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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MTBing] 영종도 백운산

월간산
  • 입력 2007.03.14 10:08
  • 수정 2007.04.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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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속살 낱낱이 조망되는 섬 산길

백운산 산길 초반부를 업힐 중인 라이더.
백운산 산길 초반부를 업힐 중인 라이더.

절기로는 늦은 겨울이지만 날씨는 봄날이다. 이번 겨울은 이상고온으로 겨울다운 추위를 느껴보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것 같다. 봄 날씨에 시야까지 흐린 날이 많아서 영종도로 향하는 월미도 발 선상에서 조금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백운산 정상에 서는 순간 모든 걱정은 사라지고 기가 막힌 전망이 눈에 들어왔다.
영종도 백운산-. 해발 255m의 아담한 높이지만 이 섬의 주산이다. 백운산을 기준으로 북쪽이 운북동, 서쪽이 운서동, 남쪽이 운남동이다. 운남동 일대의 구시가 주택들은 신도시 개발로 거의 철거됐다. 황량한 느낌마저 드는 운남동으로 들어서서 백운산 라이딩 기점으로 잡은 용궁사로 향한다.

용궁사 진입로 찾기 쉽지 않다. 철거된 곳이 많아서 주변 건물을 이정표로 이용하기 어렵다. 일단 영종중학교를 찾아가야 한다. 영종도 남측 방조제 해안도로를 따라 운남동으로 들어가면 영종중학교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서 700~800m 정도 직진하면 좌측으로 지금은 폐쇄된 영종농협이 보인다. 농협을 보고 좌회전하자마자 영종마트쪽으로 우회전한다.
영종마트를 지나서 700~800m 정도 소로를 따라가면 용궁사 팻말이 보인다. 팻말 앞에서 좌회전해 좁은 급경사 길을 올라가면 용궁사에 이른다. 주차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차를 가져간다면 용궁사 아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

용궁사 앞에서 라이딩을 준비하고 출발한다. 대웅전이 보이는 약수터 앞에서 좌측으로 난 산길을 이용해 나아간다. 전반부의 업힐은 비교적 잘 치고 나갈 수 있다. 워밍업으로도 적당한 각도의 업힐로 가끔 나타나는 돌부리들을 헤치며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길로 10분 정도 업힐하면 등산로와 만나는 운동시설이 있는 지점에 이른다. 좌측 밑으로 백운암이라는 암자로 올라가는 콘크리트 길이 보인다. 운동시설에서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자전거를 들쳐 메고 5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1.백운산 초반의 계단을 올라선 후 나타나는 싱글트랙. / 2.산길 초입 전경. 뒤쪽으로 정자가 있으며 앞에 보이는 돌은 연자방아 흔적이다.
1.백운산 초반의 계단을 올라선 후 나타나는 싱글트랙. / 2.산길 초입 전경. 뒤쪽으로 정자가 있으며 앞에 보이는 돌은 연자방아 흔적이다.

만남의 장소 중심으로 뻗은 다양한 코스

급경사 계단을 통해 고도를 쉽게 올리며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 이 계단 구간은 다운힐 라이딩도 아주 재미있는 코스다. 계단 끝에 자그마한 이동통신 중계탑이 있다. 이 중계탑을 지나면 싱글트랙보다 약간 넓은 업힐이 길게 이어진다. 두 개의 둔덕을 넘으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의 우회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직진하면 급경사를 올라 백운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데, 작은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길은 결국 다시 만나고 운동기구가 있는 정상 안부에 이른다.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시설과 몇 가지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았다. 이곳은 백운산 라이딩의 중요기점으로 이용된다.

만남의 장소를 지나면 정상 바로 밑에서 약간의 계단도 나타났다. 자전거를 탔다가 들쳐 메었다가 하면서 정상에 이른다. 약 30분의 업힐 후 정상에 이른다. 장쾌한 주변경관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정상부에는 주변을 크게 확대한 사진에 지명 설명까지 곁들여 놓아서 조망하기 수월하다.
북으로는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그리고 더 멀리로는 강화도 마니산 능선과 지난번 라이딩한 선수능선이 보인다. 저 멀리 혈구산과 고려산이 솟았다. 물론 석모도와 교동도까지 조망된다. 동으로는 인천공항과 무의도, 실미도가 가깝고 멀리 을왕리도 보인다.

산 바로 밑으로는 인천과학고와 교육과학연구원이 자리 잡고 있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해수피아(해수탕)를 조금 지난 지점에서 시작된 인천대교 건설현장이 길게 바다 위로 늘어서 있다. 긴 점들이 연결된 것처럼 보이고 사장교의 주탑도 반 정도 올라간 상태다.
인천 송도는 희미하고 그 뒤로 LNG터미널도 보인다.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까지 선명하다. 영흥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뿜어나오는 흰 연기가 아련하다. 시선을 서쪽으로 향하면 오밀조밀한 인천항과 시내가 선뜻 다가온다. 우리가 배를 타고 들어온 월미도 선착장과 영종도의 구읍 선착장도 보인다. 인천 북항에는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다.
조망을 끝내자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된다. 정상은 헬리포트로 되어있고 동쪽으로 난 산길은 몇 십 미터 가면 정자에 이른다. 이 정자에서 좌측으로 난 싱글트랙을 이용하여 영종중학교쪽으로 다운힐한다. 10~15분 정도 기막힌 다운힐 구간이 이어진다.

1. 팔각정을 뒤로하고 라이딩 중인 취재팀. / 2. 백운산 정상으로 업힐 중인 라이더. 뒤쪽으로 영종대교가 보인다. / 3. 백운산 정상 안부인 만남의 광장 전경.
1. 팔각정을 뒤로하고 라이딩 중인 취재팀. / 2. 백운산 정상으로 업힐 중인 라이더. 뒤쪽으로 영종대교가 보인다. / 3. 백운산 정상 안부인 만남의 광장 전경.

운북동으로 이어진 환상적인 다운힐 코스

싱글트랙을 따라 영종중학교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산중 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직진해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영종중학교 뒤쪽에 이르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예비군훈련장을 지나서 마지막 민가로 연결된다. 방향을 내리막쪽으로 틀어서 진행하면 도시계획으로 철거된 황무지에 닿는다. 여기서 아까 지나온 만남의 광장으로 쉽게 오르는 길을 선택해 좌측으로 올라가야 한다.
철거지역을 벗어나 산으로 접근해 정상에 이르는 최단거리 산길이다. 10분 정도 오르면 만남의 장소에 이른다. 여기서 다시 백운산 정상으로 오른다. 이번에는 운북동으로 내려가는 15분 거리의 절정의 다운힐 코스를 내려간다. 계단이 전혀 없어 체력만 된다면 운북동에서 정상까지 곧바로 올라올 수도 있는 코스다. 하지만 내리막이 더 좋은 싱글트랙이다.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고 위험한 구간도 없어서 초보자도 다운힐 요령을 배우고 바로 시도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상급자로 올라가면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연마하면서 재미있게 내려올 수 있는 정말 드문 다운힐 코스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이주한 상태라 산길이 한갓진 것도 장점이다. 등산객만 조금 주의한다면 아주 좋은 다운힐 코스라 생각된다.
한참을 재미있게 내려가면 약수터가 나오고, 조금 더 나아가면 운서동에서 넘어오는 옛 산길과 만난다. 여기서 우리는 우회전해 운북동으로 향하고 이어서 다시 운남동으로 도로를 이용해 돌아온다.

1. 정상에서 본 조망. 신도와 강화도가 보인다. / 2. 팔각정 앞 봉우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라이더. 앞쪽으로 공항과 무의도가 보인다.
1. 정상에서 본 조망. 신도와 강화도가 보인다. / 2. 팔각정 앞 봉우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라이더. 앞쪽으로 공항과 무의도가 보인다.

영종도는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해 접근하면 좋다. 시간도 단축되고 교통도 편리하다. 하지만 인천 월미도에 주차한 다음 보성해운 배를 타고 자전거와 함께 들어오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구읍 선착장에는 상가가 잘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백운산쪽으로 들어가면 아직 상가가 잘 형성되어있지 않아 불편하다. 산중에서 식사하려면 도시락을 싸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구읍 선착장에서 도로를 따라 직진해 운남동을 가로질러 백운산으로 접근할 수 있다. 아니면 남측 방조제 해안도로를 이용해 운남동으로 들어와도 괜찮다. 백운산 라이딩 코스는 용궁사~정상~영종중학교~만남의 장소~정상~운북동 라이딩을 추천한다. 시간이 허락되면 다시 만남의 장소로 올라 정상~인천과학고쪽의 라이딩도 권하고 싶다. 급경사의 싱글트랙으로 이루어진 운서동 방향 코스인데 이곳도 만만찮은 다운힐이다. 인천과학고 기숙사 뒤로 내려와 운서동을 통해 운남동으로 다시 돌아온다.

라이딩 후 땀이 많이 났다면 노천탕도 있는 영종도해수피아(해수탕)에서 즐기는 목욕도 좋다. 운동 후 개운한 맛도 느낄 수 있다. 구읍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횟집들이 몰려있는 시설지구가 있으니 이곳에서 저녁식사나 라이딩 뒤풀이를 해도 좋을 것 같다.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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