소남이섬 인근의 황골나룻터 앞에 새로 커다란 다리가 놓여서 다리 건너 가정리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강촌의 한치령과 봉화산 산길을 연결해 라이딩할 수도 있다.

한치령 옆 슬어니고개도 연결이 가능한데, 이렇게 여러 곳을 연결하면 한강과 홍천강을 낀 더없이 좋고 긴 코스를 만들 수 있다. 모곡에서 가까운 산음 휴양림이나 소리산으로 연결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 황골나룻터의 새 다리와 건설 중인 다리. 우리는 제일 아랫쪽에 있는 임시 다리를 건넜다.
▲ 황골나룻터의 새 다리와 건설 중인 다리. 우리는 제일 아랫쪽에 있는 임시 다리를 건넜다.


# 찾아가는 길

서울의 내부순환도로에서 북부간선도로로 접어들어 덕소쪽으로 가다가 대전·판교 방향 이정표가 나오면 그 반대쪽인 태능 방향 이정표를 보고 포천쪽으로 접어든다. 한참을 가다 퇴계원 나들목 못 가 사능쪽으로 빠지는 도로가 보인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바로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의 앞 구간인 서울~대성리 구암동산 앞까지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청평쪽으로 가다가 신청평대교를 건너 좌회전, 설악면으로 들어간다. 설악면을 지나 12~13분 정도 달리면 커다란 고개를 만나는데, 이곳이 널미재다. 널미재 정상 너머 좌측 공터에 차를 세우고 라이딩을 시작한다.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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