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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특집 | 아침가리계곡 가이드] 절벽으로 고립된 구절양장 비경 계곡

월간산
  • 입력 2017.07.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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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터~아침가리계곡~조경동교 7km 왕복 트레킹

맑고 투명한 아침가리계곡의 물빛.
맑고 투명한 아침가리계곡의 물빛.
아침가리계곡은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숨어 있는 오지의 골짜기다. 이곳이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며 접근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에 생긴 인제나들목에서 현리를 거쳐 아침가리계곡 입구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17k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차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생긴 것이다. 이제 예전보다 훨씬 쉽게 아침가리계곡의 비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약 20km 길이의 아침가리계곡은 구룡덕봉, 응복산, 가칠봉, 갈전곡봉 등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1970년대 초반, 이 계곡에 서쪽 방동리에서 넘어 오는 길이 뚫렸다. 방태천에서 방동리를 겨처 방동약수터로 이어진 찻길이 산을 넘어 아침가리계곡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길은 현재 거의 중간까지 포장되어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침가리계곡의 하류는 길이 없는 원시의 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덕분에 이 골짜기의 핵심 비경지대가 고스란히 원형을 간직하게 되었다.

1.잔잔한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고 있는 트레커들. 2. 길을 벗어나 물을 따라 걷는 재미가 남다른 곳이다. 
3.계곡의 물살이 잔잔해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1.잔잔한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고 있는 트레커들. 2. 길을 벗어나 물을 따라 걷는 재미가 남다른 곳이다. 3.계곡의 물살이 잔잔해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아침가리라는 이름은 아침나절이면 밭갈이가 모두 끝날 정도로 농사지을 땅이 작다는 뜻을 담은 지명이다. 이를 한자로 써서 아침 조朝, 밭갈 경耕 자를 사용한 조경동이 됐다. 조경동은 <정감록>에서 언급한 피장처 20곳 가운데 하나로, 인근의 결가리, 적가리, 연가리와 함께 4가리라 불린다. 전쟁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외진 골짜기라는 의미다.

한때 아침가리 계곡 안에는 수백 명의 화전민이 살았다. 대부분 <정감록>을 믿고 모여든 평안도나 함경도 사람들이었는데,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이후 모두 소개疏開되고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됐다. 상류에 민가가 사라져 아침가리계곡은 맑고 청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침가리계곡은 골짜기 양쪽으로 산길이 비교적 잘 나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물을 따라 걷는 이들이 많다. 가벼운 차림으로 시원한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계곡은 폭이 넓은 편이라 분위기가 밝다. 잠시 폭이 좁아지며 깊은 소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 구간이다. 물길의 경사가 완만해 폭우가 쏟아지고 물이 빠지면 허벅지 이상 들어가는 깊은 곳이 드물다.

아침가리계곡으로 가려면 인제군 방동리 갈터마을에서 방태천 건너편에 보이는 깊은 계곡으로 진입한다. 갈터마을에서 현리 쪽으로 진행하다 첫 번째 건너게 되는 진동2교 너머 왼쪽에 보이는 농수로를 따라 들어가도 된다.

1.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쌓아 둔 작은 돌탑.
2. 투명한 계곡물이 인상적인 아침가리계곡.  
3. 청정계곡의 맑은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1.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쌓아 둔 작은 돌탑. 2. 투명한 계곡물이 인상적인 아침가리계곡. 3. 청정계곡의 맑은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아침가리계곡의 물굽이는 구절양장이라는 표현이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심하게 휘어진 물줄기가 연달아 나타나고 굽이치는 곳마다 자갈밭이나 모래톱이 형성돼 있다. 계곡물이 맑고 깨끗해 깊은 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인다. 중간에 나타나는 암반도 형태가 다양하고 화려해서 눈이 즐겁다.

방태천 합수지점인 아침가리계곡 최하류에서 상류의 비포장길과 만나는 조경동교까지는 약 7km 거리. 인공구조물을 전혀 볼 수 없는 환상적인 계곡 구간의 연속이다. 계곡 속에서 온몸에 물을 적시며 트레킹을 즐기다 보면 한여름 무더위도 깨끗이 잊을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외진 곳이라 계곡 깊은 곳에서는 휴대전화가 안 터진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는 곳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방태천과 가까운 하류 지역에서는 전화 통화가 비교적 원활하다.

아침가리계곡 입구에서 4km 정도 상류로 올라가면 뚝발소가 있다. 계곡을 막은 바위절벽 아래 섬뜩한 검은 물빛의 웅덩이가 내려다보인다. 이후 계곡은 펑퍼짐하게 넓어지다가 완전히 하늘이 보이는 평지가 나타난다. 이곳의 다리에서 고개를 넘어 온 찻길을 만난다. 다리 오른쪽에 매점이 있고, 왼쪽 산자락에는 민가도 한 채 보인다.

이 지점이 실질적인 아침가리계곡의 비경이 끝나는 곳이다. 보통 여기서 발길을 되돌려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아니면 고개 넘어 방동약수터 쪽으로 돌아간다. 양쪽 코스 모두 소요시간은 비슷하다. 도로를 따라 계곡 상류로 오르면 좀더 긴 계곡 탐승이 가능하다.

아침가리계곡의 방동약수에서 조경동교를 거쳐 명지거리약수~구룡덕봉 삼거리~월둔교 구간의 비포장길은 백두대간트레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은 인터넷 사전예약(www.komount.kr)을 통해 1일 100명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 계곡 상류로 가거나 방동약수로 넘어가려면 백두대간트레일 안내센터(033-461-4453)에 문의해야 한다. 하산할 때는 예약이 필수인 백두대간트레일보다 아침가리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 속 편한 선택이다.

교통

자가용 차량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나들목을 이용해 내린천으로 내려선다. 이후 내린천로를 따라 북쪽으로 6.5km 가면 나오는 ‘진방삼거리’에서 방동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계속 ‘조침령로’를 따라 10.5km 가면 아침가리계곡 건너편의 갈터에 닿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일단 인제군 현리까지 가서 진동리행 버스를 탄다.
서울→현리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 직행버스 운행. 3시간50분 소요.
현리→진동리  시외버스정류장(033-461-5364)에서 오전 7시부터 1시간30분 간격으로 방동약수 입구 경유 갈터까지 군내버스 운행.

숙박(지역번호 033)

방태산 자연휴양림(463-8590)의 산림휴양관을 이용할 수 있으나 휴가철에는 추첨으로 이용객을 선정한다. 휴양림의 산막 이용은 어렵기 때문에 피서철에는 야영장에서 캠핑을 해도 좋다. 이 역시 선착순이다.
휴양림 인근의 민박집이 산재해 있다. 진동리 버스종점인 갈터마을 일대에도 펜션과 민박집이 여럿 있다. 갈터 종점의 갈터쉼터(463-5082)에서도 민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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