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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수도권 1호선 연장 연천역 관광팁] 시티투어버스로 연천 명소 골라간다

서현우
  • 입력 2024.03.15 07:30
  • 수정 2024.03.25 10:16
  • 사진(제공) : 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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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호선이 연천역까지 연장된 건 도보여행가라면 솔깃할 만한 소식이다. 하지만 내심 걱정도 들기 마련이다. 막상 연천역에 내려도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진 시골은 대중교통의 배차간격이 무척 길고 택시도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걱정을 해소해 주는 관광 아이템을 연천군이 개발했다. 시티투어버스다. 연천역에서 가까운 유명 관광지들을 알차게 엮었다. 역에서 출발해 재인폭포, 전곡시장, 선사박물관, 전곡리유적을 거쳐 되돌아온다.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총 7회(마지막 버스는 6회차 탑승객 귀가용으로 연천역 탑승불가) 운행한다.

이용 요금은 성인 5,000원. 연천군민·경로·유공자·군인·6세 이상 미성년자는 3,000원. 연천역 관광안내소에서 파는 팔찌 이용권을 차면 당일 어느 시간대든 탑승 가능하다. 오전 10시에 연천역에서 타서 재인폭포에 내린 뒤 12시 20분에 재인폭포에 도착하는 3회차 버스를 타고 전곡리유적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움직여도 된다. 더 머물고 싶으면 더 머물고, 안 보고 싶은 건 넘어가도 되는 것.

지난 2월 1일 시티투어버스가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한 날 연천역을 찾았다. 김신영 문화해설사와 함께 연천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연천역 급수탑

지하철은 대개 매시 30분 전후에 연천역에 도착한다. 매시 정각에 떠나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기에는 시간이 조금 남는다. 이 시간을 알차게 연천역 바로 앞에 솟은 급수탑을 보는 데 쓰자.

“이 급수탑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경원선을 오가는 증기기관차들에게 물을 공급하려는 목적으로 1914년 세워졌어요. 높이는 약 23m입니다. 원래 연천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으로 초토화됐는데 이 급수탑은 용케 살아남았어요. 지금도 탑 가까이 가면 전쟁 때 난 총탄자국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예전에 연천여행을 온 사람들이라면 이 급수탑을 담쟁이덩굴로 완전히 뒤덮인 모습으로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군에서 나서서 이를 몽땅 제거했다. 덩굴이 휘감은 모습이 낭만적이긴 했지만 현대사의 흔적인 총탄은 물론 탑 본연의 모습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곡시장

군청이 있는 연천읍보다 전곡읍이 더 크다. 군 전체 인구의 약 40%가 전곡에 산다. 편의시설, 유흥시설도 거의 전곡에 밀집해 있다. 그래서 전통시장도 연천시장보다 전곡시장이 좀 더 활성화돼 있다.

전곡시장에는 70여 개의 노점이 몰려 있다. 매월 4일과 9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1963년부터 열린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장터로 각종 옷과 반찬, 나물,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으며 오래된 맛집도 많다. 


재인폭포

재인폭포는 연천의 마스코트 같은 명소다. 지장산에서 내려오는 한탄강의 지류가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을 따라 18m 높이의 폭포를 이뤘다.

“현재 재인폭포는 ‘사라지고 있는’ 중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침식이 거듭되면서 원래 폭포가 있던 곳에서부터 380m 뒤로 밀려난 게 지금 위치입니다. 언젠가는 기반암인 현무암이 다 없어지는 지점까지 밀리면서 폭포가 사라질 겁니다. 그 지점에 바로 선녀탕이 있어요. 그땐 선녀탕이 재인폭포라고 불리겠죠. 그러니 사라지기 전에 미리미리 와서 보셔야 됩니다. 물론 수백만 년은 걸릴 일이지만요.”

2020년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에 걸맞은 관광 환경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추가로 조성했다. 출렁다리, 포토존, 전망대, 공원 걷기길 등이다.

“재인폭포에는 재인이란 사람에 얽힌 전설이 있어요. 요약하면 재주 많은 사람(재인)의 아름다운 부인을 탐낸 이들이 재인에게 이 폭포에서 외줄타기를 시키곤 줄 가운데에 이르자 줄을 끊어 죽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 여기서 줄타기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올 가을 9월쯤에요!”


선사박물관&전곡리유적

시티투어버스는 선사박물관과 전곡리유적에 각각 정차하는데 이들은 한 장소에 있다. 그래서 선사박물관에서 내린 후 관람하며 전곡리 유적지 북측 입구로 나오는 것이 합리적이다. 

“왜 연천에 선사시대 유적지가 있는지 의아할 수도 있어요. 그 이유는 1978년에 이곳에서 약 30만 년 전의 한반도 최초 인류, 전곡리안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굴돼 학계를 뒤집어놨죠.”

이 주먹도끼는 한쪽 날만 가공한 것이 아니라 양날을 가공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서양에서만 발견됐기에 역시 문명적으로 동양보다 서양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파다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양 최초로 전곡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이를 보기 좋게 논파했다.

“박물관 2층으로 올라왔을 때 가장 먼저 5개의 뗀석기가 전시된 걸 볼 수 있는데요.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하나만 진품이고 나머지 4개는 가짜입니다. 상설전시실에선 인류의 진화 과정을, 특별전시실에선 육식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죠. 어린이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어요.”

주변 일대가 모두 전곡리유적지다. 곳곳에서 유물이 발굴됐다. 10년 동안 8,000여 점이다. 이들은 국내 곳곳의 박물관으로 보내져 전시 중이다. 실제 발굴현장을 보존한 토층전시관도 볼거리다. 

“구석기체험숲, 발굴피트전시관, 선사체험마을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어요. 유명한 건 매년 가을에 열리는 구석기축제입니다. 구석기 의상을 대여해 입고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노는 축제죠.” 


내돈내산 연천역 현지인 맛집

소문난 닭 한마리 칼국수

모든 메뉴에 닭, 닭, 닭. 닭요리에 진심인 식당이다. 닭 육수는 칼칼하면서 시원하다. 풍부한 닭고기는 물론 탱탱하고 쫀득한 면발도 일품이다.  양념장을 추가하면 순한 맛부터 얼큰한 맛까지 전부 즐길 수 있다. 서울에선 접하기 어려운 착한 가격도 만족스럽다. 

메뉴 닭칼국수(순한 맛, 얼큰한 맛), 닭곰탕, 닭개장 8,000원. 닭한마리 大 4만 원, 中 3만 원.  닭날개구이 1만5,000원.  

주소 경기 연천군 연천읍 연천로260번길 21

문의 031-834-3355.


참마루맛감자탕 연천점

직접 담근 푹 익은 묵은지 아래 분명 中자를 주문했는데 3명이 한껏 배부를 정도로 많은 양의 살코기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고기는 특유의 냄새도 없고 부드러워 손을 쓰지 않아도 쉽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일반 감자탕집과 다르게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아이들을 위한 돈가스 메뉴도 있다. 

메뉴 묵은지감자탕, 부대감자탕 大 4만5,000원 中 4만 원 小 3만5,000원.  뼈해장국 1만 원. 부대해장국 1만 원. 순대국 1만 원. 

주소 경기 연천군 연천읍 연천로 267

문의 0507-1487-5054.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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