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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MTBing] 당진 아미산

월간산
  • 입력 2007.02.15 15:10
  • 수정 2007.02.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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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부드러워 즐기는 겨울 라이딩 가능한 곳

겨울철 라이딩으로 깊은 산에 들어가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해가 일찍 지고 페달이 얼기 때문에 3시 이후에 조금만 지체해도 라이딩이 어려워진다. 차라리 야영장비를 지고서 라이딩한다면 속이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전거 타면서 야영하자면 웬만한 라이더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하지만 겨울에도 라이딩은 계속된다. 높고 깊지 않지만 재미있는 코스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산들이 많다. 겨울에는 강원도 보다는 서울 근교나 서쪽 지방에서 많이 찾게 된다. 서울 근교의 프리라이딩 코스를 비롯해 경기 일원의 올망졸망한 산들도 겨울에 재미있게 타기에 좋다.

이 달에는 당진에 있는 아미산을 선택했다. 산이 크지도 않고 명승절경도 없어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자전거 접근이 쉽고 나지막한 능선 상에 산길들이 많아 재미있게 이 코스 저 코스 넘나들 수 있다. 하루 종일 라이딩하기에 좋은 산이다.

▲ 아미산 정상 너머 계단을 다운힐하고 있다.
▲ 아미산 정상 너머 계단을 다운힐하고 있다.

아미산(349.5m)은 행정 구역상 충남 당진에 위치하며, 인근의 다불산(320m), 몽산(290m)과 어우러져 하나의 산군을 이루면서 당진의 진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미산 라이딩 코스는 아미산과 몽산을 연결하여 면천읍내까지 돌아 나오도록 구성할 수 있다. 이 산길은 프리라이딩과 올마운틴 성격이 적절히 가미된 코스다. 아미산과 몽산을 연결하는 임도가 나 있어서 산속에서 이동도 쉬운 것이 장점이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면 송악 나들목 지나서 당진 나들목에 이른다. 당진 나들목을 나오면 당진 시내쪽으로 5분 동안 잘 뚫린 고속화도로를 타고 가다가 ‘면천’ 이정표을 보고서 우측 길로 빠져나온다. 이어 토끼굴로 좌회전하여 면천을 찾아가면 쉽게 아미산에 이를 수 있다. 당진을 통해 들어가도 되지만 시내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앞에 기술한 면천으로 찾아 들어오는 방법이 더 쉽다.

아미산에 도착하면 주차는 아미원에 하면 된다. 아미원은 폐교를 이용해 만든 청소년수련원으로, 주차하는 데 특별한 제재는 없는 것 같다. 등산로 시작도 이곳이니 라이딩 기점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라이딩은 아미산과 몽산을 연결해 타고, 몽산에서 다시 면천쪽으로 다운힐했다가 돌아서 다시 아미산 산길쪽으로 올라오는 것으로 계획했다. 등산로는 아미산~다불산을 연결하여 돌면 좋을 것 같지만 자전거로는 무리일 듯싶다.

▲ 북리로 내려가는 임도와 아미산 등산로가 나뉘는 갈림길.
▲ 북리로 내려가는 임도와 아미산 등산로가 나뉘는 갈림길.

아미원 뒤편의 업힐 구간

답사팀은 아미원에 주차하고 아미원 오른쪽 약수터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면 아미산 자연휴양림이 나오는데, 여기서 길은 좌우로 갈린다. 우리는 일단 아미산 정상에 오르기로 하고, 좌측 길로 자전거를 돌려 산길을 저어 나아간다.

인공미가 가미된 잘 정리된 산길을 5분여 오르면 첫 번째 갈림길이다. 죽동리로 넘어가는 산길로 보이는데, 초입의 길 상태가 좋다. 그쪽 산길도 궁금했으나 일단 아미산 정상이 목표라 우회전해 50m 정도 오른다. 이윽고 다시 갈림길이다. 임도는 좌측으로 이어져 있고, 아미산 등산로는 우측으로 나있다. 임도를 따라 넘어가면 성북리라는 곳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우측의 아미산 등산로로 접어든다. 산길 초반부에 급경사 업힐을 만나는데 오르막이 아주 재미있다. 날이 가물어서 길은 푸석푸석하고 먼지가 나나 오히려 타이어의 그립력은 좋아서 급경사 업힐도 오르기 수월하다. 중간에 서 있는 나무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올라가면 평상 두 개가 놓여 있는 쉼터에 이르고, 길은 아미산 1봉으로 경사를 이루며 이어져 있다.
우리는 첫 번째 봉우리가 정상인 줄 알았는데 오른 뒤 보니 저 앞으로 봉우리 두 개 더 있다. 지도를 보니 아미산 2봉과 3봉인데, 아미산 3봉이 주봉이었다. 첫 번째 업힐을 끝내고 1봉을 넘어가니 흰색 밧줄이 정상에서 바위 아래로 늘어져 있다. 순간 걱정스러웠지만 길은 다시 좋아졌다. 그러나 2봉은 자전거를 들쳐메고 올라야한다.

이윽고 2봉에 오른다. 2봉은 약간 넓은 공간에 돌을 깔아서 평탄하게 해뒀는데, 유사시에는 헬기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2봉 정상에서 3봉 안부까지는 기막힌 다운힐 코스다. 삐죽한 돌들이 튀어나와 있고 급경사에 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어서 다운힐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도전 의욕도 생기고 난코스 돌파에 재미가 붙었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싱글트랙이 3봉 안부까지 이어진다. 안부에서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돌아서 나아가는 자전거 전용 싱글트랙이 나 있다. 좌측으로는 동굴로 가는 길인데, 동굴 앞에서 길이 끊긴다고 한다. 주봉인 아미산 3봉 정상도 계단이 길게 이어져 자전거를 들쳐메고 올라야 한다.

▲ 제2봉의 마지막 급경사에서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 라이더.
▲ 제2봉의 마지막 급경사에서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 라이더.

처음에는 돌길로 되어 있으나 중간 정도 올라가면 긴 나무계단이다. 정상 직전에서 서해안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멀리 왜목 마을도 보이고 방조제로 추측되는 길고 고른 해안선이 보기 좋다. 서해의 바람을 맞으며 이윽고 정상에 이른다.

비스듬한 평지인 정상에는 아미정이라는 정자와 안내판, 그리고 산불감시카메라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연결된 산이 다불산이다. 아미산을 내려가 구름다리를 건너 다불산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남쪽의 몽산쪽을 향하는데 아미정 옆으로 하산길이 나있다. 길은 처음부터 계단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지나는 등산객이 없어 내려가기 수월하다. 긴 계단이 불규칙하게 휘어져 내려가니 재미있다.

첫 번째 긴 계단이 끝나자 불규칙한 돌이 튀어나와 있는 난이도 높은 내리막이다. 돌을 요리조리 피해 내려가다 보니 경사가 급해진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가려 했으나 함께 간 동료들은 무지막지하게 돌진한다. 두 번째 계단이 끝나고 3번째 계단이 시작되는데 길이 규칙적이어서 내려가기 훨씬 수월하다. 이어 산길은 싱글트랙으로 바뀌어 조그만 쉼터를 지난다. 길은 아까 지나온 아미산 3봉 직전의 우회로와 다시 만나고 넓은 더블트랙의 임도로 바뀐다.

▲ 아미산 임도 삼거리. 좌측 길은 성북리로 내려가고 우측은 몽산으로 이어진다.
▲ 아미산 임도 삼거리. 좌측 길은 성북리로 내려가고 우측은 몽산으로 이어진다.

이정표가 있는 넓은 산속의 삼거리인데 우리는 우측 길을 택하여 몽산쪽으로 향한다. 몽산 가는 길은 임도다. 약 20분을 달리니 몽산을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과 직진하는 산길을 만난다. 우리는 다시 산길로 직진해 몽산사 방향으로 넘어간다. 몽산사 앞을 지나서 싱글의 산길로 접어드니 면천으로 내려가는 프리라이딩을 즐기기에 좋은 싱글트랙이 이어진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면천이 보이는 곳이 이른다.

면천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도로로 돌아와야할 것으로 보였다. 적당히 내려간 다음 유턴해 다시 온 길을 돌아서 올라 몽산사에 이른다. 몽산사에서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몽산산성에 오르기 시작한다. 길은 비교적 잘 나 있으나 가파른 오르막이 성벽길과 함께 나 있다. 이윽고 몽산산성 정상에 오른다.

몽산산성에서 아미산 임도 삼거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거칠다. 몽산산성 정상에서 성북리쪽으로 내려가는 싱글트랙은 비교적 잘 나 있다. 거친 등산로를 따라서 다운힐해 다시 아미산 임도 삼거리에 이른다. 잘 가꿔진 커다란 무덤들이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성북리쪽 임도와 면천쪽 임도를 넘나들며 자전거를 타는 와중에 다불산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우리는 아미산 임도를 이용하여 다시 처음 출발한 아미원쪽으로 넘어왔다.

아미원에 이르니 오전에 주차되어 있던 많은 차들은 다 빠지고 우리가 가져온 차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해는 져가고 운동장으로 바람이 한 차례 불어 먼지를 일으킨다. 미지근한 느낌의 아미원 약수를 한 잔 먹었다. 약수에 대해 품평하면서 아미산 라이딩을 마친다.

아미산 찾아가는 길

당진을 통해서 들어가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면천을 찾아가는 것이 쉽게 아미산으로 접근하는 요령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나들목으로 들어온다. 당진 나들목을 나서면 길은 T자 삼거리인데 굴다리 밑으로 좌회전하여 자동차 전용도로로 들어선다. 약 5분 당진쪽으로 달리면 우측에 면천이라고 쓴 팻말이 보인다.

이곳으로 우회전해 굴다리 밑으로 다시 좌회전하면 면천에 이르는 시골길이 나온다. 중앙선이 없는 포장도로를 10여 분 달리면 조그마한 저수지에 닿는다. 저수지를 지나 면천 팻말을 보고 찾아가면 약 10분 후 면천에 도착한다. 면천읍내에서 면천중학교로 나와서 지방도를 따라 500m 정도 가면 우측으로 아미산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아미산과 다불산을 잊는 구름다리를 지나면 우측 저수지 옆으로 아미원이 보인다. 아미원에 주차한 다음 라이딩을 시작한다.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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