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코스 산재한 싱글의 참맛 만끽
난이도가 중급 정도 되므로 초급자는 진땀 꽤나 흘릴 것이다. 하지만 초급자가 엄두도 못 낼만큼 무시무시한 코스는 아니다. 달리다가 코스가 험해서 타고 넘을 자신이 없을 때는 과감히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고 자전거를 들쳐 맨 후 오르내리면 된다. 코스 길이도 산길로만 따지면 5㎞가 조금 넘으므로 그리 길지 않다. 갖은 형태의 코스를 만날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동호인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초중반에 비슷비슷한 모양의 갈림길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누구를 따라 몇 번 이 코스를 탔다 하더라도 혼자 가면 찾기가 매우 난해해진다. 따라서 이 코스를 타고자 한다면 글 후반부에 있는 지역 MTB숍이나 동호인들에게 길잡이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MTB 동호인들은 낯선 동료들에게 코스 알려주는 것을 매우 즐거워한다.
신성초교 건너편 골목길에서 시작
대개의 코스 초입이 그렇듯 업힐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꽤 넓은 폭의 싱글트랙을 450m 가량 오르다 오른쪽 45도 방향으로 보이는 좁은 싱글트랙으로 들어간다<4>. 이 갈림길을 만나기 얼마 전에도 ‘산우회’라는 큰 푯말이 있는 갈림길이 있지만, 그곳에서 갈림길로 가면 안 된다.
낮은 경사의 내리막과 오르막을 약 250m 정도 내달리면 농구장과 배드민턴장이 있는 넓은 공터를 만난다<5>. 여기서는 그대로 가로질러 직진한다. 만약 코스를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이제부터는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신경을 바짝 써야 한다. 농구장을 지난 지 300m 정도 되는 지점에서 만나는 Y자 갈림길<6>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작은 나무다리 방면으로 진행한다.
200m 더 가다 만나는 길림길<7>에서는 오른쪽, 다시 130m 가다 만나는 Y자 갈림길<8>에서는 우회전한 뒤 10여m 후에 다시 좌회전한다. 100m 채 못가서 왼편 멀리 정자가 보인다면 제 길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정자 방면으로 업힐<9> 한 후 정자를 왼쪽에 두고 지나간다. 이곳이 약수터인데 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아 사람들이 약수를 받고 있어야 이곳이 물 먹는 곳이라는 것을 눈치 챌 정도다.
물 보급을 마쳤다면 정자에서 정상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업힐을 오른다. 100여m를 오르면 갑자기 넓은 길이 나오는 T자 삼거리를 만난다<10>. 약간 내리막인 오른쪽으로 우회전해 200m 정도 달리면 다시 Y자 갈림길을 만난다<11>. 왼쪽 멀리 배드민턴장이 보이지만 자전거 코스는 오른쪽이다. 약 30m 가다 왼편으로 좁은 코스가 보이면 이 길로 다시 좌회전해야 한다. 그대로 직진하면 다시 하산해 버리므로 주의한다.
오랜만에 갈림길 없는 길을 350m 정도 달린다. 350m 구간의 마지막 50여m는 매우 험해서 결국 끌고 오르게 되는데, 이 구간을 지나면 갑자기 길이 넓어지면서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를 만난다<12>. 이곳에서는 오른쪽 산복터널 방면으로 진행한다. 길이 넓어서 등산객들이 있어도 마찰이 없는 구간이다.
약 400m 가면 왼편으로 헬기장<13>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그냥 직진하면 헬기장을 거치지 않고 코스를 탈 수 있지만 코스에서 불과 30m 밖에 안 떨어져 있으므로 가급적 헬기장에서 시원한 조망을 감상하고 가길 권한다. 실제 헬기장은 이 코스 중에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헬기장을 지나 100m 채 못가서 중요한 갈림길을 만난다<14>. 직진하면 좋겠지만 이곳에서 90도 좌회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후로는 1.5㎞ 구간에 눈에 띄는 갈림길이 없다. 또 코스 대부분이 다운힐로 이뤄져 있어 풀서스펜션 자전거라면 속도감 있는 다운힐의 묘미를 기대해도 좋다.
신나게 달리다가 오르막을 400m 타면 눈앞에 가파른 암반언덕이 나온다<15>. 상급자들은 타고 오르기도 하지만 대게는 초반부터 포기하고 끌고 오르는 구간이다. 잠깐 끌고 오른 후 왼쪽으로 100여m 정도 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270도 우회전한다<16>.
이후로는 코스가 끝나는 곳까지 갈림길도 거의 없고, 갈림길이 있다 해도 그냥 직진하면 된다. 또 이 구간은 다운힐로 이뤄져 있으며 코스 난이도도 높지 않아 A코스의 백미로 불린다. 다만 한 구간만 난이도가 높은 편이므로 자신 없다면 내려서 끌고 가는 것이 낫다.
A코스 역순으로 원점회귀하기
코스 소개를 온통 갈림길만 설명하다 끝내는 것 같다. 하지만 복잡한 길 찾기를 한 것 이상의 보람을 느낄 만큼 다양한 코스를 섭렵할 수 있다. 취재일 전후로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끊임없이 내리던 터라 취재당일은 너무 경황이 없었다. 그래서 미처 주황색의 자전거코스 표지기를 준비하지 못했다. 하지만 9월 중으로 각 갈림길마다 주황색 표지기를 나뭇가지마다 걸어놓을 예정이니 이를 참고하면 길 찾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이 코스를 다 탄 후 관악구 민방위교육장에서 오른쪽 도로로 다운힐을 하면 남부순환도로를 만난다. 하지만 많은 동호인들은 A코스를 거꾸로 타서 원점회귀하기도 한다. A코스를 역순으로 타는 코스는 ‘Z코스’라고 부른다. 즉, 이 A코스는 삼성산 코스의 시작이자 끝인 셈이다. 편도로 따지면 소요시간이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므로 몸풀기 코스로 딱이다.
/ 글·사진 윤문기 월간 자전거생활 미디어본부장 munki@bicyclelif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