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산악연맹 회원으로 구성된 충남원정대는 지난 6월 26일부터 35일간 파키스탄 카라코룸 히말라야의 칸주트 사르 2봉(6,831m)과 미답봉(6,305m) 등정에 나섰다. 원정대에 따르면 6,200m 지점까지 진출했으나 악천후로 더 이상 등반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남 지역 산악인들이 지역 최초로 2개봉 동시 등정 및 미답봉 개척 등반을 시도한 점, 지역에서 맥이 끊겼던 고산등반을 20여 년 만에 시도한 점을 고려하면 의의가 있던 원정이라는 평가다. _ 편집자 주.1년 5개월의 훈련, 35일간의 원정. 호된 신고식이
휘트니산Mount Whitney(4,421m)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 최고봉으로 시에라네바다산맥 남부에 있는 산이다. 1864년 이곳을 처음으로 측량 조사한 지질학자 J. D. 휘트니의 이름을 땄다. 북면은 만년설로 덮여 있는 빙하지형으로 산세가 무척 험하다. 많은 등산객들이 휘트니산을 올라가고 싶어하지만 입산을 위한 필수조건인 퍼밋을 받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당일 퍼밋Day Permit은 추첨을 하는 야영 퍼밋Overnight Permit보다 조금 수월하긴 하지만 최소 등반거리가 22km, 해발높이가 4,421
미바튼Myvaton호수는 면적이 약 3㎢로 상당히 넓다. 미바튼을 중심으로 주변에 온천, 폭포, 미바튼호수와 기암괴석, 화산 하이킹, 용암지대, 얼음동굴, 고래 구경 등을 할 수 있는 관광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미바튼호수에 있는 구멍 뚫린 기암괴석을 보러 간다. 땅 위로 솟아 굳어버린 용암들이 여기저기 서있다. 사람처럼 우리를 바라보는 용암과 구멍 뚫린 암컷 용암바위와 수컷 용암바위 등 용암의 전시장이다. 용암지대를 지나자 호수와 조그마한 초지가 보였다. 초지 주변엔 돌담이 쌓여 있는데, 제주도 돌담을 보는 것 같다. 늠름하게 호수
수년 전 일본에 사는 지인이 사진 한 장을 보냈다. 이끼가 가득한 초록 계곡은 신비의 숲이었다. 그곳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의 배경지이자 수령이 무려 7,200년인 삼나무 조몬스기繩文杉가 살고 있는 야쿠시마屋久島. 일본 최남단 남규슈 가고시마에서도 60km나 떨어진 곳이다. 그때부터 야쿠시마를 향한 그리움을 품었다.혼슈, 히로시마, 규슈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야쿠시마는 규슈의 최남단인 가고시마에서도 배나 항공기를 이용해서 가야만 하는 섬이라 선뜻 결정을 못 했다. 그러나 일본여행 중 만나는
미국 서부의 유타주州는 5개 국립공원을 아우르고 있다. 브라이스와 아치스 공원은 섬세한 조각품을 진열해 놓은 것처럼 여성적이다. 자이언캐니언, 캐피톨 리프, 그리고 지금 가고 있는 캐니언랜드국립공원은 거친 야생의 남성상이다. 거침없는 시공간에 군더더기 없는 장엄한 자연경관을 보여 주는 곳. 놀라운 자연의 속살을 보여 주는 5곳의 국립공원을 5총사, ‘더 마이티 파이브The Mighty 5’라고 부른다. 이제 일주일이라는 짧은 그랜드서클 탐방도 끝나간다. 마지막 캐니언랜드로 가기 위해 우리는 풍경도로로 지정된 UT-128번 도로를 달
원래 계획대로라면 새벽 5시에 출발했어야 했지만 거리가 짧아진 일정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전날 못 잔 잠을 어느 정도 보충했다. 아침을 먹고 준비를 마치니 오전 9시였다. 이날은 스키에 부츠까지 가방에 결속하고 트레일 러닝화를 신고 출발했다. 마을(1,642m)에서 시작하는 이 트레일이 눈을 만날 때까지 얼마나 긴 하이킹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스키와 부츠의 무게가 추가되어 어깨는 조금 더 무거울지라도 플라스틱 부츠에서 벗어난 발걸음은 가볍고 상쾌했다. 이 길 끝에 위치한 해발 3,645m의 쿨와르 플라토까지 표고차 2,000m를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초카이산鳥海山(2,236m)은 일본 중북부지역 서해안, 야마가타현과 아키타현 경계에 솟아 있다. 일본의 국립공원 바로 아래 단계인 국정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도호쿠 지방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초카이산은 야마가타현과 아키타현을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산악신앙이 발달했던 야마가타 지역 사람들은 초카이산을 신으로 숭배했다. 매년 초카이산을 찾아 풍년과 행운을 빌었고, 봄철 눈이 녹은 초카이산의 사면을 보고 파종할 시기를 점쳤다고도 한다. 초카이산은 후지산과 닮은 외관 때문에 데와후지出羽富士라는 별
교통국제선 아시아나항공 주 3회 운항인천 → 센다이화·금·일 9시 40분 출발, 11시 50분 도착센다이 → 인천화·금·일 12시 50분 출발, 15시 30분 도착일본 내 교통 초카이산 산행은 센다이공항에서 시작한다. 센다이 시내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해 초카이산 아래 있는 야마가타현 JR후쿠우라역吹浦駅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곳에서 인기 있는 등산로인 호코다테까지는 택시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초카이 온천 유라리에서 운영하는 송영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맛집토비시마とびしま 사카타항酒田港 옆 수산 시장 2
길을 잃고 싶었다. 조난당해 덜덜 떨며 밤새워도 여기선 행복할 것 같았다. 감당할 수 없이 감미로운 풍경의 연속에 압사당해, 내가 한없이 희미해져 산 앞에서 가루가 되도록 겸손해지는 체험. 나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투명한 무언가가 되는 것만 같았다. 휘르스트 산장(2,168m)에서 키 190cm쯤 되는 거구의 백인을 만났다. 프레디 그로니클라우스Freddy Grossniklaus, 명함에는 국제 산악가이드협회UIAGM 공인 가이드라 적혀 있었다. 체격으로 보나, 아이거 북벽을 두 번 오른 경력으로 보나 프로산꾼 분위기가
부스알프bussalp 하이킹은 우리나라 당일 산행급이면서도 알프스의 수려함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코스다. 알프스 산길을 마음껏 걷고 싶으면서도, 안전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융프라우 하이킹 팸플릿과 현지 안내판에 3번으로 표시된 휘르스트~부스알프 코스다. 엄밀히 따지면 9번(휘르스트~바흐알프 호수)과 10번 코스가 섞였다. 총 14km이며 6시간 정도 걸린다. 거리와 소요 시간에서 알 수 있듯 걷기길처럼 쉽지는 않다. 둘레길이라 생각하면 무척 어렵고, 지리산이나 설악산 산행이라 생각하면 쉽게 마칠 수 있다. 채비도 그에 맞
아치스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 들머리 도시 모압시市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온통 붉은 땅이었다. 산도 붉고 바위도 붉었다. 사람도 붉을까? 홍인종이라고도 불렸던 원주민 인디언들. 햇볕에 그을린 그들 얼굴도 내 눈엔 역시 붉게 보였다. 원주민 인디언 말로 ‘산에 사는 사람들’이란 뜻을 지닌 유테Ute가 유타Utah주가 되었다. 유타주에는 보석 같은 5개의 국립공원과 43개의 주립공원이 있다. 국립공원은 모두 콜로라도 고원 지대에 속하는데 나는 이 붉은 땅 유타의 국립공원을 좋아한다. 미국에서는 일개 주州지
‘100여 m를 추락했다고? 그 사람 살았을까? 어떻게 구조됐을까?’ 뒤 팀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3일차 구간을 거의 끝마친 참이었다. 발소레이산장Cabane de Valsorey(3,030m)에서 출발, 그랑 콩뱅Grand Combin의 어깨를 지나 샹리옹산장Cabane de Chanrion(2,462m)까지 가는 이날 루트에서 초반에 올라가야 할 가파른 설사면이 가장 위험한 구간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부츠 크램폰을 착용하고 오르지만 우리는 전날 내린 신설 덕분에 스키닝(스키 베이스에 스킨을 붙여서 오르는 스키등반 방법)
지난 2010년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화산 폭발로 일주일 넘게 유럽 하늘길이 막혔다. 화산이 폭발하면 연기와 함께 재가 분출되는데, 재 안에는 미세한 암석조각·유리·모래 등이 포함돼 있어 비행기의 제트엔진에 들어가 연료 및 냉각시스템을 마비시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유럽 하늘길을 마비시켰던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화산이 주목받은 이유는 용암이 빙하 밑에서 폭발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1,000°C 이상의 용암과 빙하가 만나면 급속히 식으면서 폭발해 화산재로 분출된다. 이런 형태의 폭발을 ‘수성화산폭발’이
일본의 세토내해에는 1,000여 개의 섬이 보석처럼 떠있다. 이 섬들과 섬을 잇는 다리와 해안도로를 이용한 바닷길은 대부분 자전거 라이딩이 가능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코스는 토비시마 카이도Tobishima Kaido와 시마나미 카이도Shimanami Kaido 사이클링 코스이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시마나미 카이도는 자동차전용도로에 자전거도로를 병설한 발상도 신박하지만 자전거를 위한 배려심과 아름다운 경관은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자전거 코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일본의 세토내해는 일년 내내 날씨가
1월 17일 계곡에선 살 에는 바람이 불고피곤이 누적되어 일찍 잠을 잤다. 밤 12시쯤 잠에서 깨 뒤척이며 밤을 지샌다. 이곳 캠프는 바람소리도 없이 편안하고 조용하다. 텐트에는 호흡을 하며 생긴 수분이 얼어붙어 차가운 성애가 있다. 침낭에도 수분이 많이 배어 눅눅하다. 새벽에 뷰포인트로 이동하는데 개 두 마리가 따라 붙었다. 뷰포인트에는 계곡에서 올라오는 영하의 찬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온다. 장갑을 벗고 차가운 카메라를 맨손가락으로 조작하기가 쉽지 않다. 컴컴해서 조작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데 손이 시려서 한참 녹이기를 반복한다
“350년 전 울란바토르는 몽골인에게 최적의 생활 터전이었다. 둘러싼 산들이 강한 바람을 막아주고, 5대 탄광이 있으며, 방어하기 좋았었다. 하지만, 인구가 증가하며 자동차가 많아지고 화력발전소가 생겨나면서, 지독한 매연에 시달리고 있다. 둘러싼 산들로 인해 매연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 한겨울에는 도시 전체가 뿌연 먼지로 뒤덮여 공해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서울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원 114명과 몽골을 찾았다. 현지 가이드가 속성으로 알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버스로 이동했다.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몽골 전체 인구 344만여 명 중 절반이
꿈에 천 길 낭떠러지 능선을 걸었다. 수백m 절벽을 외줄타기 하듯 걷는데, 겁이 나지 않았다. 한 발 디딜 틈만 있는 면도날 능선이었으나 친절한 백인 남자와 여자가 도와주었다. 여기만 지나면 정상인데, 잠에서 깼다. 길몽인지 흉몽인지는 현실에서 확인해야 했다. 아직 02시 44분. 시차 적응과 컨디션 회복을 위해 눈을 감았다. 묀히요흐 산장(3,657m)의 이불은 푹신했으나, 시차 적응이 덜 되어서인지, 열차로 빠르게 고도를 높여서인지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한국인이 묀히를 등반한 정보는 없었다. 몇 달 전부터 영어로 된 등반
최고의 환경에서 최적의 등반을 할 수 있다. 4,000m대 고산등반을 체험할 수 있는 여건이 세계에서 가장 편리한 곳이다. 특히 2020년 개통한 최신 ‘아이거 익스프레스’ 고속 곤돌라를 타면, 해발 1,400m를 40초 만에 오를 수 있다. 알피니즘이 시작된 도전의 벽, 아이거 북벽을 아이맥스 영화를 보듯 하늘에서 감상하며 오를 수 있다.유럽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기차역 융프라우요흐역(3,454m)에서 제설차가 닦아놓은 눈길을 따라 1.7km 1시간을 걸으면 묀히요흐산장(3,657m)에 닿는다. 고소 적응과 스위스 산장 체험으로
1월 12일카트만두엔 한국어 학원 성황포레스트 캠프에서 빈둥대는 떠돌이 개 두 마리가 새벽부터 짖어댄다. 야생동물을 경계하면서 제 딴엔 경비를 서고 있다. 녀석들의 과도한 경비에 잠을 설쳤다. 나중에는 수탉까지 합세해 잠을 확실하게 깨운다.아침을 먹고 정글을 내려간다. 이제 기력을 회복한 스태프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란드룩(1,565m) 가까이에 흐르는 이름 모를 계곡이 보인다.건기인데도 물이 많다. 식수와 생활용수, 목축과 농업에 충분히 사용하고도 남을 만큼 풍부한 수량이다. 이런 계곡물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란드룩은 축