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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Let's go MTBing] 지산리조트 바이크파크

월간산
  • 입력 2007.11.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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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지산리조트의 다운힐 슬로프는 점프대, 뱅크, 싱글트랙을 고루 갖춘 MTB 트레일이다.
지산리조트의 다운힐 슬로프는 점프대, 뱅크, 싱글트랙을 고루 갖춘 MTB 트레일이다.

MTB 하면 고적한 임도를 꾸역꾸역 오르거나 산허리를 돌아가는 싱글트랙을 자전거로 헤쳐 나가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다. 물론 필자의 라이딩 스타일도 사실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MTB에는 이런 크로스컨트리 말고도 여러 장르가 존재한다. 그 중 매력적인 장르가 바로 프리라이딩과 다운힐이다.

다운힐은 내리막을 고속으로 질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장르다. 그리고 프리라이딩은 다운힐처럼 내리막 위주로 주행하지만, 그렇다고 오르막이 나온다고 해도 굳이 피하지 않는다. 또한 일반적인 주행으로 불가능한 코스를 뛰어 넘기도 하며, 높은 곳에서 그대로 뛰어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장르는 사실 일반 등산객들에겐 굉장히 무섭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장소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남한산성 부근이나 우면산, 삼성산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 바이크파크처럼 다운힐 슬로프 열어

캐나다 휘슬러 파크는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여름에는 MTB 슬로프를 운영하는 바이크파크로 잘 알려져 있다. 엄청나게 많은 트레일들이 있어서 이 트레일을 조합하며 타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등산객을 놀라게 할 염려도 없고, 밴쿠버 도심과 아주 가까워 시내버스(시내버스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음)에 자전거를 싣고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더 이상 외국의 부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제 바이크파크 시대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건지산에 위치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는 올 9월부터 MTB 다운힐 슬로프를 열었다. 이번에 연 트레일은 총연장 약 1.8km의 초급자용(400m 상급자용 트레일 포함) 슬로프다. 초급자용이지만 점프대와 뱅크 등의 지형과 숲속 트레일을 갖추어 제법 짜릿한 다운힐을 즐길 수 있다.

캐나다 휘슬러 파크에 비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에서 1시간 정도면 찾아갈 수 있는 가까운 위치에 있으며, 고속도로 인근이라 접근도 수월하다.

지산 다운힐 슬로프 따라잡기

초원 사이에 숨어있는 요철지형을 통과하는 MTB를 보고 있으면 들판을 달리는 들짐승을 보는 기분이 든다.
초원 사이에 숨어있는 요철지형을 통과하는 MTB를 보고 있으면 들판을 달리는 들짐승을 보는 기분이 든다.

코스는 당연히 산 위에서 시작한다. 먼저 리프트에 자전거를 거치해 올려 보내고 라이더는 다음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다. 산 위에는 도우미가 자전거를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다. 자! 이제 자전거에 올라 출발선을 통과하면 평균경사 15%의 신나는 다운힐이 기다린다.

처음 만나는 지형은 좌로 굽은 긴 뱅크다. 뱅크를 즐기기 위해 인공적으로 길게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속도가 없으면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속도가 나지 않으면 뱅크를 포기하고 평범하게 지나면 된다. 반면 속도가 높아도 자전거를 과감하게 기울이지 않으면 뱅크를 타고 넘어 전복될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뱅크를 지나면 드디어 점프가 나온다. 첫 점프는 낙차가 비교적 낮지만 경사가 시작되는 지점에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비거리가 꽤 길게 나올 수도 있다. 점프 후에는 또 다시 우로 굽은 뱅크가 이어지는데 첫 뱅크 보다는 짧고 각도 작다.

이어 직선으로 뻗은 경사면을 따라 신나게 속도를 높이다 보면 큰 요철 지형을 지나 낮은 점프를 하고 좌로 굽은 코너를 돌게 된다. 이제 평범하게 갈지자로 트레일을 따라 달리면 이번 슬로프에서 가장 낙차가 큰 점프가 눈앞에 다가온다.

착지면이 점프 직전까지 보이지 않는 이 점프대는 낙차가 1.2m 정도로 보이지만 점프대 끝이 약간 위로 날이 서있고 착지면의 경사가 깊어 실제로는 1.5m 이상의 낙차를 경험할 수 있다. 능숙한 사람은 비거리가 5~6m를 넘길 수 있으나 초보자라면 무리해서 시도할 필요는 없다. 점프 포인트에서 속도가 적거나 너무 웨이트백을 하게 되면 자전거가 앞으로 구르며 그대로 전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속도감과 스릴 만점의 싱글트랙으로 진입한다. 싱글트랙은 철조망을 통과해 숲으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취재일은 비가 온 직후이기도 했지만, 숲속 트레일은 습기가 많아 미끄러지기도 십상이다. 그러나 진흙과 나무뿌리를 피해 산허리를 요리조리 지나는 기분은 어느 점프대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숲속 트레일은 약 280m 정도 이어지다가 다시 슬로프로 나온다.

숲을 나오면 다시 뱅크를 돌아 작은 점프를 넘는다. 이후엔 경사가 약해져서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다운힐 슬로프라고 페달링을 소홀히 하면 마지막의 긴 뱅크와 큰 점프에서 낭패를 보기 쉽다. 마지막 점프를 끝내면 처음 리프트를 탔던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동호인들이 직접 코스개발에 나서

1)싱글트랙은 280m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어려운 상급자용 싱글트랙이 400m 정도 만들어져 있다. 2)철망을 넘어 싱글트랙으로 진입하니 노면이 습하고 미끄럽다. 그러나 이런 것 또한 싱글트랙이 갖는 짜릿한 묘미다. 3)정상에는 도우미가 있어서 먼저 올려 보낸 자전거를 내려놓고 기다린다. 4)올해는 비가 많이 온데다 뒤늦게 9월에 개장했지만 동호인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지산 바이크파크를 찾는 동호인이 많았다고 한다.
1)싱글트랙은 280m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어려운 상급자용 싱글트랙이 400m 정도 만들어져 있다. 2)철망을 넘어 싱글트랙으로 진입하니 노면이 습하고 미끄럽다. 그러나 이런 것 또한 싱글트랙이 갖는 짜릿한 묘미다. 3)정상에는 도우미가 있어서 먼저 올려 보낸 자전거를 내려놓고 기다린다. 4)올해는 비가 많이 온데다 뒤늦게 9월에 개장했지만 동호인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지산 바이크파크를 찾는 동호인이 많았다고 한다.

지산리조트의 코스는 본격적인 상업 바이크파크라는 것 외에도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자전거 코스를 동호인들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 트레일을 인공으로 만든다고 하면 아무리 좋은 산을 가지고 있어도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이 아니면 만들기 쉽지 않다.

지산리조트의 코스는 DH클럽의 다운힐 동호인들이 주축이 되어 많은 다운힐러와 프리라이더들이 함께 만든 코스다. 취재일에도 상급자용 싱글트랙을 만드는 동호인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상급자용 싱글트랙은 약 400m로 골짜기를 지나는 아주 어려운 코스다. 경사도 일반 슬로프에 비해 아주 가파르고, 길이 끊기는 곳에는 주변 나무를 이용해 다리를 만들었다. 앞으로 더 큰 스릴을 즐기기 위해 ‘스키니’로 길과 나무 골짜기를 연결할 계획도 있다.

올해는 9월부터 뒤늦게 시작해 초급자용 슬로프에 상급자용을 포함한 싱글트랙 2곳, 총연장 1.8㎞의 코스밖에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지산리조트의 김춘수 팀장은 동쪽 기슭은 더 높은 곳에서 시작할 뿐더러 지금 조성한 초급자용 슬로프보다 숲도 더 깊어서 트레일을 더욱 길고 짜릿한 코스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슬로프를 즐길 때는 가급적이면 올마운틴급 이상의 자전거를 이용하고, 헬멧과 상체가드를 포함한 안전장비를 확실히 할 것을 당부했다.

다운힐 프리라이딩 대회로 시즌 마무리

[좌]초급 슬로프의 평균 경사도는 15%, 총거리는 싱글트랙을 포함하여 1.45km, 이외에 상급자용 싱글트랙 400m가 있다. [우]점프 같은 지형지물을 통과하면 빠른 속도로 코너를 통과할 수 있는 뱅크가 나온다.
[좌]초급 슬로프의 평균 경사도는 15%, 총거리는 싱글트랙을 포함하여 1.45km, 이외에 상급자용 싱글트랙 400m가 있다. [우]점프 같은 지형지물을 통과하면 빠른 속도로 코너를 통과할 수 있는 뱅크가 나온다.

다운힐 슬로프는 스키시즌이 돌아옴에 따라 아쉽게도 11월11일 폐장 한다. 지산리조트와 DH클럽은 올해 자전거 시즌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프리라이딩 자전거 대회를 연다.

11월10(토)~11일(일) 이틀동안 치러질 이번 대회는 동호인과 상급자 동호인을 대상으로 열린다. 다운힐 외에도 4크로스(4명이 동시 출발해 장애물과 점프대가 설치된 전용 경기장을 먼저 내려오는 경주)가 펼쳐지는데, 이를 위해 슬로프 마지막 구간에 4크로스용 더트점프 슬로프도 만들 계획이다.

이번 대회는 수도권과 가깝고 고속도로로 접근도 용이해 많은 다운힐러와 프리라이더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프리라이더들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4크로스 경기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절로 환호가 터지게 하는 장르이므로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관전하는 것도 좋은 나들이가 될 것이다.

지산리조트 바이크파크는 토요일(오후 12시~4시)과 일요일(오전 11시~오후 3시) 개장하며, 하루 이용권에 20,000원을 받는다. 또한 20명이상이 단체예약하면 평일에도 리프트 이용이 가능하다.

가는 길

대중교통과 셔틀버스도 있지만 MTB 라이더들은 자전거를 가지고 가야하므로 승용차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경부고속도로 신갈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25km 정도 달려 덕평 나들목으로 나온 후 좌회전하여 4km 정도 더 진행하면 도착한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엔 호법 분기점에서 수원 방면으로 나오면 바로 덕평 나들목을 만난다.
주차장은 자동차 1,000여 대를 세울 수 있어 넉넉한 편이며, 매점 등의 편의시설이 있고, 콘도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용어풀이

뱅크(bank)
자전거가 코너링을 하면 원심력에 의해 코너 밖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을 겪는데, 고속으로 다운힐하며 코너링하다 보면 전복될 위험이 따른다. 뱅크는 코너링 시 자전거가 길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는 경사면으로 라이더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산비탈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추락위험이 있는 코너나 뱅크 지형 자체를 즐기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스키니(skinny)
험한 지형에 자전거가 지날 수 있도록 만든 목조다리의 일종. 스릴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좁고 높게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형용사로서 ‘앙상한’, ‘피골이 상접한’과 같은 표현이지만, 명사로는 확실한 사실이나 정보를 뜻한다. 따라서 숲속에 나무다리로 확실한 길을 냈다는 뜻과 그 모양이 좁고 앙상해 복합적인 이유로 이런 이름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 글·사진 신용윤 월간 자전거생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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