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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MTBing] 양주 도락산 라이딩

월간산
  • 입력 2007.05.10 09:54
  • 수정 2007.05.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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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엽굴고개 넘나드는 아기자기한 산길 타기

10여 년 전 지하철공사에 다니는 노승태씨가 창동에서 양주 덕계리로 이사를 간 적이 있었다. 서울에서 벗어나 약간의 전원생활을 가미한 인생을 즐기기 위한 선택이었다. 헌데 그곳으로 집을 옮긴 뒤 그는 부근 덕계리의 산에 많은 산악자전거 코스를 개발했다.

어느 날 그에게 전화가 오더니 도락산(440m)에 좋은 길이 있으니 함께 타자고 했다. 날을 잡아서 한 번 타러갔다. 그는 코스 이름을 ‘트렉 8000길’이라 지어놓고 길목에 코팅지로 이정표를 만들어 놓았다. 주로 싱글트랙의 산길로 아기자기했는데, 다운힐도 비교적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산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고, 비교적 서울서 가까운 편이라 야간라이딩도 몇 번 했던 기억이 난다.

백석 방향으로 난 전망이 좋은 다운힐 코스.
백석 방향으로 난 전망이 좋은 다운힐 코스.
도락산은 경기도 양주시청 뒤에 자리한 산이다. 인근의 불곡산, 임꺽정봉과 함께 하나의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광적면에서 보면 커다란 채석장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산학폭이란 이름난 빙벽도 있어서 산꾼들에게 잘 알려진 산이다. 산줄기가 불곡산 청엽굴고개와 이어져 도락산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진출입이 가능하다.

처음에 도락산을 다닐 때는 주내 검문소와 양주시청 앞을 지나 산북교에서 산북초교쪽으로 좌회전해 접근했다. 그곳에 천주교 묘지가 있는데, 그 안쪽의 불곡산장을 거쳐 청엽굴고개를 넘으며 도락산 라이딩을 즐겼다. 그런데 조금 더 연장해 라이딩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코스를 개발했다. 산북리에서 조금 더 직진해 샘내고개를 넘으면 덕계리다. 이 덕계리의 육교를 지나서 좌회전해 덕계저수지로 올라가서 출발하는 코스를 만든 것이다.

(왼쪽) 식수원인 도락저수지와 불곡산 전경. (오른쪽) 도락저수지의 끝지점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고 있는 라이더.
(왼쪽) 식수원인 도락저수지와 불곡산 전경. (오른쪽) 도락저수지의 끝지점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고 있는 라이더.

덕계저수지에 주차하고 포장도로로 양주청소년수련장까지 올라간다. 청소년수련장 오른쪽 담을 끼고 올라가면 고난도의 싱글 업힐이 기다리고 있다. 덕계저수지에서 이곳까지 올 때 약간 땀이 나있는 상태이므로 바로 업힐에 도전해도 좋을 듯싶다.

구불구불한 나무 사이로 올라가면 중간에 뚝 떨어지는 작은 다운힐이 있다. 불곡산 군훈련장과 연결되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1km 정도 직진하여 울퉁불퉁한 길을 라이딩하다 보면 광장 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은 군사훈련장의 로터리 같은 곳인데, 여기서 좌회전해 불곡산 청엽굴고개쪽으로 다운힐하여 내려간다. 청엽굴고개 삼거리에 이르는 동안 도처에 훈련교장이 산재해 있다.


묘지 늘며 산길 많이 넓어져

청엽굴고개에서 도락산쪽으로 우회전해 지도 상에 없는 도락저수지로 내려간다. 도락저수지는 양주에 식수를 공급하는 식수원이다. 라이딩을 할 때나 지나갈 때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 도락산저수지 둑길을 건너 저수지를 끼고 우회전하여 달린다. 5분여를 달리면 저수지 끝부분인데, 산에서 내려온 물이 암반 위를 흐르면 제법 근사한 계곡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 이곳에 새로 철조망을 쳐 출입을 막아두었다.

첫 봉우리에서 도락산 정상쪽으로 난 싱글트랙을 달리는 라이더. 멀리 소뿔처럼 솟은 불곡산이 보인다.
첫 봉우리에서 도락산 정상쪽으로 난 싱글트랙을 달리는 라이더. 멀리 소뿔처럼 솟은 불곡산이 보인다.
이번 라이딩은 거의 5년만에 도락산을 다시 찾은 것이다. 산이 많이 변해 있었다.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야 변하는 것이 잘 보이지 않겠지만, 오랜만에 온 경우 산길의 변화에 당혹감이 들기 마련이다. 저수지를 지난 후 도락산 능선까지 계속 이어져야 할 싱글트랙은 없어지고 길은 차가 다닐 정도로 넓어지고, 노면도 많이 평탄해졌다.

묘지 때문이다. 묘지 개설로 포크레인이나 차들이 들어올 수 있게 길이 뚫린 것이다. 그리고 근사하게 지은 묘들이 많이 늘었다. 지금도 몇 군데는 묘 예정지인지 잘 정리되어 있다. 넓어진 길을 한참 올라가니 능선 정상부에 다다라 길은 다시 싱글트랙으로 변한다. 능선과 만나기 전 약 50m 구간의 길 주변의 억새는 지금도 눈에 선한데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예전 억새가 무성했던 도락산 능선 직전의 오르막.
예전 억새가 무성했던 도락산 능선 직전의 오르막.
능선에 붙으면 T자 삼거리가 나오고 나무벤치가 있다. 이곳에서 길은 좌회전해 능선길이 이어진다. 참고로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약 200m 정도 가면 우렁찬 굉음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도락산 채석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이른다.

자전거길은 능선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진달래꽃이 만발한 싱글트랙을 오른다. 오르막 기술이 많이 필요한 싱글트랙의 업힐 여러 개를 돌파해 전진하면 자전거 타는 재미가 느껴진다. 업힐과 연결된 구릉성 싱글트랙을 오르고 달리고 하면 다시 광적면쪽에서 올라오는 도락산 주능선과 만난다.

이곳도 T자 삼거리인데, 역시 좌회전하여 정상 능선에 접어든다. 5분정도 업힐하면 작은 정상에 이른다. 이곳은 양주산악회의 창립기념비가 서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기념비가 있는 봉우리에서 도락산 정상으로 연결된 싱글트랙이 능선 라이딩의 백미다.

능선 좌우로 주변 경관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새봄이 도래해 파릇파릇해진 나무들 사이로 난 가느다란 길을 재미있게 달린다. 이윽고 도락산 정상의 정자가 보인다. 운동기구가 있는 쉼터에서 좌측으로 길이 나 있다. 이 길을 이용해 가다 오른쪽으로 새로 난 길로 올라가면 정자에 닿는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능선을 달리는 라이더.
진달래꽃이 만발한 능선을 달리는 라이더.
도락산 정상부 산길 조망 시원해

정상에 오르니 양주, 백석, 광적 등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침 미군 치누크 헬기가 지나가는데 대포를 달고 날아가고 있다. 산 밑의 예비군훈련장에서는 사격훈련이 있는지 콩 볶는 소리가 들린다.

자전거길은 정상에서 다시 좌측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싱글트랙이던 산길이 넓어져서 예전의 아기자기한 맛은 없다. 그래도 속도감이 더해져 훨씬 다이내믹하다. 이곳도 산 정상부까지 묘지가 올라오고 있다. 주변에 새로 만든 묘소들이 많이 보인다. 야간라이딩을 하면 여기서부터 조망되는 산 아래의 야경이 멋지다.

이 다운힐은 약 15분간 이어지는 비교적 긴 코스다. 길을 넓히면서 중간에 만들어 놓은 둔덕 모양의 배수로는 좋은 점프지점이 되어 다운힐의 재미를 더 해준다. 도락산 정상에서 산 아래로 다운힐이 끝나는 지점은 백석정수장 뒤편이다. 이곳에는 망향탑이 서 있어서 쉽게 그 지점을 찾을 수 있다.

라이딩 기점이 되는 도락산 망향탑.
라이딩 기점이 되는 도락산 망향탑.
망향탑이 보이면 속도를 줄이고 정수장쪽이 아닌 좌측 길로 좌회전해야한다. 좌회전하여 군부대 담을 끼고 내려가면 도락산 저수지로 오르는 길과 이어져 있다. 콘크리트길을 10여 분 업힐하면 다시 도락산 저수지의 둑과 만날 수 있다.

새봄 산의 곳곳에 진달래가 피어있고 진달래를 보기 위해 울긋불긋 등산복을 차려입은 아주머니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계곡에 옹기종기 모여 간식을 먹고 있는데 눈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저수지 둑을 다시 건너 청엽굴고개쪽으로 넘어가려면 아까 내려온 길을 다시 넘어가야한다. 콘크리트 업힐이 장난이 아니다. 콘크리트길 초입에 이곳 훈련장 이름인 ‘압승대’라 적힌 커다란 돌기둥을 서 있다.

도락산 주능선에서 조망한 불곡산과 청엽굴고개.
도락산 주능선에서 조망한 불곡산과 청엽굴고개.

청엽굴고개를 올라 불곡산장쪽으로 내려간다. 고개에서 불곡산장으로의 다운힐도 시원하다. 힘들게 올라온 고개를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다운힐한다. 이윽고 노승태씨의 군 시절 중대장이 운영하고 있다는 불곡산장에 이른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조금 더 내려가면 천주교 묘지에 이른다. 묘지에서 고개를 넘어서 산북리로 내려가는 길도 깨끗하게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다.

찾아가는 길

묘지 진입로를 지나 구불구불 길을 따르면 산북리에 이른다. 예전에 자주 들렀던 두부집을 지나 3번 국도로 나아간다. 국도에 닿으면 좌회전하여 샘내고개를 넘어서 덕계리로 향한다. 덕계리 육교를 지나 좌회전, 덕계저수지로 다시 올라오면 도락산 라이딩은 끝난다.

의정부에서 동두천으로 나가는 3번 국도를 따라서 올라가면 주내 검문소에 이른다. 주내 검문소의 고가도로는 없어졌고, 동두천으로 가는 전철역인 주내역이 생겼다. 검문소를 지나면 양주시청 앞 삼거리에 이르는데, 이곳에서 5분 정도 직진하면 산북리다. 산북리 지나 샘내고개를 넘으면 덕계리다. 덕계리의 육교를 지나면 덕계저수지로 올라가는 좌회전 차선이 있다. 이곳에서 좌회전해 10분 정도 올라가면 저수지에 닿는다. 저수지를 조금 더 지난 지점에 차를 세우고 라이딩을 시작한다.

/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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